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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학 동아리 후배들을 만났다.
중간에 88학번 후배가 다리를 놔서...
그니까 올해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이 10학번인데,
84학번인 나하고는 26년 차이가 난다. 헉!!! @.@
그러니 누군가 중간에서 브릿지를 해주지 않으면
대화도 잘 안될 거 같았다.
그리하여 88학번 후배와 같이 09학번, 06학번들을 만났는데
이 친구들이 80년대 이야기를 듣고 싶단다.
왜 노래동아리에 들어왔냐고 하니까
노래가 좋아서, 그리고 어릴 때 부모님이 공연을 같이 보러다녔다고...
요즘은 신입생 때 노래동아리에 들어와 활동하다가
대학 2학년에 집행부를 맡고,
3학년이 되면 취업을 위한 자기 스펙쌓기에 들어가느라
동아리 활동은 모두 정리할 수 밖에 없다는 친구들.
열심히 공부해도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워서
최대한 졸업을 늦추거나,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가거나 한다.
그러나 그 후에도 기다리는 건 대부분이 비정규직의 삶이라는 것을 아는지...
90년대 중후반에 대학을 다닌 세대들이
80년대 학생운동을 했던 우리세대가 부럽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자신들은 그 시대에 대학을 다닌 게 저주받은 거 같다고...
그런데 이 친구들은 90년대 후반 세대들과는 또 다른 것 같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잡히지는 않지만
이들의 부모세대가 나랑 비슷하거나 나보다 약간 윗세대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부모세대의 영향을 받은?
이 친구들이 7, 80년대 민중가요의 역사와 동아리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았던 선배들의 삶의 이야기가 듣고 싶단다.
흠... 뭘 이야기해야 할까?
선배랍시고 나서서 그 당시 그 엄혹했던 시절에도 노래가 있어 힘이 되었고
아직도 그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그게 공감이 갈까?
일제시대 만주에서 개타고 말장수하던(우린 이렇게 써먹었었다.) 전설이나
1.4 후퇴 때 피난내려간 소설같은 이야기로 듣지 않을까?
날짜를 잡고, 계속 고민만 맴돌았다.
당일 날은 10학번부터 05학번까지 열 두어명이 모였다.
민중가요라는 노래문화가 시작된 시절의 역사와 활동
긴장의 연속이었고 과도하게 비장했던 80년대 학생운동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면에 얽혀있던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했다.
1시간 40분을 혼자 떠드느라 노래는 몇곡 듣지도 못했고,
또 명색이 노래패인데 같이 노래한곡도 제대로 못부르고 서둘러 뒷풀이로 향했다.
휴우~~ 이 친구들이 어떻게 느꼈을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각자 고민하고 서로 함께 나누며 풀어가야겠지 싶었다.
뒷풀이 때도 이런 저런 질문을 계속해온다.
그러다보니 뒷풀이에서도 또 혼자 떠드는 꼴이 되어버렸다.
85학번 후배들과 90.91학번 후배들이
그래도 선배가 나섰다고 지원을 와주었다.
삼삼오오 붙잡고 서로 고민을 나눈 거 같다.
뒷풀이비도 감당해줬다. ㅎㅎ
그런데 담에 한 번 더 이야기를 해달란다.
내가 살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노래는 무엇인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란다.
살짝 부담스럽긴 했지만 이렇게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고자 하는 이들을 어떻게 거절할 수 있으랴.
25년, 딱 한 세대를 넘어 공감이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약간 취했을 때 문득 든 생각 하나.
대학에 들어가 학생운동을 하고 엄혹했던 80년대를 지내면서
존재가 이미 대학생, 기득권층인데, 노동자민중의 삶을 어찌 이해하고 함께하냐고,
얼마나 많이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갈등하며 울부짖었던가...
생각해보면 나는 대학을 졸업하면 엄청나게 높은지위에 올라가는 줄 알았던거다.
아마도 대학을 나오면 모두 자본가가 되는 거라 여겼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괴로워했지,
졸업을 하고도 결국 대부분이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는 걸 알았다면
그렇게 괴로워하지 않았을텐데...클클클~~~
그래도 그 시절은 참 순수하고 열정적이었으니
우리 후배님들도 열정을 품고 치열하게 함께 고민하면서
무엇을 하며 살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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