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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from 일기 2010/03/18 02:58

비가 오다가 눈이 온다. 며칠 째 날씨가 이랬다 저랬다 한다.

기분이 좋을 땐 상관이 없지만 좋지 않을 때는 괜히 마음이 산란해진다.

 

한 며칠 공부한다고 이것 저것 해보았는데 수업을 시작하면서 앞뒤로 정신이 없다.

2학기엔 그만둬야 하나 고민스럽기도 하지만 시험때문에 하던 수업을 중단한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없는 건 사실이다.

첫 수업을 하고 왔는데...캐비넷 싱얼롱즈의 목인 닮은 여자애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 흐흐흐.. 무지 예쁘다.

다른 아이들도 다 예쁘다..쪼그만해가지고 귀여운 애도 있고.. 키는 나보다 큰 것이 엄청 부끄러워 하는 애도 있고.. 이래저래...것 참... 따뜻한 느낌이 드는 아이들이다.

발달장애..라고 하는 C는 아직 표정을 봐도 잘 모르겠지만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서로..푸하하하...빵 터지고...

그러나 언제까지 수업에서 개그만 할거냐..하는 자책도 좀 든다; 좀 진지해져보자구 ;ㅁ;

 

기관에 '등록'했다. 수업을 후원하는 기관인데, 생각해보면 예전에 이런저런 일로 '보이콧' 이야기까지 나왔던 기관이다. 잊고 있었지만 '등록'하면서 생각났다.

이력서를 약간 오기에 차서  쓰고, 밑부분에 일에 관한 견해를 적으라길래 또 오기에 차서 썼다..ㅋㅋㅋ

생각해보면 더 쎄게 썼어야 됐나 싶기도 하지만..어쨌든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보이콧도 쉬운 게 아니다.. -_- ;

 

보조강사료가 강사료의 반에 반이다. 2학기 때는 절반이고..

뭐 생초짜에 배우는 입장인 것도 아니고, 하는 일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이런 상황이 무척 마음에 걸린다.

예전에 기획서 쓸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예산 짜기 편하게만 액수를 정했는데

어차피 다 내부 사람들이 할 거였고 단체로 다시 다 모을 거였기 때문에 대충 그렇게 했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공모사업은 인건비가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 보니...정말 문제의식이 없었구나 싶다 ;ㅁ;

그렇다고 내 돈을 나눠줄 수도 없고.....

내가 더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방법인가.. (먼 산.. ' _ ' )

옛날 생각이 난다. 그 때 내 임금의 두배를 받던 그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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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02:58 2010/03/18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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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from 읽기 2010/03/13 22:17

할아버지랑 같이 늦은 점심을 먹고 도서관으로 왔을 땐 3시 반 쯤...

오전에 목표로 삼았던 페이지까지 진도를 나갔으므로 ㅋㅋㅋ 보상으로 소설을 읽기로 했다.

오랜만에 찾아간 도서관에서 새 대출증을 만들어 처음 빌린 책. 인생..

인생을 읽어보고 싶다고 느끼게 된 건 몇 주 전 서점에서 위화 소설들이 주르륵 꽂혀 있는데

뭔가가 확 땡겨서였다.. 뭔가는 뭐였을까..오정희의 추천사? ㅋㅋ 백원담의 번역? 표지디자인?

책 뒤에 쓰여져있는 본문의 글이 뭔가 쏘 쿨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이야기는 농촌에 민요를 수집하러간 젊은 한량이 (여기서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가 떠오른 -_- ; )

마을에서 만난 푸구이라는 노인으로부터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니까 액자...인건데; 푸훗. (여기선 수능이 떠오르누나;)

노인의 이야기가 정말 구성지다고 해야 할지... 어떨 때는 농담같고 어떨 때는 심금을 울리는!! 신파극 같은 흡입력으로 나를 쪽 빨아들였다. 결국 중간쯤에서는 눈물과 콧물을 목도리에 닦으며 읽게 되었다;

 

노인의 말투는 쏘 쿨한데 살아온 이야기는 막장 드라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젊을 때 여자와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한 푸구이는

이후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사는데,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로 이러쿵 저러쿵 고생을 많이하고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떠나보내게 된다.

