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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녀석

녀석은 21개월 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녀석은 벌이가 시원하지 못하나 인간적인 마음이 가득한 아빠를 두었다
녀석은 깔끔하고 새침둥이인 엄마를 두었다

녀석의 코는 외할아버지, 나머지는 아빠와 큰아빠를 닮았고
식성은 할아버지와 흡사하다

녀석은 수정같은 맑은 눈을 가졋고
입술은 사내같지 않게 그려낸듯 윤곽이있고 붉다

녀석은 아빠처럼 운동경기 구경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녀석은 그래서인지 아빠를 밝힌다

녀석은 표현력이 풍부한데 그중에 예쁘다는 표현을 으뜸으로 한다
그래서 녀석을 아빠는 예술가로 키우고 싶은데
엄마, 아빠는 녀석에게 인간답게 사는 것을 더 보고 싶어한다

녀석은 떼가 심한데 동생이 없서서 인가 보다 
녀석은 곧잘 엄마, 아빠를 흉내내어 웃긴다
그리고 녀석의 웃는 모습은 순결 그것이다

8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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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꽃님

고맙구요 ...
그제 아침에는요
아침에 수청동 그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햇어요
내용은 청년을 죽음으로 몰아간 본질은 주공의 무분별한 철거민 정책과
당일 철거를 준비하러 들어가는 용역들에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등을 떠민 것이 우선 잘못된 것이라구요 ...
민주단체들은 이 사태의 본질을 진상파악하겟가고 말이예요

그래서 가게에서 아침 할일을 놓치었지 모예요
12시가 다 되어서 가게를 들어가니
집사람은 사색이 되어서 통곡을 하는 것이엇구요
얼마나 속을 더 썩여야 되니냐면서
이제 정말 그만살겟다구요...
도대체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구요
왜 당신이 나서야 하는 것이냐구요...

꼬시...
있자나요 인간의 보편성은
인간의 존엄성을 전재로 한다는 생각이지요
현정권의 주거정책이 힘없는 사람의 집을 빼앗는 것이라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수 없지요
비록 내가 당하지 않는 일이지만

멀쩡이 잘사는 화목한 가정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집을 빼앗아 헐어내고
갈곳이 없는 그이들에게 집을 지어주기는 커녕
전셋돈도 안되는 돈을 보상이라 쥐어주면서 내모는데
당사자는 누구라도 절박하게 내집을 내놓으라고 소리치며
저항을 할것이란 생각이지요

지금 수청동에는 인간의 존엄성은 국가권력의 힘에 의하여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는 현장이기도 하지요
철거민 현장에서는 항상 생명을 전제로한 싸움이 벌어지는데
안전장비 하나 없이 그 현장에 용역직원을 투입한 주택공사는
진짜 살인을 교사 한 사람들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지요
그리고 투입을 용인한 경찰들고 책임을 면할수 없는데
단순히 나타난 현상만으로 살인자로 몰고 있는데 분노하고 있지요

지금 그 이들은 말예요
아이들을 이모에게 맞기어 놓고
망루에 올라간 꼬시와 비슷한 연배의 부부도 있어요
그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생각하면서 얼마나 울겠어요?
그 부부는 아이들의 생각에 망루에서 얼마나 힘들겟어요?
그렇게 지금 그이들은 살인자로 몰린체로 망루에서
언제 경찰특공대가 투입될지 모르는 상황을 불안에 치를 떨고 있구요
지금 경찰특공대가 대기 중이거든요

그 이들을 생각하면 나도 치가 떨리는 아픔이 다시 다가오거든요
90년 6월 한달여 파업을 하면서 언제 투입되지 모르는
경찰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를 떨면서 말예요
내가 징역을 살면 집사람과 초록이녀석은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걱정이
피를 말리게 하는 하루하루 였거든요

