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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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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06
    [데모] 맨발 / 회기동 단편선
    단편선
  2. 2006/10/06
    우리 생활의 중심은 어디에 있나요? <SK telecom> / 박종윤
    단편선

[데모] 맨발 / 회기동 단편선

 

 

piano, organ, guitar, vocal, programming, recording by 박종윤

mixing by 허민

recording at 朴귤

mixing at 찜통

 

06 8 29 ~ 06 8 31

 

오늘도 방구석에 빌빌대다가 무작정 맨 몸으로 나섰네

빼꼼히 문을 열고 한 두 발자국 대문 밖의 공기는 축축해

츄리닝 바지 속에 손을 넣어보니 손 끝에 걸리는 건 삼천원

가장 잽싸게 오는 버스를 타야지 괜시리 빙빙도는 생각들

 

자판기 커피를 마실까

동전 두개면 충분해

오락실에 들어갈까

동전 한개면 충분해

 

집으로 오는 길에 만난 사람들 길가에 누워자는 사람들

어쩌면 몇년 후에 나도 저렇게 길가에 누워잘까 불안해

 

오늘도 습한 도시의 날들

오늘도 습한 도시의 나날들

오늘도 습한 도시의 날들

오늘도 습한 도시의 나날들

 

http://cyworld.com/hoegidong

http://blog.naver.com/danpyun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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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의 중심은 어디에 있나요? <SK telecom> / 박종윤

우리 생활의 중심은 어디에 있나요?


교양 과목인 ‘현대 사회와 광고’ 혹은 전공으로 있는 광고 수업등을 듣다보면 교수님들이 수업 첫머리에 늘 반복하시는 어구가 있는데, 바로 ‘현대 사회에서 살아감에 있어 광고는 사람과 땔래야 땔 수 없는 존재’라는 말이다. 한번은 2호선 신촌 지하철 역에서 괜히 시간을 죽이며 역사를 주욱 돌아다 본 적이 있다. 신촌역에 도대체 몇 개의 광고가 존재하는 지 세어보려고 했는데 결국은 포기해버렸다. 이미 시작부터 소주독에 빠져있던 바, 잘 될 리가 없었다. 가뜩이나 복잡한 신촌 역사에 막차 시간 다 되어 분주히 제 갈길 가는 사람들, 그 많은 사람들 수만큼이나 많을 것만 같던 광고의 개수를 세기란 어지간한 근성으로는 불가능했다. 그 와중에 문득 떠오른 교수님들의 클리세한 경구에 동감을 표하지 않기란 더욱 쉽지 않은 노릇이었다.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에 들어서면서 인간은 차고 넘치는 현란한 이미지, 사운드, 그리고 엄청난 정보량에 기죽게 되었는데, 그 때문일까, 인간은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게 되었다. 광고라고 예외는 없다. 수도 없이 많은 광고 중에서 우리의 머릿 속에 남아있는 것은 불과 세 네개? 사실은 그만큼도 못할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장안에 화제가 되는’ 광고는 마케팅의 효과 역시 만만치 않겠지만 우리 일반 서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활력소가 된다는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면 2006년, ‘장안의 화제가 되는’ 마케팅은 무엇이었을까? 한국광고단체연합회에서 뽑는 2006 대한민국광고대상에 광고 대행사 TBWA 코리아가 제작한 가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며칠 전 들은 바 있다. 많은 독자 분들이 ‘아하~!’ 하며 무릎을 칠 듯 한데, ‘생활의 중심에 항상 SK 텔레콤이 있다‘라는 짧고 간결한 아이디어에서 좁은 가능성이 아닌, 수만가지 상황에 대입시켜 기존의 광고보다 훨씬 열려있는 스타일로 시리즈를 구성한 것이 높은 점수를 얻었던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의 진정한 자본주의적 미덕은 ‘생활의 중심’ 이라는 어휘에 있다. 분명 계산된 카피, ‘생활의 중심’에 ‘SK 텔레콤’이 있다는 전제는 곧 소비로서  정체성을 표출하는 현대 한국 사회에 가장 근접해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강력한 헤게모니로서 작용한다. 우리 생활의 중심에 인간이 아닌 'SK 텔레콤‘이 있다는, ’기업‘과 ’마케팅‘이 있다는 그 21세기적 전제는 이제는 담담해질 때도 되었지만, 하지만 가끔은 이내 답답해지기도 한다.

 

누구라도 시간이 난다면, 특히 ‘시간이 금이다’라는 자본주의적 경구에 흡집을 내고 싶은 반항아라면, 한번쯤은 신촌 지하철 역사에서 광고가 몇 개 붙어있는 지 세어보자. 적어도 한번이라도 시도해본다면, 혹시나 정말로 그 많은 광고를 다 세어본다면 분명 그 때는 지금보다 더 바보같은 사람이 되어있을테지만, 더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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