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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민주버스조직은 아는 동지는 알고 모르는 동지는 모르겠지만 박사훈 전 본부장과 이정훈 초대 위원장이 20년을 현장에서 발로 뛰며 만들어낸 조직이다.

이들의 활동비는 어떻게 조달됐는가하면 한달은 이 사람이 일해서 반으로 나누고 다음달은 저 사람이 일해서 반으로 나누고 하는 방식이었다.

현장에서 그 누구도 실천하지 못하는 아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열악한 환경과 여건속에서 땀과 피와 눈물로 민주버스를 일구어 낸것이다.

맨 처음 노조사무실은 지하실 이었다

그 후에 지상으로 올라왔다. 얼마나 표정이 기쁘던지 나조차 기뻤다.

그리고 대림동 공공운수노조에 합류하면서 지금의 민주버스본부가 건설된 것이다.

이런 일조차 기뻐하고 동지들과 막걸리 한잔하는 그런 소소한 기쁨들이 민주버스 내부에는 깔려있었다.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한국노총에서 무더기로 민주버스로 조직변경을 하면서 여기서기 싸음이 벌어지는제 박사훈 전 본부장과 홍정순 총무부장은 온갖 잔업과 철야도 마다않고 이 싸움들에 맞서 싸웠다.

그리고 많은 한국노총 소속 동지들이 민주노총으로 이동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러나 지난 선거기간동안 최종선거본부에서 저질른 온갖 마타도어와 유언비어 살포는 문제삼지 않겠다.

다만 문제는 이런 피와 땀과 눈물로 일구어낸 민주노조 내부에서 부당해고가 발생한 것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사안이 아닐뿐더러 그런 사소한 일로 해고를 자행하는것은 자본가와 별 다를바 없다는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만약 이일로 부당해고를 거부하는 버스동지들이 공공운수노조앞에서 집회를 한다면 아마 굉장히 보기 좋을 것이다.

거기다가 점거까지 들어가고 본부장 집기 따 빼버리고 업무정지를 시킨다면 이건 그야말로 기가막힌 그림이 될 것이다.

한 술 더떠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로 관할 노동부에 제소가 들어간다면 적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는가?

민주노조는 이런게 아니다.

제발 최종본부장 정신좀 차리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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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죽어가는 노동자들 (박래군-경향신문 칼럼 펌)

 

 

 

 

 

 

 

 

소리 한번 지르지도 못하고, 유서도 남기지도 않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죽음들이 벌써 스물두 번째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장 점거 옥쇄파업에 들어간 지 닷새가 지난 2009년 5월, 40대 초반의 엄씨는 정리해고 명단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해고돼야 한다는 점에 많이 힘들어하다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로 죽었다.

조합 간부의 아내였던 30대 초반의 박씨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 싶으니까 잠깐이라도 왔다가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경찰과 용역이 막고 있어 회사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남편은 결국 아내가 죽은 뒤에야 장례식장으로 갈 수 있었다.

77일의 파업 기간 중에 5명이 죽어갔다.

 

 
 

 

 

2012년에 들어와서도 죽음은 끊이지 않았다.

해고 칼바람을 비켜가지 못했던 중증장애인 40세의 황씨는 집 화장실에서 목을 맸고, 36세의 김씨는 차에 연탄불을 피웠다.

조합원의 아내 최씨는 남편에게 보고 싶으니 빨리 들어오라고 독촉을 한 뒤 집에 온 남편이 옷을 갈아입는 사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졌다.

2011년 1월, 서씨는 거제도에서 용접일로 근근이 버티고 살다 자가용 안에 연탄불을 피우고 세상을 하직했다.

이혼했던 그의 뒤로 두 아이가 남았다.

무급휴직자 임씨는 잠자다 돌연사했고, 열다섯 번째 희생자인 강씨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죽었다.

그해 5월11일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있던 김진숙씨는 “질병으로 15명이 죽어갔다면 원인도 찾고 처방도 찾아내려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누군가가 15명을 연쇄 살인했다면 온 국민이 나서서 범인을 잡아 법정에 세웠을 것이다.

원인도 알고 범인도 아는 살인에 대한 거대한 묵계”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은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했고, 가수 박혜경과 방송인 김제동도 나서서 노동자와 그 가족들과 함께했다.