그리고 징역을 살면서 외가집으로간 초록이녀석과
남의집 허드렛일로 일년을 넘게 보낸 집사람
그렇게 가족 걱정은 말도 못했구요

지금 누군가 나서야 한다는 것은 틀림 없어요
그 누군가는 나와 그리고 나와 함께 일하는 주변 분들이구요
오늘은 안민석국회의원이 주택공사 사장을 만났어요
일요일 저녁 안의원을 만나 종용을 했거든요
사태를 해결하려면 주택공사가 일단은 그들을 설득할 해결방안을 내놓고
그리고 형사적인 문제는 둘째로 묻는 절차를 갖자고 말이지요
그 중간 역할을 안의원에게 요구를 했는데
오늘 만난 것이지요

더이상 생명을 담보로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게 열심히 하고 있는 것 뿐이지요
너무 걱정은 마시구요 ...
지금 밖에 나와 있는 철거민들 가족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구요
아마 다음주 즈음에는 그이들을 돕는 일이 벌어질 것이니 말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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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

언제부터인가 칼을 갈고 있었다
이 세상을 비뚤게하는 자유를 알고
분노의 칼을...
이 세상이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자들 만의 것이 아닌 평등을 알고
미움의 칼을 ...
이 세상은 날품파는 노가다도 주인짓거리에 허물이 없어야 하는 민주를 알고
노여움의 칼을...


언제부터인가
그 번쩍이는 칼이 비수가 되어 나를 아프게 한다
분노를 삭이고 용서해야 한다며
미움을 접고 화해해야 된다며
노여움을 풀고 보다듬고 끌어안아야 한다며
그 대상이 용서될수 없는 존재라 할지라도


이승이 아니면 저 세상 하늘에서라도
행복이란 추상명사를
세상사람 모두에게 나누어달라며 평등을 소리치며
내 맘속에 칼을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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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를 봅니다
섬 마을과 깊은 산골의 아이들을 찾아
작은 음악회를 열어 희망을 선물하는
어느 가수의 착한 마음에서
아름다운 사람의 이유를 보는 것입니다

사람을 알고 마음속으로 가져와
보듬고 사랑을 확인하며
살아있는 기쁨으로 피어나는 모습도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어느 날 문득 주름진 할머니의 얼굴이
아름다운 것도 알았습니다
세상의 온갖 모진바람을 이겨내고
삶의 진한 고뇌가 배어 있는
할머니의 투박한 손과 주름진 얼굴이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는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에서
사랑이 함께 해야 하는 조건을 봅니다
어느 가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
연인들의 속삭임
할머니의 삶에 대한 애착
사랑이 있기에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를 보는 것입니다



2001.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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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언제부터인가
가난한 사람인것을 정직한 것을 생각했소


그래서 그 가난한 마음으로

사람도 사랑하겠다고 마음을 정하였다오
그래서 늘상

나보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어한다오

지난 겨울
추위가 뼈를 시리게 하는 그 겨울에...
차가운 달빛아래 추위에 떠는 노숙자에게 가고 싶어했오
엄마가 그리워 눈이 짖무른 아이들에게 가고 싶어도 했오
휜허리 끌며 얼음언덕위를 오르는 달동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가고 싶기도 했오
돈이 뭔지 남의 나라 땅구석쟁이에와
일당 만원과 손목아지 바꾼 외국인노동자들과 함께 하고도 싶었오
자랑스런조국 대한민국의 사기꾼에게 속아 알거지된
연변 조선족에게서 시린 맘을 녹여도 주고 싶었던 게요


그래서 들풀처럼 살고 있는 그니들에게서
내놈이 한무리인 것을 확인해 보고싶소
밟혀도 밟혀도 다시 봄에는 새싹을 내미는 들풀인 것을
그 니들과 함께 확인하고 싶은게요..
그 추운겨울을 따뜻한 사랑이라는 추상명사를 나누고 싶었던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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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앞에서

