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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내 손안 디카로 별자리 찍기 (8월 22일까지) [제 944 호/2009-07-22]

여름은 추억의 계절이다. 일 년에 단 한번 뿐인 휴가를 맞아 산이나 바다로 여행을 갈 기회도 많고, 색다른 장소에서 보내는 시간은 두고두고 추억으로 남는다. 특히 여름은 별의 계절이다. 여행을 떠나기 쉬운 기후인 만큼, 평소 도심에서 보기 힘들었던 별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머니에 든 작은 카메라로 휴가 때 바라본 빛나는 별을 영원히 간직할 수는 없을까? 방법은 있다. 제대로 된 천체사진을 찍으려면 고가의 장비와 많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여행지에서 별을 촬영하는 방법 정도는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

천체사진이 특별한 이유는 어두운 밤에 촬영한다는 점이다. 특히 카메라의 자동촬영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점이 문제인데, 평상시처럼 디지털카메라로 하늘을 겨누고 셔터를 눌러봐야 별은 찍히지 않는다. 너무도 캄캄해 카메라가 어느 곳을 찍어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진이란 필름이나 디지털센서를 빛에 반응시켜 얻은 이미지이다.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촬영한다는 건 흐릿한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아서 또렷한 영상을 얻기 어렵다.

따라서 별 사진을 찍을 때는 일단 수동기능을 사용해 ‘오랫동안’ 찍어야 한다. 찰칵하는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사진을 찍는 일반적인 상황을 생각해서는 안 되며, 카메라를 고정시켜 두고 적어도 몇 초 이상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 특수한 장비가 있다면 몇 시간씩 사진을 찍기도 한다. 따라서 삼각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도심에서 다리를 배경으로 달과 밝은 행성을 찍은 사진. 카메라와 삼각대만 있으면 손쉽게
찍을 수 있다.>


요즘에는 소형 디지털카메라도 대부분 수동기능이 들어 있다. 설정 중에서 ‘셔터 스피드’를 찾아보자. 이 기능을 사용하여 셔터 스피드를 최대치인 30초 정도로 설정한다. 하늘의 밝기와 렌즈의 성능, 카메라의 기타 설정에 따라 밝기가 달라지지만 일단 30초로 사진을 찍어보자. 사진이 너무 밝게 나온다면 25초, 20초나 10초 정도로 바꾸어가며 사진을 찍으면 된다.

만약 30초 까지 사진을 찍었는데도 어둡게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약한 빛을 ‘최대한’ 증폭해 사진을 찍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디지털카메라의 촬영 메뉴를 찾아보면 ISO 세팅이 있다. 카메라에 따라 ASA 라고 적어 놓은 것도 있다.

이 기능은 카메라가 빛에 반응하는 정도(감도)를 맞추는 것으로, 셔터스피드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감도를 가장 높여 본다. 일반적으로 소형 카메라의 경우 감도 설정은 400에서 1600, 요즘 나오는 최신형은 3400까지 설정이 가능하다. 감도가 높아질수록 화질은 거칠어지지만, 일단은 사진이 찍히는 것이 중요하니 최댓값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너무 밝다 싶을 때 조금씩 줄이면 된다.

<노출 20초 정도로 촬영한 사진. 배경사진과 함께 많은 별들을 찍을 수 있다.>


카메라 감도와 셔터스피드를 설정했다면 기본 설정은 끝났다. 또 고급형 디지털 카메라는 DSLR 카메라처럼 조리개도 세팅이 가능하다. 조리개는 렌즈가 빛을 받아들이는 정도를 설정하는 것으로, F라는 기호로 표시되며 보통 F 2.8 등과 같이 적는다. 숫자가 작을수록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최댓값은 카메라에 달린 렌즈마다 각각 다르다. 조리개 역시 허용하는 최댓값으로 열어 두자.

여기까지 마쳤으면 카메라를 최종적으로 점검해본다. 감도는 400에서 1600 사이, 조리개는 2.0에서 3.5 정도, 셔터스피드는 15초에서 30초 정도로 설정되어 있을 것이다.