사람들은 돈도 모으고, 마음도 모았다. 한동안 죽음의 행렬은 끊어졌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투쟁에 연대했고, 재능과 유성기업 노동조합의 투쟁에도 힘을 보탰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연대에 그들은 늘 앞장섰다.

2011년 10월부터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았던 이들마저 죽음의 길을 택했다.

희망퇴직 후 대인기피증을 보이던 김씨가 집에서 목을 맸다.

그의 휴대폰에는 자신의 사진 2장과 친구 한 명의 전화번호만 있었다.

19번째 죽음은 정리해고자 아내의 죽음이었다.

그 뒤 ‘희망의 텐트’가, ‘희망 뚜벅이’가 이어졌다.

2012년이 되었다.

1월20일, 회사의 요청으로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강씨는 재해고된 뒤 심적 고통을 겪다 심장마비로 죽었다.

그리고 지난 3월30일 77일의 파업 투쟁을 같이했던 올해 만 36세의 정리해고자 이씨는 쌍용자동차 출신이라는 낙인 끝에 일자리를 얻지 못하자 자신이 살던 김포의 임대아파트 23층에서 투신했다.

이렇게 조용히 그들은 죽어갔다.

누구보다 살고 싶었을 그들이었고, 그들의 가족이었을 것이다.

정리해고자 2646명, 징계해고자 44명, 징계자 72명, 비정규직 노동자 19명 등. 그들은 단 한 명도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복직 약속은커녕 블랙리스트를 돌려 해고자들의 전업조차 가로막는 잔인함, 빨갱이라는 손가락질과 냉대가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아갔다.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분향소가 대한문 앞에 차려졌다.

오는 22일이면 “함께 살자”며 옥쇄파업에 돌입한 지 3년, 1095일이 된다.

3년이 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분들은 대한문 앞으로 오시라. 11일에는 김제동, 변영주, 김진숙, 심보선, 진은영, 김선우, 송경동, 박재동 등이 함께하는 콘서트와 정태춘·박은옥, 김여진, 김미화, 정지영 등 수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바자회가 열린다.

18일에는 4대 종단이 스물두 번째 죽어간 이씨의 49재를 지내고, 19일에는 추모대회가 열린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곁에 서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자. 그리고 정부와 회사가 책임지라고 분명히 말하자. 조용히 죽어가는 이들이 더 이상 없게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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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받아라 자본가들이여, 그리고 노동자들이여!

보리출판사는 지금 ‘6시간 근무제’ 실험 중

시사저널 | 노진섭 기자 | 입력 2012.03.25 11:17

1980년대 < 9 to 5 > 라는 팝송이 나왔다.
오전 9시에 출근하고, 오후 5시 퇴근하는 봉급생활자의 시계추 같은 삶이 노랫말에 담겨 있다.
이 노래는 직장인들의 공감을 받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이처럼 출퇴근 시간은 불문율이 된 지 오래다. 이 불문율을 깨는 일은 신문에 날 정도로 이슈거리였다.
삼성이 1993년 출퇴근 시간을 오전 7시와 오후 4시로 바꾸었고, LG전자는 1995년 출퇴근 시간을 직원이 정하도록 했다.
이런 출퇴근 시간의 변화는 신문에 대서특필될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샀다.
그러나 하루 8시간 근무라는 근간에는 예나 지금이나 큰 변함이 없다.
근로자나 경영자 모두 8시간 일하고 봉급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개인과 가족생활은 물론 사회가 8시간 근무제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이 틀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처럼 단단하다.
 

미국 켈로그의 6시간 노동제 본떠

최근 보리출판사가 하루 6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이 틀을 깼다.

이 회사의 임직원은 지난 3월1일부터 오전 9시에 출근하고 오후 4시에 퇴근한다.

점심 시간 한 시간을 빼면 일하는 시간은 6시간이다.

주 5일제 근무는 오래전부터 지켜왔기 때문에 주당 근무 시간도 기존 40시간에서 30시간으로 줄었다.

미국과 캐나다 등 외국에는 6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회사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사례이다.

6시간 노동제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여러 기업이 도입했다.

