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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동자 '퇴출제'를 저지하라

오세훈 서울시장이 5급이하 공무원의 3%라는 이해할 수 없는 수치를 들이대며 매년 공무원을 퇴출해 나갈 것이라 말한데 이어 이에 질세라 각 지방자치단체 는 물론이고 정부기관, 한국은행 등에서도 '퇴출제' 도입을 고려중이라며 반색을 표시하고 있다. 사실 공무원 정리해고의 명분을 찾기위해 고심중이던 정부기관 과 지방자치단체장 들에게 오세훈 시장의 총대메기는 너무나 반가운 일일 것이다.   


서울시의 퇴출제는 직원들도 몰래 추진되면서 공무원들로 하여금 일을 더 잘하도록 하는것이 아니라 3% 라는 기준을 먼저 정해놓고 순전히 자의적이고 비합리적인 기준의 '무능' 을 이유로 자르겠다고 하는 비 상식적인 인사조치다. 또한 5 급 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권력에서 멀고 소외받는 하위직 공무원에게 상시적인 구조조정의 불안감을 불러일으켜 부당한 지시에도 복종할 수밖에 없는 견고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며, 퇴출제로 시작되는 공무원 구조조정은 수많은 공공부문을 민간위탁하여 국민에게 고비용의 질낮은 서비스를 강요할 것이 불보듯하다." ( 전국공무원 노동조합 성명서 : http://www.kgeu.org/news/view.html?page=1&number=31018&npart=A&ntext=&bID=Ncomment )

 

공무원 노동자 퇴출제는 부패하고 복지부동한 공무원들에 대한 제제가 아니다. 만약 정말로 그런 취지라면 서울시장과 같이 고위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적용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이는 힘없는 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의 제도화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정권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정책들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공무원 노동자들을 포함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 모두에게 전가될것이 뻔하다. 

 

아래는 서울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하나다. 바로 이런 식의 '3%' 에 속하는 사람들이 바로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퇴출제' 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방금 전에 팀장이 조용히 불러 따라 갔습니다. 차분하게 들으라고 하며 말씀하시는군요. 본인이 대상으로 선택되었다고요. 선택은 과장님이 하였고 사유는 이렇다는군요. 과장님 왈, 여러 팀장들이 제시한 ㅇㅇ는 일은 많이 하지 않지만 우리과에 근무한 지 가장 오래되었고, 근평을 한 번만 더 받으면 진급할 사람이라 안되고, ㅇㅇ는 감시단에 빠지면 다시 나오기 힘들어 안 되고, 본인은 과에 온지 얼마(6개월)안 되고 나이도 젊고 능력이 있으니 다른 곳에서 데려갈 수 있어 충분히 살 수 있다. 그래서 과장이 팀장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본인을 선택하였다고 합니다. 아~ 내가 선택되다니. 이곳에 와서 낯선 업무에 힘들게 적응하며 열심히 일을 하였는데. 과장과 다른 소수직렬의 서러움이 밀려옵니다....흐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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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불 36 호 (기사 입력일 : 2007년 03월 20일)

 

공무원 노동자 '퇴출제'를 저지하라


서울시청이 3월 15일 퇴출 대상 공무원 명단을 확정했다. ‘근무태도 불성실자’와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공무원’이라는 명분으로 공무원 노동자를 해고하려는 것이다.

 

퇴출자 명단은 이렇다 할 기준도 없이 자의적으로 작성됐다. 무조건 몇 명씩 퇴출자를 선정하라는 지시가 내려가자, 과장이 자기한테 밉보인 직원 위주로 명단을 작성하는가 하면 심지어 전체 직원들을 모아놓고 투표로 대상자를 뽑는 살풍경도 벌어졌다.

 

공무원 퇴출제는 서울시청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지자체가 시도하고 있다.

구로구청은 ‘삼진아웃제’, 마포구에서는 ‘공직 적응력 향상 프로젝트’, 전주시는 ‘무능·태만 공무원 퇴출제’, 성남시는 ‘직무 수행 능력 향상제’라는 이름으로 추진중이다. 그밖에도 제주도, 전남 고흥, 인천, 대전, 강원, 충남, 경남, 마산 등 확인된 곳만도 수십 곳에 달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하위 기능직 공무원과 나이든 공무원을 우선 대상으로 삼고, 공무원들을 이간질하고 있다.


이간질


이와 유사한 KT(옛 한국통신)의 구조조정 사례는 의미심장하다. 한국통신은 공무원 퇴출제와 유사한 ‘자기 개발 프로그램’으로 맨 먼저 민주파 노조 활동가들을 공격하고, 계약직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다. 그 다음 정규직 노동자 1만여 명을 해고했다.

 

현재 강북구청도 “명령에 불복종하고 상시적으로 직원들을 선동하는 자”를 퇴출 대상으로 지목하는 등 공무원노조 활동가들을 겨냥하고 있다. 활동가들 다음은 전체 공무원들로 그 대상이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 노동자들은 정부의 이간질에 속지 말고, 퇴출제를 초기에 무력화하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한편, 최근 구조조정 관련 투쟁 사례는 특별법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투쟁하는 것이 대안임을 보여 준다. 특별법 거부 입장으로 투쟁한 공무원노조 마포구지부의 경우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적극 나서서 초기에 공무원 퇴출제 시행을 막아냈다.

반면, 화순군에서는 특별법을 받아들이고 합법 노조 설립을 주도한 간부들이 대부분 구조조정으로 희생됐다.

따라서 구조조정에 제대로 맞서기 위해서라도 특별법을 거부하며 투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공노총 소속 서울시청노조도 퇴출제에 맞서 촛불집회를 연 상황에서 전국공무원노조 지도부는 더 적극적으로 구조조정 저지에 나서야 한다. 물론 지금은 특별법에 대한 입장을 떠나서 구조조정에 맞선 단결 투쟁이 필요하다. 그 점에서 전국공무원노조 지도부의 공동 투쟁 제안을 공노총 지도부가 거절하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공무원 퇴출제는 단지 공무원 노동자의 문제만이 아니다. 공무원 인원 감축은 공직 사회의 줄서기와 관료화를 부추길 것이고 공공서비스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소방관 퇴출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IMF 때도 그랬듯이, 공무원 노동자의 임금·고용에 대한 공격은 다른 부문과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고용에 대한 공격의 신호탄 구실을 할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 퇴출제에 맞서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전국적인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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