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연히 일어난 어떤 일들이 어려운 상황을 조금은 풀어줄 거라는 기대감 같은 게 들어 맞을 때가 있다.
버스도착 10분 쯤 전, 느긋한 마음으로 펼쳐든 책을 한 단락 읽고 고개를 들어보니
호남고속이 유유히 떠나고 있었다.
'평소엔 책도 잘 안보는데 꼭 이럴때만...'이라고 생각하며 매표소 옆 돌기둥에 머리를 살짝 박고 돌아왔다.
본의 아니게 (정말??ㅋㅋ) 하룻밤 시간이 연장되었지만 별 차도는 없을거라 생각하면서 축 늘어져 있었는데
첫번째 행운을 만났다. 살사...
늘 로망만 품었지 이렇게 갑자기 시작하게 되다니...으흐흐
덕분에 두 다리가 얻어 맞은 것 처럼 뻐근하고 무릎이 쑤시긴 하지만......살산데...ㅋ
두번째 행운은 새벽녘의 이야기.
입안에서 맴돌던 답답함을 입밖으로 꺼내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 자체도 다행스러운 일이었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는 더더욱...
세번째 행운은 태풍이다.
뭐 여기저기 피해가 많았다는 건 나중에 안 일이지만
풀리지 않는 문제로 고민하면서 그런 바람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잤다.
그래서 어려운 상황이 조금 풀렸냐면....
글쎄........아닌 듯 -ㅁ- ;
그냥 어쩐지 기대감이 들어맞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살짝 뭔가가 풀린 것 같기도 했는데
여전히 얼어있는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어쨌든 선물받은 것 같은 하루다.
최근 멍때리던 1-2주를 생각해보면 가장 신선한 자극이었음....
보고 싶어!!! 어여 와!!!!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