할머니
3.1절 이라는 역사의 질곡에
아직도 너무 많은 아픔이 나뒹굴고

북만주에서
동남아에서
남태평양에서
제국주의 병사들 앞에 발가벗겨진 할머니


아! 할머니
흰치마 저고리 속의 속곳 보이지 않으려 어떤 고통 감내 하셨는지요
붉은댕기 풀지 않으려는 고난 어느 님과 나누셨는지요
부모형제 만나려 꿈속에서 얼마나 헤메시었나요
뭉게구름 걸린 고향하늘 잊지 않으려 할머니의 눈 얼마나 짖무르셨나요
아리 아리랑 내나라 내겨레 그리움 어떻게 달래셨나요


아! 할머니
그러나
그 제국주의
경제대국의 망령으로 되살아나고
그 만행
돈으로 호도되고
철없는 아이들
붉은 일장기 단순해서 좋다고
정치 모리배
현실을 앞세워 역사를 거역하고
한을 풀지 못하고 먼저가신 할머니의 혼령은 떠돌고

01년 유월 열엿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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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하루 열두시간 손목아지 기계에 맡겨
그 손목아지 언제 잘릴지 모르는 놈들 에게도 자유가 있다
하루세끼 목구녕 풀칠 할수 있는 자유

새벽에 쫓겨 도롯가에서 빗자루질하여 하루를 열면서
백키로를 넘나드는 자동차에 목숨을 맡겨
언제 나뒹굴줄 모르는 청소부놈들 에게도 자유는 있다
제비다리 고쳐주고 박씨 얻어
마누라 새끼 호강시키는 꿈을 꾸는 자유

월세에 찌들며 아엠프에 그 잘난 하루벌이도 없어
일자리 찾아 거리를 헤매다 놀이공원 한쪽편의 노숙자들의 자유도 있다
어느 자선단체 에서 베푸는 점심한끼로 하루를 때우는 자유


새끼라구 싸질러 돈치장으로 유학시켜 잘갈켜
나라망쳐 놓는 대물림하는 재벌놈들의 자유를 우리는 안다

그림 잘그리는 마름놈에게 장부맡겨
그럴듯한 진짜같은 장부 만들어 언론사놈들 세금 적게내는 자유

양키놈들 노동시장 유연화 요구에 꼽사리껴
노동자 무자르듯 잘라 거리로 내모는 자유

대물림 하는 재미에 뻥튀기하는 재주도 덧붙여
새끼에게 주었다는 몇억짜리 용돈
몇백억으로 뻥튀기해주어도
세금한푼 안내는 자유

정치하는놈들 돈으로 발라버려
상식두 안통하는 법 만드는 자유

그 인물 반반한 연예인이라는 속물들
며늘년으로 맞는 자유

이구 이병철이 정주영 최,,이
그 늙은이들 어떻게 되졌을까나
그놈들 세상 자유민주주의 못잊어
어떻게 되졌을까나...

씨부럴...
막걸리마실 자유는 있나
꽉막힌 목구녕 청소좀 해야겟다
진정 평등을 외치는 자유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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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오늘무당벌레 한 마리가
바지춤에 앉더니만
노란색의 똥을 싸고 갔다

서너 살이나 되었을 남자아이가
고추를 까고
배를 내밀어 오줌을 싼다

점심시간이라 나오셨는지
고등학교 선생님 한 분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호랑나비 한 마리가 너울대며
우리가 인사하는 모습을
정겨워 한다

할머니 한 분이
굽은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 하시고
걸음을 세신다

나는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자고
인사를 했다
모두들 나와 살겹게 함께 살아가는
귀한 생명들이다

사람만이 귀하고
미물이라 하찮아야 하는
대상들이 아닌
모두들 귀한 친구들이다

살아있는 것 모두 소중하기에
반갑다고 인사를 한다
함께 살아있어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200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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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엊그제 겨우네 언땅을 비집고
우리아들 초록이녀석 두어살적
새끼손톱만한 파란잎을 내밀더니
오늘은 보랏빛을 품은
난장이 제비꽃을 피웠다

