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MBTI

MBTI를 처음 접했을 때, 참 신기했었다.

이렇게나 근접하게 나에 대해 서술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는 게. 같은 결과값을 가진 이들을 살펴봤을 때 느낀 놀라운 동질감. 그네들이 나에게 느낀 동질감도.

 

난 INTP다.

문항을 살펴볼수록, 관련 내용들을 공부할 수록.

 

/주기능이 내향사고, 꼼작않고 앉아서 우주를 계산한다. 들뢰즈가 말했다던가, 생각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다.

/부기능이 외향직관, INTP들의 직관은 상당해서, 소위 신기로 표현될만큼이다. 융은 1,2차세계대전을 예지했다.

/사고는 직관의 도움을 받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건 직관.

/감정, 감각에 서툴다.

/감정은 사고로 통제되지 않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

 

요즘은, SF를 쓰려고 노력한다.(상황이 쓰게 만든다.) 그래서 쉽게 피로해진다. 보다 구체적으로, 구체적으로, 구체적으로... 다른이의 감정을 살피고, 살피고, 살피고... 내 감정도 인정하고.. 이게 힘들기만 하진 않고... 거기서 얻는 쾌감도 꽤 크다.

I,P는 노력해도 안되는 것 같다. 특히 P. 별로 노력할 의지도 없다.

 

아마, 융도 INTP거나 INTJ였을듯.

융의 직관은 어마어마 했다는데....

2010/02/10 23:56 2010/02/10 23:56

지나간다부모님

가족에 대한 기억을 덜어내기가 쉽지 않다.

 

요 며칠 집에 일찍 들어왔었다. 좀전에 엄마는, 어제 현관문을 열고, 내 신발이 있는 걸 보고서 나를 불렀는데 내 대답이 들리지 않아 너무 아찔했다는 얘기를 건넸다. 얼마전에는 시립도서관에서 책이 연체되었다는 연락을 했었나 보다. 전화 머리에 내 이름을 확인하는데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고도 하셨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면 어떤 말을 꺼내야할지 몰라, 그저 가볍게 웃어보인다. 어떤 위로나, 확신을 주는 말을 건네는 건 오히려 바보같이 느껴진다. 엄마 아빠는 내가 집에서 혼자 자는 것도 무서워 하신다. 나도 그 마음을 알기에, 최대한 그런 걱정은 안끼쳐드리려 노력하지만, 이렇듯 모든 일상이 비일상적인 상황 자체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내 졸업식에 오고 싶어하지 않지만, 정말 싫어서가 아니다. 무엇을 먹으러 갈 때도, 보러 갈 때도, 마음이 편할리 없다. 난 어떤 일이 있어도 부모님보다 하루는 더 살고 죽어야한다고 다짐하는데, 수명의 비약적인 연장을 보면 자신이 없다.

2010/02/10 22:08 2010/02/10 22:08

지나간다정리

정리를 위해 10년 가까이의 자료집과 회의록등을 훑어보고 있다.

마음이 너무 쓰리다.

남아있는 글들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일러주지 않는다.

오히려 억울한 마음이 든다.

그렇게 게으르지 않았는데, 그렇게 못나지도 않았는데-

 

2010/02/09 16:39 2010/02/09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