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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국어선생님이었던 시인인 그 이는
장대비가 내려치는 유월 어느날
황구지천이 내려다보이는 산기슭에 묻히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잘 다듬어놓은
오산비행장이 휜희 보이는 그곳에 누워야 했습니다

서른 다섯에 여섯 살 여덟 살난 아들 둘을 두고서
그 이는 눈이나 감을 수 있었는지
가냘프기 만한 아이엄마를 남기고
그 이는 황천길을 갈 수가 있었는지

사람이라 불리는 사람이 다 사람이 아니듯이
그 이는 살아있는 것이 다 살아 있지 않다고
그 이는 선생님이 다 선생님이 아니라고
힘들어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교단에 대한 믿음이
교육관료들에게 부서져 나뒹굴 때마다
그 이는 술과 다시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얻은 병이 간이 굳어 가는 병이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굳어가는 간이식을 기다리다가
그 이는 먼저간 것입니다
누구나 다 가는 길인데
슬픔만 남기고 먼저 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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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친구

우리가게가 있는 동네엔
외톨이녀석이 둘이 있다
녀석들은 나이 차이가 나서 함께 어울리지도 못한다

어느 식당일을 돕는 녀인네인 한 녀석의 나이는
서른 서넛은 되었을라나 이쁜이라고 한다
이쁜이는 머리가 약간 모자라는데
마음씨 좋은 충북식당 아주머니가
식당 일 허드렛일을 시키면서 함께 산다

일곱살 꼬마녀석인 남자아이는 항이라고 한다
항이의 아버지도 정신이 모자라는데
보자 하니 어려서는 자폐증세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사람을 보면 얼굴을 마주치기를 꺼려한다
다행히 항이 엄마는 온전하고
항이 아빠는 시청 청소부 일을 하고 있는데
항이 말고도 항이 위아래로 딸아이 둘이 있다
항이 녀석은 아빠 벌이가 시원찮은 탓에
그 흔한 유치원을 못 다녀 온종일 혼자 놀고 있다

두 녀석들은 나와 친하다
그중 시집을 가고 싶다는 이쁜이는 나를 더 좋아한다
식당 일이 없으면 동네를 두리번거려
빈병을 찾고 있길레 내가 빈병을 챙겨주니
나에게 진솔한 호의를 보인다

온종일 동네 구석구석을 혼자
어슬렁거리는 항이 녀석은 말썽꾸러기다
녀석은 혼자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가끔 동네 어귀에 새워진 승용차에 흠집을 내어 큰소리가 나고
무엇을 찾을 것이 있는지 쓰레기봉투를 흩트리고
그러다가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눈에 나 있는 것이다
그런 녀석에게 보면 아는 체를 꼭 해주는
나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이쁜이는 나를 이성으로 생각하나 보다
아직 30대 티가 묻어 있는 나를 보면 아는 체는 물론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른다
식당 바쁘지 않은 지부터
아저씨는 장가가서 좋으냐는 말까지 묻는다
이런 이쁜이가 엊그제 머리에 약간 붉은 물을 들이고는
나 괜찬냐고 묻는다
녀석은 이쁜지 봐달라는 것이다

나는 외톨이 두 녀석에게 친구이고 싶은데
녀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진정한 친구로 다가가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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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동에 가면

가리봉 쪽방 옆동네 가산동에는
억센 함경도 사투리를 끌며
늦은 저녁을 달래는 조선족동포들이 많다

그 니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만경벌에서 소작농사로 진을 빼다가
왜놈들 만주에 가면
공짜로 땅떼기를 붙여 쓸수 있다는 감언이설에 속아서
지리산 어느 골짜기에서
화전민으로 사는 니들의 옥수수까지 넘보는
조선순사놈 등에 낫질을 하고
서울사대문 안에서 글께나 깨우치다가
왜놈들 학정에 진저리를 내며 독립군 찾아
그 니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모질고 모진 북만주로 갔다는데

그곳 만주에서
농사질 땅떼기를 개간하며
혹한의 추위에
뛔놈들의 멸시에
비적들의 약탈에
왜놈들의 감시에 치를 떨며
조선의 독립을 눈이 짓무르도록 기다리며
고향을 그리워했다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죽고
이제 사 손주 놈들이 찾은
갈라진 조상들의 고향 남쪽을 찾은 그 니들에게는
지친 저녁을 달래는 가산동이 있을 뿐
조국이 보이질 않는다

중국사람도 조선사람도 아닌 중국조선족동포로 살아가는
가산동의 쪽방동네에는
조국이니 고국이니 하는 사치스런 말은 없고
천만원을 빚지고 일자리 찾아온
돈이 제일인 조상들 고향 대한민국에서
지치고 천대받는 일당쟁이 노동자 되어

어느새 고향 아닌 고향이 되어버린 연변에서
뛔국놈들 빚 독촉의 성화에
주눅들며 살아갈 부모자식 생각에
불법체류라는 범법자가 되어
힘든 노동으로 하루를 세고 있다
그곳 가산동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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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

언제부터인가 칼을 갈고 있었다
이 세상을 비뚤게하는 자유를 알고
분노의 칼을...
이 세상이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자들 만의 것이 아닌 평등을 알고
미움의 칼을 ...
이 세상은 날품파는 노가다도 주인짓거리에 허물이 없어야 하는 민주를 알고
노여움의 칼을...