대표적인 곳이 1930년대 이 제도를 도입한 미국 켈로그라는 회사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1985년 중단되었지만, 이를 기록한 책( < 8시간 VS 6시간-켈로그의 6시간 노동제 1930~1985 > )이 계기가 되었다.

보리출판사의 전 직원이 지난해 5월부터 이 책을 읽었다. 이후 토론회를 열고 6시간 근무제를 마련했다.

지난 1988년 설립된 이 출판사는 지난 20여 년 동안 어린이 책, 생물 세밀화 그림책 등 3백여 권을 펴냈다.

살림살이가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 데다 대표를 포함한 직원 수도 32명이다. 대기업의 일개 부서에도 못 미치는 규모이다.

하루 8시간이 아니라 10시간을 일해도 부족할 판에 근무 시간을 2시간이나 뚝 잘라냈다.

퇴근 시간 이후에 일을 더 하면 그 시간만큼 적립해두었다가 휴가로 쓸 수 있다. 연장 근무를 너무 오래 하면 6시간 근무제의 의미가 없으니 연장 근무 시간도 월 18시간 이내로 묶어두었다.

일을 적게 하니 월급이 줄어야 마땅한데, 월급을 줄이지도 않았다.

일의 양은 같은데 일할 시간이 줄어들면 일의 강도가 세지기 마련이다.

일의 양은 부서마다 달라서, 오후 4시에 퇴근해도 지장이 없는 부서가 있는가 하면 일에 압박을 받는 부서도 있다. 이 회사는 일 자체를 줄여 일의 강도도 낮추기로 했다.

한 해에 20권의 책을 낸다면 한두 권 덜 출간하는 식이다.

영업 부서도 하루에 5~6곳의 서점을 관리하던 일을 3~4곳으로 줄일 수 있다.

이 출판사만의 콘텐츠에 매력을 느낀 마니아층이 두텁다. 실제로 지금까지 내놓은 책 중에 절판된 책은 2종뿐일 정도로 꾸준히 팔린다.

이들에게 마케팅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처음 시행하는 제도이니 만큼 처음에는 삐걱거릴 터이다.

그래서 6개월 동안 완충 기간을 두었다. 특히 첫 한 달 동안은 아무런 평가를 하지 않기로 했다.

막내 사원이 '칼 퇴근'을 해도 눈치를 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6시간 일하면서 스스로 체험하는 시간을 둔 셈이다. 6개월 후에 모여 평가하기로 했다.

겨우 보름 남짓 지난 지금, 이미 몇몇 장단점이 생겼다. 일을 줄여도 그날 해야 할 일은 있게 마련이다.

빨라진 퇴근 시간 전에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해 더 긴장하고 집중해서 일을 처리하는 직원들이 나타났다.

중간에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나누고, 인터넷으로 연예인 가십거리도 보지만, 그런 시간이 예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능률이 오른 셈이다.

부작용도 나타났다. 연장 근무 시간을 적립하는 것에 문제가 생겼다.

연장 근무를 하지 않으면 일하지 않는 직원으로 비칠까 우려된다는 소리가 나왔다.

직원에게 압박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6개월 동안, 일을 줄이지 못하거나 연장 근무가 밥 먹듯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여기저기 고치고 개선하더라도 6시간 근무제를 포기하지는 않을 심산이다.

자기 실현의 시간 찾으면서 삶에 큰 변화

이쯤 되면 다른 직장인들은 부러워한다.

지난 3월13일 오후 4시 퇴근하기 시작하는 이 회사 직원들을 사무실 창문 너머로 쳐다보는 다른 회사원들의 눈빛에 부러움이 묻어났다.

이 상황을 다른 시각에서 보면, 다른 회사 근로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

이 출판사도 그 점을 잘 안다.

그럼에도 이 사실을 언론 등을 통해 알리는 이유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다.

자기 실현의 시간을 줄여야 할 정도의 노동은 '나쁜 노동'이라는 메시지이다. 개인의 삶이 풍요로워야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8시간 근무에 묶인 고정관념을 바꿔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렇다고 8시간 근무제가 잘못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 시간마저 잘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 문제라고 한다.

주 40시간 노동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예외 규정과 편법 등으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말단 사원이 눈치를 보지 않고 퇴근 시간에 사무실을 나서기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어림없다.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근로 시간을 늘리더라도 임금을 더 받겠다는 근로자와 추가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도 많은 양의 일을 처리하려는 고용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다.