이제 알고 있는 별자리나 흐릿한 은하수가 지나가는 곳 등을 겨눠 사진을 찍어보자. 주변에 인공조명이 없는 한적한 바닷가나 산 속이 별 사진을 촬영하기에 제격이다. 주위가 너무 밝으면 별이 화면에서 사라져 버리니 주의하도록 하자.

만약 사진이 너무 밝게 찍힌다면 최대치로 설정한 값 중 ISO, 셔터속도, 조리개 순서로 설정된 값을 조금씩 줄여보며 사진을 몇 장 찍어보자. 장소에 따라 적당한 밝기(노출)를 곧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꼭 한 가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지구는 가만히 있지 않고 자전을 한다는 점이다. 하루 24시간 동안 360도를 회전하게 되니, 1시간에 15도 정도 움직인다. 따라서 어떤 별을 찍든 몇 십초 이상 촬영하면 별의 모습이 반짝반짝 빛나는 하늘의 ‘점’이 아니라. 쭉 늘어난 선 모습으로 사진이 찍힌다.

<별사진이 점으로 찍히는 시간. 사진 찍는 사람이 서 있는 지구상의 위도, 카메라에 설치한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라 셔터속도가 각각 달라진다.실제로는 이 보다 조금 더 긴 시간동안
사진을 찍어도 큰 문제는 없다.>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로는 30초 정도 촬영할 경우 대개 큰 문제가 없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별의 모습이 ‘선’으로 찍힐 경우 셔터속도를 적당히 빠르게 해 보자.

카메라에서 셔터속도를 조절할 때, B(벌브)를 선택할 수 있다면 10분 이상의 노출을 주어서 별이 흐른 궤적을 살린 사진도 촬영할 수도 있으니 시도해 보자. 벌브는 필요한 만큼 긴 시간동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메뉴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사진이 찍히게 된다.

<산 속에서 새벽 동이 터올 무렵 약 3분간 촬영한 사진.짙푸른
하늘의 색이 별의 궤적과 어울려 보인다.>


별 사진은 다른 사진처럼 순간에 찍을 수는 없지만 몇 분의 시간을 기다리는 묘미가 색다르다. 휴가철 산이나 바다에서 추억과 함께 그곳의 별을 담아오는 것은 어떨까? 올해 여름에는 밤하늘을 담아와 자신의 블로그나 사진첩을 장식해보자.


글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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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수술하는 시대… 다빈치가 다가온다 [제 943 호/2009-07-20]

요즘은 주위에서 로봇에게 수술을 받았다는 사람을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과학소설에나 존재했던 수술로봇이 직접 환자에게 응용되고 있는 셈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고, 사람이 손으로 수술하는 것 보다 경과가 좋아 인기가 높다고 한다.

사람 손을 대신해 예리한 메스를 잡아 암 덩어리를 잘라내고 정밀하게 실과 바늘로 찢어진 부위를 꿰매는 수술로봇. 흔히 ‘다빈치’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로봇은 1999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해 작년까지 세계적으로 946대가 팔려나갔다.

이 중 대부분인 870대는 미국 및 유럽의 병원에 설치돼 있으며, 아시아에 48대가 보급돼 있다. 일본에 6대가 도입되어 있고 중국은 11대, 그리고 우리나라에 20대가 있다. 한국이 아시아에선 가장 많은 수술로봇을 갖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 수술로봇이 가장 처음 도입된 것은 2005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그해 7월 15일 첫 로봇 수술에 성공했다. 이후 2007년부터 국내 유수의 병원(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한강성심병원, 고대병원, 부산 동아대병원 등)들이 앞 다퉈 다빈치를 도입하고 있다.

올해 6월, 아시아에선 두 번째로 ‘로봇 수술 트레이닝 센터’가 개장했다. 이곳은 로봇 수술 조작법을 배우는 곳으로 의사나 간호사들이 수료과정을 거쳐 정식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다빈치는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팔과 몸통으로 구성돼 있는 로봇 카트(the robotic cart), 의사가 로봇을 조종하는데 쓰는 수술콘솔(the operating console)이 그것이다. 로봇카트와 수술콘솔은 전선으로 연결돼 있어 수술실 환경에 따라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관계는 없다.