언제부터인가
그 번쩍이는 칼이 비수가 되어 나를 아프게 한다
분노를 삭이고 용서해야 한다며
미움을 접고 화해해야 된다며
노여움을 풀고 보다듬고 끌어안아야 한다며
그 대상이 용서될수 없는 존재라 할지라도


이승이 아니면 저 세상 하늘에서라도
행복이란 추상명사를
세상사람 모두에게 나누어달라며 평등을 소리치며
내 맘속에 칼을 녹인다...

2003-04-0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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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오늘무당벌레 한 마리가
바지춤에 앉더니만
노란색의 똥을 싸고 갔다

서너 살이나 되었을 남자아이가
고추를 까고
배를 내밀어 오줌을 싼다

점심시간이라 나오셨는지
고등학교 선생님 한 분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호랑나비 한 마리가 너울대며
우리가 인사하는 모습을
정겨워 한다

할머니 한 분이
굽은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 하시고
걸음을 세신다

나는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자고
인사를 했다
모두들 나와 살겹게 함께 살아가는
귀한 생명들이다

사람만이 귀하고
미물이라 하찮아야 하는
대상들이 아닌
모두들 귀한 친구들이다

살아있는 것 모두 소중하기에
반갑다고 인사를 한다
함께 살아있어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200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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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이땅에 노동자라는 것
먹물을 좀 먹었다는 놈들
권력이 좀 있다는 놈들
돈이 좀 있다는 놈들
소위 좀 가졌다는 놈들
양키년놈들과 화냥질에 
나뒹구는 좆털만도 못한 것

이땅에 노동자로 산다는 것
치즈 쳐먹으며 
똥기저귀한 
개새끼만도 못한 것 

무슨 고상한 말이 필요하더냐
회사에서 짤리고 
집구석이라 하나있던 사원아파트에서 쫒겨나고
거리에 나앉게 되는
진실로 개좆만도 몬헌놈들인데







진실로 가진놈들




















실업자 백만명이라고 심각한체나 말제 사는것이 사는 것이냐 마누라 새끼 앞으로 살 걱정에 말라버린 눈물에 몰아내는 한숨을 숨기며 이세상 사는 것이 사는 것이더냐 내놈 한가지는 좋다 놈들이 야기하듯 배운것 없고 가진것 없어 해고자라는 해괴한 훈장으로 자존심세우며 무식허게 씨부릴수 있어좋다 남의 것 넘보지 않고 싸가지 있게 살려한 죄로 해고된 노동자인것 자랑할수 있어 좋은게다 니기미 씨버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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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1 4월 29일 기사 반론

오산의 세교택지개발지구에서 일어난 수청동철거민주민들의 주택공사에게 헐값에 수용당한 집을 찾기 위해서 공권력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이 죽어간 사태의 본질을 알려내고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한 수청동비상대책위(이하: 수청동비대위)에 함께 하고 있는 전국철거민연합(이하:전철연)을 문제시한 한겨레21의 4월 29일자 “철거민 탑은 흉기인가” 하는 기사에 반론을 제기한다.

4월 29일 한겨레21에서 기사화된 이후 22일이 지나서야 반론을 제기하는 이유는 한겨레21이 중요하게 예를 든 것이 오산의 수청동 사태였고 수청동비대위에 속한 지역의 단체들은 철거민의 문제를 처음 접한 것이었기 때문에 수청동비대위의 진상조사활동 속에서 철거민들과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전철연의 사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먼저 한겨레 21에게 묻겠다.
한겨레21은 한겨레가 민생을 우선하고 민주를 이야기한 초심을 잊었단 말인가?
계급적인 시각을 앞세워 본질 보다는 들어난 현상으로 문제를 접근하고 사실을 근거로 한 정보가 아닌 의견과 입장이 다른 단체의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 통신”을 앞세워 도덕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어디서 배운 것인가?
조선일보의 김대중이 조갑제가 즐겨쓰는 빨갱이식의 몰이, 그리고 도덕적으로 몰지각한 사람들로 모는 한겨레가 그리도 싫어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조선일보의 방식이 아닌가?

기사의 제목부터 철거민들의 절박한 마음이 담긴 망루를 흉기로 표현했는데 이것이 수청동철거민들을 보는 한겨레21의 관점인가?