그러니 제조업계의 초과 근무나 연차 휴가 수당이 임금 총액의 11.8%를 차지할 정도이다.

또 한국 근로자의 노동 시간은 10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 취업자 기준 1인당 노동 시간은 연간 2천1백93시간으로 OECD 국가 평균(1천7백49시간)보다 4백44시간이나 많다.

자기 실현은 접어두고라도, 많은 근로자가 일과 돈에 얽매여 있으니 삶이 풍요로워질 수 없다.

이런 면에서 보리출판사 임직원들은 자기 실현의 장을 연 셈이다.

고작 두 시간 일찍 퇴근하지만 삶에는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늘 밤에만 밟아보던 집 주변 골목길을 낮에 접하는 기분이 좋다고 한다.

또 어린아이를 저녁도 못 먹이고 어린이집에 맡겨야 했던 일도 없어졌다. 가족이 모여 넉넉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직원도 있다.

병원에도 가고, 야간 대학에 다니고, 취미 생활을 즐기려는 직원들이 생겼다.

무엇보다 가족과 회사를 더욱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20여 년 전 책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출판사이다.

일반 회사처럼 이 출판사에도 경영인이 있고 말단 직원이 있지만 소유자는 없다.

모든 임직원이 주인인 셈이다.

 

"8시간 근무제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조혜원 보리출판사 기획부장 인터뷰

 



ⓒ 시사저널 임준선
 
보리출판사 대표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요청했더니 대표는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임직원이 협의한 일이라는 말이다. 조혜원 보리출판사 기획부장이 6시간 근무제 정착을 총지휘한다.

일을 많이 해야 매출도 늘고 직원의 삶도 좋아지지 않을까?

한국이 외국보다 일을 많이 해서 개인의 삶이 풍요로워졌는가? 그렇지 않다. 경쟁적으로 살다 보니 일과 돈에 묶인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8시간 근무제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면 좋겠다. 특히 기업인과 정책 책임자들에게 이 메시지를 분명히 보내고 싶었다.

6시간 근무제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떤가?

대다수 사람은 8시간 근무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당연한 것을 바꾸니 주변에서 관심이 많다. 연봉이 많은 회사를 보면 부러워하지만 놀라지는 않는다. 그런데 근무 시간을 줄이면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임금을 줄이지 않은 점인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시간과 돈에 묶여 살아왔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 시간과 일을 줄이면 삶은 행복해진다.

6시간 근무제로 과연 삶이 행복해질까?

일하는 시간을 줄인 만큼 일도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 강도가 세져서 오히려 삶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6개월 동안 이 제도를 실험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잘못된 부분은 개선할 생각이다.
 
노진섭 기자 / no@sisapress.com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pres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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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출판도시에 있는 보리출판사 직원들이 퇴근 시각을 알리는 시계를 들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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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근무제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조혜원 보리출판사 기획부장 인터뷰

 



ⓒ 시사저널 임준선
 
보리출판사 대표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요청했더니 대표는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임직원이 협의한 일이라는 말이다. 조혜원 보리출판사 기획부장이 6시간 근무제 정착을 총지휘한다.

일을 많이 해야 매출도 늘고 직원의 삶도 좋아지지 않을까?

한국이 외국보다 일을 많이 해서 개인의 삶이 풍요로워졌는가? 그렇지 않다. 경쟁적으로 살다 보니 일과 돈에 묶인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8시간 근무제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면 좋겠다. 특히 기업인과 정책 책임자들에게 이 메시지를 분명히 보내고 싶었다.

6시간 근무제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떤가?

대다수 사람은 8시간 근무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당연한 것을 바꾸니 주변에서 관심이 많다. 연봉이 많은 회사를 보면 부러워하지만 놀라지는 않는다. 그런데 근무 시간을 줄이면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임금을 줄이지 않은 점인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시간과 돈에 묶여 살아왔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 시간과 일을 줄이면 삶은 행복해진다.

6시간 근무제로 과연 삶이 행복해질까?

일하는 시간을 줄인 만큼 일도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 강도가 세져서 오히려 삶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6개월 동안 이 제도를 실험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잘못된 부분은 개선할 생각이다.
 
