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단체의 출입국관리법 의견서

  • 분류
    잡기장
  • 등록일
    2009/12/28 12:27
  • 수정일
    2009/12/28 12:27
  • 글쓴이
    진보넷
  • 응답 RSS
지난 여름 진보넷을 방문한 적이 있었던 "재일코리안청년연합(KEY)"라는 단체에서 출입국관리법에 대한 의견서를 보내왔습니다. 의견서는 국회 법사위에 우편으로 제출하였다고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재일교포들은 일본 정부의 강제지문날인 등을 이용한 차별정책에 저항하여 그것을 폐지시켰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또 부활시켜서 미국 따라하고 있지만) 일본에 살고 있지만 자신들의 차별의 상처를 소중히 간직하고 묵혀서 "지문대국" 한국을 걱정하고 있는 소중한 편지(정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널리 알리고 이용해주세요~
 
 

요망서 "외국인으로부터 지문 등 생체정보채취제도를 도입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정부는 2009년 11월3일, 대통령 주최의 각료회의를 개최해,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그 후 11월 11일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돼, 현재는 법제시법위원회에서 심의 중이고, 본회의의 의결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불법입국과 범죄·테러용의자의 입국을 차단해, 급증하는 외국인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라는 인식 아래, 2012년7월 1일부터 17세 이상의 외국인은 공항과 항구의 입국심사 상에서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지문을 채취한다는 것으로, 등록을 거부할 경우 입국이 허가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 90일 이상 체재하는 외국인이 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외국인등록 때에도, 지문채취제도를 부활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7년 11월, 특별영주자와 16세미만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재입국 시, 지문과 얼굴의 정보제공을 의무화하는 시스템을 개시하였습니다. '테러대책'이라는 명목 하에 도입된 이 제도는, 사생활 침해, 외국인 차별을 조장하는 것으로 인권침해가 명백한 한편, 그 유효성에도 의문이 붙습니다. 이와 같은 인식 아래, 우리 재일코리안은 다른 재일외국인과 일본시민과 함께 제도 도입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입국 시 외국인으로부터 생체정보취득을 강제로 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미국, 일본 뿐입니다. 우리는 크고 많은 인권침해를 야기하는 동제도를 한국이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 강한 반대를 하며, 제도 도입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한국정부는 2008년 2월 여권법을 일부 개정해, 여권을 전자화함과 동시에 지문정보를 IC칩에 수록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제도에 반대하는 성명문을 외교통상부에 송부하였습니다. 그러나 2009년 10월, 지문정보를 여권에 수록하는 제도안을 백지화하는 여권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 공포되었습니다. 이 조치에 관해 한국 국회의 홈페이지에는 개정 이유로써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문정보채취강제가 인권침해가 될 수 있음을 국회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권이라는 것은 무릇 한국 국민만으로 한정된 것이 아니라,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당연한 것임을 확인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2007년, 재한 외국인 처우기본법이 제정되었고, 그 이념은 '외국인과 함께 사는 열린 사회의 구현'이었을 것입니다. 관리정책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한국사회에 적응해 주최국민과 함께 상호이해·상호존중하는 사회환경을 만들어 내 가려고 하는 시도에 대해, 우리는 외국에 거주하는 코리안으로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우리의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이 관리에 의해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거주하는 사람들 간에 안심과 친절함을 키우는 것으로 안전을 만들어 내, 그와 같은 '인권선진국가'로써 타 국가의 선두에 서 리드 해 줄 것을 절실히 바라는 바입니다.

무엇보다도 한일 틈새에 존재하며, 일본에 있어서는 외국인으로서 일관해, 차별·배외·관리체제에 반대해 온 우리 재일 코리안의 생각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있어, 전후 역사라는 것은, 배외적인 입국관리법·외국인등록법과의 투쟁의 역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외국인관리의 상징으로써 계속 존재한 지문채취는, 우리재일코리안에게 있어 굴욕적인 생각을 상기시키는 바로 그것입니다. 국제화의 시대를 맞이해 다양한 외국인이 거주하게 된 현재, 일본사회에 오랜 기간 생활기반을 가진 소수집단으로서, 새롭게 일본에 건너 온 외국인이, 생활자로서 공생해 가는 환경을 마련하려고, 일본의 치안관리만을 위한 법정비에 반대의 의지를 표명해 왔지만, 지금에 와서의 한국의 움직임은 우리의 바람을 망쳐 놓는 것이며, 우리로 하여금 실망을 금할 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열린 사회의 구현'에 역행하는, 외국인으로부터 생체정보채취 제도의 성립에 반대의 의지를 표명하며, 이 제도가 도입되지 않도록 강하게 요구합니다.


2009년12월15일
재일코리안청년연합(KEY)
공동대표 강이행, 강황범, 김붕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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