로봇 카트는 약 2m의 높이로 무게가 544㎏이나 나가는 꽤 거대한 물체다. 본체에는 4개의 팔이 붙어 있다. 가운데 있는 팔에는 환자의 몸속을 들여다보는데 사용하는 복강경(endoscopic stack) 카메라가 붙어 있고, 그 주위로 수술용 기구를 다루는 팔이 3개가 더 붙어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수술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다빈치는 의사의 손동작을 그대로 흉내 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양쪽 손의 엄지와 검지를 수술콘솔 안에 있는 골무에 끼우고 움직이면 로봇팔에 붙어있는 수술집게도 그대로 움직인다. 밑에 있는 발판을 밟고 팔을 앞, 뒤로 움직이면 로봇팔도 따라서 작동한다.

단지 사람 손처럼 자연스럽지 않아서 미세한 감각 같은 것을 느낄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손으로 환부를 꿰매던 실을 잡아 당겨보면 팽팽한 느낌을 단박에 알 수 있지만 다빈치로 수술할 때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없다. 화면을 보면서 실이 당겨지는 화면을 보고 어림짐작을 할 뿐이다. 또한 수술 도중 환자를 움직이게 하려면 로봇팔을 환자의 몸속에서 꺼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을 중단해야 한다.

이렇게 수술할 경우 수술을 받는 사람의 몸에는 4개~6개 정도의 구멍을 뚫어야 하지만 칼로 수술 하는 것 보다는 훨씬 상처가 적다. 로봇수술을 받으면 환자의 회복이 빨라지는 이유이다.

<다빈치가 설치된 수술실 전경.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다빈치를 이용해 수술할 경우 가장 큰 이점은 환자의 몸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압도적으로 넓은 수술시야이다. 3D 카메라로 환자의 몸속을 비춰 보여주니 입체화면처럼 멀리 있는 곳과 가까이 있는 곳을 구분할 수 있고, 수술하는 곳을 10배까지 확대해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의사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환자의 몸에 더 큰 상처를 내는 일이 없어진 것이다.

또 수술의사의 손이 떨려도 로봇 팔에는 떨림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손이 다소 떨리는 사람도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진다. 최신형 디지털 카메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손떨림 방지 장치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빈치는 어떤 치료에 활용되고 있을까? 가장 우위를 자랑하는 것이 전립선암 수술이다. 전립선을 제거하는 경우 기존의 수술보다 부작용이 훨씬 적어서 근래에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다빈치의 반 이상이 비뇨기과 수술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 설치돼 있는 다빈치는 전립선 및 신장 수술과 같은 비뇨기과 수술이 대부분인 미국, 유럽과는 달리 다양한 질환에 적용되고 있다. 올해 4월까지 이 병원에서 시행된 총 2,314건의 로봇 수술 중 비뇨기과 수술은 971건이지만,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수술을 중심으로 한 외과 수술은 1,147 건으로 오히려 더 많았다. 이 외에도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심장외과 영역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다빈치는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이미 표준 치료로 인정되었으며, 신장암(부분신장절제술) 및 방광암도 곧 표준치료로 등록될 예정이다. 이것은 많은 수술건수를 통해 안정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흉부외과와 이비인후과에서는 가슴뼈를 손상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어 심장수술과 식도암수술 등에서 조금씩 사용되고 있다. 외과영역에서는 대장암(직장암) 등을 다빈치로 수술하는 사례가 많지만, 현재 자료를 축적하고 있는 과정이어서 아직 모든 의사의 동의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로봇수술이 정착되려면 한계가 많다. 우선 수술비용이 비싼데, 대략 1,000만원을 넘어간다. 독점적으로 다빈치를 공급하고 있는 제조회사에서 수술비용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마음대로 가격을 낮출 수도 없는 실정이다.