한번도 싫은 내색 한 적 없고 고생만 한 아내가 병으로 죽고.. 뭐 이런 식..

자기 손으로 한 명씩 한 명씩 가족들을 묻으며 푸구이는 삶을 이어간다.

가족이 모두 죽고 혼자가 되었을 때 늙은 소를 한마리 사서 함께 농사를 짓다가.. (여기선 워낭소리??ㅎㅎ) 농사일을 하던 중 젊은 한량을 만나게 되는거다.

 

노인은 소에게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 아내의 이름, 아들, 딸, 사위, 손자의 이름을 들먹이며 재촉하는데

"푸구이야...자전과 얼시는 벌써 밭을 이만큼 갈았는데 너는 ...." 이런 식으로...

이유는 소가 혼자서 일하면 일할 맛이 안나니까 주변에 다른 소가 있는 것처럼 소를 속이는 것이라고 한다.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이 짠해지는 유머다..

그런 대목이 꽤 많았는데, 푸구이의 아버지가 집안이 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에게 두 손가락을 펴보이며 "우리 집안은 두 망나니를 낳았어.."라고 이야기 하는 장면..

아버지도 젊을 땐 푸구이 못지 않은 망나니였는데 '두 손가락을 펴보이며'가 참 씁쓸하면서도 웃긴거라..

전쟁터에 끌려간 푸구이가 해방군의 포로로 잡혔다가 여비와 먹을 것을 받고 풀려났을 때, 잠깐 그들을 도울까 생각도 하지만 두려움과 식구들을 떠올리며 '은혜갚는 건 포기하자. 대신 해방군이 잘해준 건 절대 잊지 않기로 하자'라고 다짐하는 장면도 장난아니다..ㅋ

 

사람들은 의외로 푸구이한테 굉장히 너그럽다. 사실 이 사람은 젊었을 땐 개망나니였고 개과천선을 한 다음에도 가난한 살림에 아들을 위해 딸을 다른 집에 보내지를 않나 (물론 못견디고 다시 데려오지만)

아들한테는 버럭-_-으로 밖에 애정표현을 잘 못하는, ㅋㅋ... 짧은 식견으로 아들의 앞날을 막는 권위적인 아버지에... 용기없음과 무식함이 적당히 버무려진 사람인데...

그래 밉지가 않긴 하다..ㅎㅎ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내도 딸도 아들도, 구박받던 종조차도 그런 푸구이에게 화내지 않고 애정을 보여준다.

물론 그만큼 그도 애정을 보여주고.....아...소설에 사랑이 넘쳐난다.

뒤에 백원담 교수의 글에도 보면 '미화'되어 표현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나오는데...사실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역시 푸구이가 미운 캐릭터는 아니다.

묘했던 장면은 말못하는 푸구이의 딸아이가 임신을 하고 머리 비뚫어진 사위와 온 가족이 모여 기쁨의 눈물을 쏟는 장면인데..

말못하는 딸이 걱정되어 죽을 것이 겁났다고 고백하는 푸구이 부부와 죽을 때까지 자기 손을 놓지 못했다던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는 사위, 서로의 약점이 애정의 조건이 되는 그런 묘한 상황이 찡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어떤 기막힌 필연들..  도박으로 푸구이의 전재산을 빼앗은 룽얼은 악덕 지주로 처형된다.

인민공사의 강철 만들기에 우연히 성공한 푸구이 가족에게 내려진 상은 푸구이의 아들이 애지중지하던 양을 죽여 만든 음식이었다.

푸구이의 아들이 병원에서 피를 뽑아주다 죽게 되는데 이 피가 필요한 산모의 남편은 푸구이의 전쟁 동료였던 춘성...이후 춘성은 문화혁명 이후 자본주의 실권파?로 몰려 매를 맞다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다. 

이후 푸구이의 딸은 아들 유칭과 같은 병원에서 아이를 낳다 죽고 사위도 사고로 같은 병원에서 죽는데

푸구이는 다친 사위를 병원에만은 데려갈 수 없다고 소리친다..

