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곡 선생이 야마기시즘이었구나..

자꾸 주변에서 이남곡 선생 이야기를 하고, 연찬을 하는 걸 보며 못마땅하게 여겨왔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인지 찾아볼 생각도 안해봤고.

야마기시는 한동안 관심 가지던 공동체였는데, 지금은 그런 공동체운동 일반에 대해 거리를 두게 됐다.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새로 만드는 게 가능할 것인가, 마르크스가 그것을 얘기했던 것일까.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발본적인 부정이 가장 혁명적인 거라고 여겼을 때, 그런 공동체 운동이 길이라고 생각했었다.  '자인공'의 옛날 글을 읽으니 여타 학생운동 정파를 개량적이라고 비판하며, 운동은 가장 발본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진경을 후하게 평가했고, 이후 해소 과정에서 보여줬던 자세도 이미 노정되어 있었던 일이었다.(최소한 사후 평가는 할 수 있도록, 일관적인 것도 나쁘진 않다..) 

실제 자본주의를 '붕괴', '파멸'시키는 데에는 모든 노동력을 소멸시키는 것 만한 방법이 없으니. 그래서 노동거부와 함께 집단자살도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 되리라 생각했다. 현재 발딛고 있는 세계를 붕괴시키는 것과 그 세계에 기초하지 않고 다른 세계를 만드는 것은 한 몸이다. 이게 마르크스가 언제나 격하게 거리를 두었던 아나키즘이라는 데 동의하며, 자기반성 하고 있다. 레닌의 말처럼, 기회주의자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마르크스의 이상은 프루동, 바쿠닌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에 대한 철학이 달랐고, 그것은 오래되고 반복적인 대결인 관념론과 유물론 사이의 투쟁이며, 이론에서의 계급투쟁이다.

하지만... 난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내가 지금 바라보는 길은 맞는 길일까? 내가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일까?

 

꿈 속에 누군가 물었다.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가 있지?

난, 누구나 그 상황 속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를 했는데, 대다수가 그렇게 답했다고.

그 말을 하면서 너무 슬퍼 흐느꼈던 것 같다.

 

저항은, 혹 혁명은 비극일 수 밖에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