영화나 소설처럼 로봇이 스스로 생각하고 치료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도 로봇은 당분간 외과의사를 위한 기구로 남을 것 같다. 그러나 로봇의 장점을 이용해 더 나은 치료방법을 발전시키려는데 그 의의가 있다. 곧 원격치료도 가능해진다니, 미국에 있는 환자가 아플 때 한국의사가 수술을 하는 것도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먼 미래에는 사람보다 로봇 의사를 볼 때 더 안심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글 :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도움말 :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 이강영, 나군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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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공포영화, 보면 정말 시원해질까? [제 942 호/2009-07-17]

어두운 학교. 친구를 닮은 뒷모습에 반갑게 불렀는데 목만 180도 돌려 쳐다보는 그의 얼굴은…. 영화 속 주인공과 호흡을 맞추다보면 저도 모르게 몸이 굳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카락이 곤두선다. ‘쿠궁~!’ 하는 효과음에 주인공이 비명을 지르자 여기저기 관객들의 입에서도 “꺄악~!”하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오싹한 공포영화는 유독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 많이 등장한다. 극장가에서는 흉측한 몰골의 귀신이나 잔인한 행위를 일삼는 살인자가 주인공을 뒤쫓고 TV에서도 이에 질세라 흰색 옷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귀신이 등장하는 한국형 공포드라마를 방영한다. 이들이 강조하는 문구는 언제나 ‘여름 더위를 피해 서늘한 기운을 느끼라’는 납량특집이다.

그런데 공포영화를 보면 정말 시원해질까. 답을 알려면 먼저 우리 몸이 어떻게 추위와 더위를 느끼고 온도를 유지하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인체는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려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뇌의 시상하부에는 체온 감지시스템이 있어 척추, 근육, 혈관, 피부 등에서 온도 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체온이 변할 때마다 수시로 대응책을 마련한다. 예를 들어 외부 온도가 높아지면 호흡이 가빠져 체내의 뜨거운 공기를 내뱉고 외부의 찬 공기를 들이마신다. 또 땀을 증발시켜 열을 방출하기도 한다.

반면 체온이 낮아지면 땀구멍을 닫고 혈액도 피부보다는 근육 쪽 혈관을 통해 흐르도록 해 살갗의 열 손실을 최소화한다. 또 근육을 으스스 떨게 해 열을 낸다.

재미있는 것은 공포영화를 볼 때의 몸은 체온이 떨어졌을 때와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공포영화를 보며 공포와 긴장감을 느끼면 뇌는 경고 신호를 온몸에 보낸다.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분비돼 몸의 경계태세가 강화된다. 소화기관에서 근육으로 피가 쏠리며 소화기관의 활동이 줄어든다. 여차하면 몸을 신속히 피하기 위해서다.

또 에너지 방출을 줄이기 위해 피부의 혈관을 수축시킨다. 그래서 얼굴의 핏기가 가시며 창백해지고 피부에 소름이 돋는다. 근육은 수축돼 으스스한 느낌이 나고 땀샘이 자극돼 식은땀이 난다. 식은땀이 증발하면 몸은 더욱 서늘함을 느낀다. 공포영화가 여름철에 많이 개봉되는 것도 이유가 있는 셈이다.

물론 공포영화의 매력은 단순히 오싹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 생활에서 쌓인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는 마음속의 찌꺼기로 남는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잔여긴장’이라고 하는데 이를 해소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더 큰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다.

신체는 공포와 같은 자극을 받으면 아드레날린이나 도파민 같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 이때 신체 변화와 함께 짜릿한 쾌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즉 공포영화는 시원함과 더불어 ‘속 시원함’도 느끼게 해주는 셈이다.

<여름철이면 공포영화를 보러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사람은 공포를
느끼면 피부의 혈관이 수축돼 얼굴이 창백해지고 피부에 소름이 돋는다.
근육도 수축돼 으스스한 느낌이 나고 식은땀이 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그런데 공포를 이용해 무더위와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방법은 현대인만의 전유물이었을까. 어쩌면 조상들도 더운 여름 온 동네 사람들이 모깃불에 둘러앉아 입심 좋은 이웃이 풀어놓는 ‘비오는 날의 공동묘지’나 ‘흰 손이 올라오는 화장실’에 대한 얘기를 들으며 오싹한 밤을 보냈을지 모른다.

변변한 냉방시설이 없던 시절 이만한 피서 방법이 또 있을까. 이번 주말 에너지를 폭식하는 에어컨 대신 오싹한 공포영화 한두 편으로 온 가족이 에너지 절약형 피서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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