기사의 요지는 폭력적인 전철연이 주거권보다는 계급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80년대의 운동방식이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전철연의 투쟁방식을 옹호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지난해 9월부터 수청동철거민들의 주거권을 찾기 위해서 직장도 잃고 가정도 팽개쳐야 하는 수청동철거민들의 모습을 확인하면서 오산에서 수청동철거주민들과 함께 살고 있는 지역주민의 입장으로 철거민들에 대한 상식과 보편성을 앞세워 이 기사가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를 짚겠다.

한겨레21은 전철연이 철거민들에게 직장까지 그만두게 하고 계급적인 시각을 앞세워 폭력적 투쟁으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오산세교지구 수청동 철거민들은 자신이 살던 집을 주택공사에 강제로 수용당하고 전세에도 못 미치는 보상금의 부당성을 항의하고 빼앗긴 집을 위해서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다. 철거민들은 작년부터 수용에 동의한 동네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집이 헐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집조차 헐리게 되는 눈앞의 현실에서 저항하기 위해서 싸움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공권력의 비호를 받은 말이 철거용역이지 폭력배들과의 싸움이 집안 살림만 하던 선량한 주부들이 대항할 수 있겠는가? 철거민들이 볼 때는 태산과 같은 국가가 부리는 공권력과 맞서면서 몇 달, 몇 년이 걸릴 그 싸움이 직장에서 연, 월차휴가를 내어서 가능하다는 생각인가?

그렇다면, 그렇게 직장을 잃은 철거민들이 싸움이 끝나고 갈수 있는 일터가 어디인가? 철거민들이 돈이 많아 자영업을 하겠는가? 철거민들이 갈 자리는 일용직 노동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요즘 직장에서 거리에서 인간답게 살겠다고 절규를 하는 비정규직노동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철저히 소외당하고 사회적인 약자로 존재하고 있는 철거민들이 끝내는 비정규직노동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어 가난하게 사는 계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계급적인 시각으로 몰아간다면 것은 인정하자. 그 것이 참여정부의 철거민들을 보는 시각이고 한겨레21의 시각이라면 말이다.

또한 전철협이라는 지도위원의 말을 빌려 “폭력적인 투쟁방식은 철거용역회사에 돌아가는 용역비가 급격히 상승하고 둘 사이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고 도덕적으로 아주 심각한 단체인 것처럼 몰고 갔는데, 이는 전철연조합원 전체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 이번 오산의 수청동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 전철연과 비상대책위속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오산민주단체연석회의와 타 지역의 인권단체 조차도 심각한 문제이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단체와의 함께 하는 것에 시민누구도 비상대책위의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상식이기에 이는 비상대책위의 존폐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책임 있는 언론이라 하면 전철협 고문의 발언을 사실 확인을 하는 원칙에 충실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 문제는 한겨레21의 명확한 해명을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전철연 지도부 구성의 예를 들어 투쟁방식이 80년대 논리와 관성이 바뀌지 않았다 하는데, 그렇다면 철거민들을 생존권을 빼앗아 극한투쟁으로 몰아넣는 주거정책은 무엇이 바뀌었는가?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하는 철거용역의 무자비한 폭력을 앞세운 물리력과 이를 비호하는 공권력은 바뀌었는가?

바뀐 것이 있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까지는 정부의 주거정책에 의한 강제철거는 사회적인 이슈화 되어 관심의 대상이 되었었다. 그러나 도시개발이 거의 이루어졌다고 하는 지금관심에서 멀어져 있다가 수청동처럼 사람이 죽어나가야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그것도 철거민의 죽음은 관심에서 멀어지고 철거용역이 죽어야 말이다.

마지막으로 집도 잃고 가정도 파괴되며 생존권 보장을 외치고 있는 철거민들에게 단전, 단수는 물론 생필품조차도 반입을 막고 있는 경찰이 반인륜적인 행태를 서슴치 않는 시기에 이기사가 나왔는지 이유를 한겨레21은 납득할만한 해명도 있어야 한다.

만약 한겨레21이 해명에 미온적이라 하면 한겨레21은 왜곡된 사실을 앞세워 주택공사의 주거정책 본질을 외면하고 철거민들을 탄압하고 있는 현 정권을 비호하고 있는 것으로 볼수 밖에 없는 것을 분명히 한다.


오산민주단체연석회의 집행위원장 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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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5월 14일 사회면 기사

오산 화염병’ 철거민들 한달째 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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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사직전’ 에 아사 직전


물 빼곤 생필품 반입 막아…인권단체 “사실상 고문”

“주먹밥, 간장 한종지, 맹물 한컵….”