중국 근현대사를 좀 더 잘 알고 있다면 한번씩 사회가 급변하면서 푸구이 가족이 겪는, 혹은 슬쩍 넘어가는 그 세파가 무엇인지, 저런 우연과 필연, 상황들이 암시하는게 뭔지 알 수 있을것 같은데..

그저 대강 짐작만 할 뿐이다. 어떤 장면들은 그냥 공감이 가기도 한다.

기근에 친정집에 가 쌀을 얻어온 푸구이의 아내가 인민공사의 대장에게 어쩔 수 없이 쌀을 조금 나눠주고 나서 그것이 아까워 눈물을 흘릴 때... 뭐 그런 느낌은..어쩐지 알 것 같은 기분..ㅎㅎㅎ

 

 인생은 영화로 만들어졌다는데... 어쩐지 영화로 만들어지는 게 무척 자연스러울 것 같다. 인상적인 이미지들이 많아서 그런지..

물론 잘못하면 완전 신파영화 될 가능성도 높겠지만..ㅋㅋ 궁금하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책 뒤에 있는 본문 글은 다시 봐도 쏘 쿨하다.. 나는 노파가 되면 인생을 어떻게 돌아볼 건가..ㅋㅋ

지금도 신체나이는 노파이지만...흐흐흐...

 

 

"내 한평생을 돌이켜보면 역시나 순식간에 지나온 것 같아. 정말 평범하게 살아왔지.

아버지는 내가 가문을 빛내기를 바라셨지만, 당신은 사람을 잘못 보신게야.

나는 말일세. 바로 이런 운명이었던 거라네. 젊을 때는 조상님이 물려준 재산으로 거드름을 피우며 살았고, 그 뒤로는 점점 볼품없어졌지. 나는 그런 삶이 오히려 괜찮았다고 생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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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3 22:17 2010/03/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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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3

from 일기 2010/03/13 21:59

어젯밤 엄마랑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다가 아무래도 만나뵈어야 할 것 같아서

오늘은 엄마를 따라 나섰다.

최근에 뵈었을 때도 그랬지만, 평소에 비해 거의 잘 웃지를 않으신다.

웃을 기력도 없으신건지 몸이 안좋으니 기분도 안좋으신건지, 아마도 둘 다..

딱히 '건강하시라'는 말을 하기가 참 그래서...그냥 애교를 좀 부리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ㅅㅎ씨같은 손자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ㅋㅋ

나야말로 할아버지가 진짜 할아버지면 좋겠다고... 그리고 별로 남의 할아버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더니 조금 기분 좋아하시는 듯..

물론 할아버지가 진짜 할아버지면 지금과는 달랐을거라고 생각하긴 한다..

아마도 친구가 되기 훨씬 어려웠겠지 ;

아무튼 92세라는 나이는 경이로울 정도이다..

건강하실 땐 전혀 실감나지 않더니 요즘엔 실감이 많이 난다.

 

할아버지와 외곽으로 차를 타고 나갔을 땐 기분 잡치는 일이 있었다.

따뜻한 날씨에 탈탈거리는 갤로퍼를 타고 한껏 기분이 괜찮았는데

어느 마을에 들어서더니 갑자기 엄마가 갑자기 "저기에 아빠있다"라고 하는거다.

뭐니-_- ; 저기에 아빠있다라니...헐...

반사적으로 돌아봤을 때 멀리 보이는 실루엣이 내가 아는 그 사람이 맞는 것 같은데다가

눈까지 마주친 것 같은 기분... 물론 눈까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참 더럽..;;;

이런 식으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뭔가 이건-_- 계획적인 거였나 싶어서

"여긴 왜 온거야"라고 살짝 짜증을 냈는데 (할아버지 있어서 마이 참았다 -____- )

계획적이었던 건 아닌 것 같고... 그저 상황이 짜증날 뿐...

화가 사그러들었을 때 생각해 보니, 좁은 동네에서 이렇게 맞부딪힐 일이 (비교적) 많을 엄마로서는

아빠랑 왜 잘 지내고 싶어하는지 어쩐지 알 것 같기도 했다..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는 거다 보니 말이다..허어어어얼...