겨우네 추위에 떨며
겨우네 밟혀왔었는데
이른봄 새싹을 내밀더니
꽃을 피운것이려니

겨우네 눈보라와 추위를 이겨낸 제비꽃에서
우리들의 희망을 본다

밟혀도 밟혀도 다시 일어서 피어나는
우리들의 희망이 파란새싹으로 살아나
꽃을 피우는 미래를 본나

2002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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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知天命이라고 세상을 깨우친 나이라는데
씨발 개눈에 똥밖에 안보인다고
과부사정 홀애비가 안다고 하나
하루 밥세끼 겨우 챙기는 내가
가난을 지고 사는 이들과 함께 하며
세상사 깨우칠수 있어 다행이다

주택공사에 집 빼앗겨 오갈에 없어 걱정하며
戰士가 된 철거민들 분노속에서 세상을 깨우칠수 있으니
씨발 그래도 다행이다

씨발 그제 초 사흣날에는
막가는 세상사를 보았으니

짭새들이 단전단수하여 먹을 것 씻을 것이 막연한 철거민들 에게
최소한의 식량이라도 보급하라는 국가인권위의 권고사항에 고마워 하면서
처지가 비슷한 다른동네의 철거민들이
김치한통, 물 5통, 소금, 속옷가지를 들고 나와
망루에 있는 철거민들에게 전해 달라고 기다리고 있던 차에

초록이녀석과 함께 있을 전투경찰들이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면서
그들을 경찰서로 연행해 갔더라

내 험한 꼴 많이 보았어도
3일 저녁 그이들을 면회하면서
그 때의 상황을 들어보니
인간도 아니었더라

기초생필품을 전달하려 온 딴 동네의 철거민들은
이제나 저제나 망루에 물건 넣을 시간을 기다리며
일부는 따가운 햇빛을 피하고
일부는 차 안에서 덕담을 나누고 있는데
맑은 하늘에 날벼락이라나

어느 나이먹은 사복짭새의 다 잡아 넣으라는 큰소리에
어머니 같은 여인네들 머리채를 잡아 닭장차에 질질 끌고 가고
60이 넘은 할머니가 이 놈들아 !!! 하고 절규를 하니
할머니 가슴을 발로 질러 뒹굴게 하고
70이 다된 할아버지가 경찰에 저항을 하니
방패로 찍어 온몸에 피투성이가 되어 8바늘을 뀌메고

닭장차 안에서도
저항을 하는 여인네들을 짓밟고 짓이기고
경찰서에서 어느 여인네 발에 짓이겨진 팔이 아프다고 하니
스프레이하나 던져주고
조서를 쓴다고 하여 잘못이 없어 할말이 없다고 하니
강력계 어느 젊은 짭새놈은 이 *발년 눈깔을 파버린다고

경찰의 만행을 듣고 급히 현장을 찾은 나와 후배에게
보안과장이란 짭새는 너도 죽여 버린다고 했다
지상훈이도 온전히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했다

씨발 ...
씨발 ...

국회의원잡놈들 품위유지비 늘리기 위해
관련법 고치는데는 인색해 하지 않는데
요 잡것들은 벌써 언제부터 개발현장의 철거민들의 절규가 하늘을 찔렀것만
아는지 모르는지 본체만체 하고

그래 씨발 이렇게 세상을 깨우치는구나
돈 있는 놈들 투기 부추키는 주거정책이
철거민들을 戰士로 만들어 극력한 싸움에 내몰고
씨발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지
그렇게 선량한 청년들을 경찰옷 입혀
철거민들 극렬분자로 몰아 범법자 말들어
죽지 않을 정도로 짓이기는 폭력으로 입막음 하고

그래 씨발 이렇게 세상을 깨우치는구나
내 나이 오십에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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