언뜻 들으면 한국전쟁 때 빨치산들의 먹거리 같지만 결코 아니다. 경기 오산시 창우동 세교 택지개발지구 우성빌라 옥상에 망루를 설치하고 한달
가까이 ‘주거권 쟁취’를 외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철거민들의 식단이다.

철거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화염병을 던져 한명을 불에 타 숨지게한 일(4월19일치 10면)로 ‘살인자들’이란 낙인이 찍혀 지난달 16일부터
경찰에 포위돼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철거민들은 이제 ‘생존’이란 문제를 절박하게 고민하고 있다.

경찰의 ‘고사 작전’으로 28일째 빌라 옥상에 10여m 높이의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들의 생활은 비참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두차례 농성 중인 빌라에 들어가 철거민들을 진료했던 오산 강남성형외과 권용대(41) 원장은 “24명 가운데 18명이 감기와 피부질환,
눈병 등을 앓고 있는데, 제대로 씻거나 이를 닦지 못해 소설 <태백산맥>에서나 읽었던 ‘굶주린 빨치산들’의 모습을 마주 대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한 여성은 생리 중이었는데도 위생적인 처리를 못해 진료를 꺼리는 등 극도로 비참한 모습이었다”면서 “대부분이 영양
불균형 등으로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30대 중반의 한 남자는 녹내장이 의심돼 방치하면 실명까지 불러 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철거민들을 ‘살인 집단’으로 지목한 경찰은 지난달 16일 사건 당일부터 현재까지 약 한달 가까이 4~6개 중대 500여명의 전경을 동원해
농성현장을 ‘완전 포위’하고 진빼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 ‘지칠 대로 지치면 스스로 걸어나오겠지….’라는 논리다.

이는 경찰이 ‘괜히 어설프게 진압에 나섰다가 불상사가 일어나면 책임을 몸땅 뒤집어 쓰게 될 것’이라는 속셈도 깔려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일 물과 식량, 의약품 등 생필품 공급을 허용하도록 권고했으나, 경찰은 이는 작전과 ‘정반대 권고’라는 이유로 하루 평균 18ℓ짜리 생수
2통 정도만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고사 작전이 계속되면서 인권·시민단체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오산 민주단체연석회의 지상훈(50) 집행위원장은 “경찰의
전술은 사실상 고문에 가깝다”면서 “이러한 사태가 지속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철거민도 나올 수 있는 만큼 기본적인 인권보호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산/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mailto:rpqkfk@hani.co.kr">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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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예수님

참 여리게도 생겼다
도무지 누구에게도 싫은소리를 못한다
도무지 안된다는 말도 못한다

왜 맘보가 그리 생겼는지
비켜갈줄도 모른다
어느누구의 부탁도 거절 못하고
묵묵히 일만한다

예수님처럼 편한 얼굴로
부처님처럼 편안한 얼굴을 하고
수청동망루의 굳은 일은 모두 챙기는
후배이고 동지인 박형모님이 첫번째 입니다

그제는 허탕을 치고 어제도 오셨다
"망루에 몹시 아픈분이 있는데 어쩌겠어요"
오늘하루 더 오셔주시겠느냐는 간곡한 부탁에
거절을 못하시고 오셨다

히포크라테스정신?
인류의 보편적가치?
그런말이 그이 에게는 부담스럽다

이주노동자들 에게 정기무료진료를 부탁했을때
왜 의사선생님들이 함께해야 하는지를
찬찬히 이야기한 성형외과의사선생님

자신의 일로 돈버는데 익숙할만도 한데
경찰의 눈총을 어색해 하면서 뿌리치지 못하면서도
그제는 내내 망루에 아픈이들을 걱정하며
못들어 가는 것을 아쉬워하던 권영대선생님
당신은 정말 예수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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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산산조각나 나뒹구는 유리조각이 보인다
다시 뜨거움에 달구어져야 새롭게 태어날수 있는 유리조각을

 

어제 세상 가까이 보았다
가족에게서 멀어지고
인격은 하나, 둘 발가벗겨져 가고
바뀌는 계절에 쩔은 사람냄새 뿐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욕지거리로 세상을 말하는 그이들은
설땅이 없단다
스스로 개만도 못하다 했다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삶에 대한 깊은 애정이었다
살아야 한다는 절규이기도 했다

그렇게 신자유주의의 선봉
초국적투기자본은 우리곁에 와 있었다

 

우리네 세상사
역사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발전하고
때로는 후퇴도 하고
지금 외세는 그 역사라는 허울을 쓰고 변화하라 한다
다 벗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몸까지 내놓으라 한다

 

위정자들이 주절되는 세계화라는 이데올로기에
감추어진 우리네 모습들
곱고 아름답지만하지 않은 우리네 세상사


사랑을 품자
뜨거움을 나누자
발전하는 역사의 필연을 위해
거리에서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
가난을 먹고 사는 이들을 위하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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