그래도 나는 피할거야..ㅋㅋㅋ

 

할아버지랑 헤어지고 도서관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엔 초등학교 동창을 마주쳤다.

집에 오는 길에 있는 미용실에서 열심히 문을 닦고 있던 ㄱㅎㅈ.

아..그럭저럭 괜찮았던 동창들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데 웬수같은 동창 이름은 너무 선명하게 기억난다ㅋㅋ

날 봤을까? 거기서 일하는 지는 지난 번에 슬쩍봐서 짐작은 했지만 설마 거기서 그렇게 문 닦고 있을 줄 알았니...-_- ;

지금은 어떤 성격에 어떤 라이프를 살고 있는지 전혀 모르지만 앙심은 가시지 않는다.

그. 때. 나를 괴롭혔던 너....절대 용서 하지 않겠다~! 후훗..

 

아..... 뭔가 초딩같지만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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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3 21:59 2010/03/13 21:59

2010/03/12

from 일기 2010/03/12 13:04

바람이 엄청 분다 거의 바람만 보면 태풍 수준

엘리엇 스미스 라이브를 듣다가 갑자기 생각해보니 엘리엇 스미스 죽었잖아..

사람들의 환호소리도 중간 중간 들리지만

법정 스님도 콜린 워드도

윽 오늘 아침 엄마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것 같다고 했다

오 안돼 아직 난 할아버지에 대해 모르는게 엄청 많은걸 -_____-

뭔 가 기분이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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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2 13:04 2010/03/1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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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1

from 일기 2010/03/11 18:04

수업안을 짜느라 (과연?) 밤을 꼴딱 세웠다.. 간만의 밤샘..

고민안하다 하니 정신이 산만해져 사례집 좀 보다가 웹서핑 좀 하다가

뭐 그러다 보니 어쩌다 꼴딱..

간만에 일출을 보았다! 거의 제정신은 아닌 상태에서 봤지만..ㅎㅎ

그림처럼 소나무 사이를 커다란 붉은 해가 비집고 나오려고 그랬다..

아무튼 수업안은 대충 구멍 뽕뽕 해서 만들어가지구 갔다...

간만에 회의 비슷한걸 하니 무척 쑥스러웠다. 회의를 해서 쑥스러웠던 건지 그저 자신감이 없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패턴의 일을 몇번이고 몇년이고 해도 노련해졌다거나 베짱이 두둑해졌다거나 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갈수록 소심해지는 것 같은 이 기분은 뭐지 -_- ;;

 

잠을 못자서 그랬는지 돌아오는 길엔 더더욱 의기소침해졌다.

엄마는 며칠 째 바쁘다고 교재비 입금을 미루고 있고; 돈도 없고 차도 없는 나로서는 마냥......열이 받는다 = _ =

뭐 엄마가 나를 지원해줘야 할 이유같은 건 없단 걸 알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나는 실컷 나 하고 싶은 거 하다 돌아왔고 엄마도 엄마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으니 그걸로 된 건데..

스스로 좀 못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쩐지 앞으로 엄마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넌 혼자 컸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질 것 같다...

한 번도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빴던 적은 없었는데, 그건 엄마한테 서운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나이 스물 다섯에 이제 막 서운해지기 시작하다니 뭔가 좀 웃기기도 한다.

그리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그렇게 각자 알아서 사는 와중에 엄마도 분명히 서운함을 느끼는 것 같다는 것.

 

집으로 돌아왔을 때 또 한 번 묘한 상황을 마주하게 됐는데,

밖에서 밥을 먹고 왔다고 말했을 때 할머니 얼굴에 스치는 약간 뭐랄까 배신감?

흐흐흐흐...

요즘 나를 거의 흰둥이와 동일선상에 놓고 있는 것 같다. 계속 먹이려고 하고..ㅋㅋㅋ

 

이젠 좀 자야겠다.. 성 내 뭐하리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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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1 18:04 2010/03/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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