노진섭 기자 / no@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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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 더 낫다.

명진 스님, 간만에 도심 복판에

[윤재석의 '쾌도난마']<44> '수박은 수박대로, 호박은 호박대로 살자'

윤재석 언론인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02-24 오후 5:09:05

신랄한 비판으로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다, 조계종 총무원의 압력에 따라 서울 삼성동 소재 봉은사 주지에서 물러난 명진(明盡) 스님이 서울 도심 한 복판에 나타났다. 23일 저녁 7시 경향신문 별관 4층 금속노조 강당.

근저(近著)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북 콘서트를 위해 전국을 유랑하고 있는 그가 도심에 나타난 건, 문화다양성포럼과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이 공동 주최한 사랑방좌담회 특강을 위한 것.

명진은 '수박은 수박대로, 호박은 호박대로 살자'를 화두로 한 한 시간여에 걸친 특강에서 특유의 거침없는 독설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다음은 명진 스님의 법문 요지.

제가 말을 심하게 한다, 독하게 한다는 말 많이 듣는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우선 내 태생이 거칠기 때문이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서울공고를 다녔는데, 그 때 철조망 클럽의 일원이었다. 나중에 레인보 클럽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지금의 일진회라고 보면 된다. 거기서 잔뼈가 굵었기에 거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난 중이다. 거둬 먹일 처자식이 없다. 눈에 뵈는 게 없다. 임진왜란 때 중이 가장 용맹스럽게 싸운 것도 홀몸이었기에 가능했다.

MB가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했는데, 난 MB를 하나님께 봉헌하고 싶다. 물론 그렇게 하면 난 하나님으로부터 천벌을 받을 거다. 왜 그런 인간을 봉헌했느냐고.

반포대교를 지날 때마다 나는 분노한다. 이른바 '세빛 둥둥섬'. 그건 서울시민 세금 쳐들여 만든, 아무 실효성 없는 그야말로 '세금 둥둥섬'이다. 어느 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저 세금둥둥섬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앨커트래즈 같은 교도소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시설을 잘 정비해서 세금 포탈한 자, 세금 마구 낭비한 자들을 가둬 두는 그런 교도소 말이다.

불교 일화 얘기하겠다.
당(唐) 현종(玄宗) 때 단하(丹霞)라는 고승이 계셨다. 객승으로 운수행각(雲水行脚)하던 중 어느 추운 겨울 밤 낙양 혜림사(慧林寺)에 들어가 하룻밤을 묵게 됐다. 그런데 요사채에 난방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단하는 불전(佛殿)의 목불을 가져다 불을 피웠다.
이를 본 원주(院主)가 벌컥 화를 내자, 단하가 막대기로 아궁이를 쑤시며 하는 말.
"사리(舍利)를 찾으려고."
원주가 "목불에 무슨 사리가 있소!"하자, 단하 왈 "사리도 안 나오는 부처가 무슨 부처, 생불 따습게 하는 게 더 낫지."
참부처를 찾는 화두로 빈번히 쓰이는 사례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닌가. 명품, 화장 등으로 위장스스로를 돋보이려 하지만 그게 자신의 본질은 아니지 않은가. 호박이 수박보다 훨씬 유용한 식물인데도 우리 호박들은 자꾸만 수박처럼 보이기 위해 줄을 긋곤 한다. 모과 역시 마찬가지. 못생겼지만, 향기롭고 차로 끓여마시면 어느 과실보다 격조 높은 과실이다.

학력, 재력, 인맥으로 얽힌 우리 사회가 MB와 같은 전과자를 지도자로 뽑는 건 어느 면 당연한 귀결이다. 그런 사회에선 오직 가진 자만이 득세할 수밖에.

MB정권 출범 2년이 됐을 때, 평화방송에서 그래도 정부에 대한 덕담 한 마디 해달라고 해서 이렇게 얘기했다.
"어서 3년이 지나가기를…."

일전에 백지연과의 대담(tvn의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서 그래도 MB의 업적 좀 얘기해달라고 해서 천민자본주의의 폐해를 확실하게 보여줘 20~30대의 투표의식을 높여준 것, 박원순, 문재인, 안철수정직한 이들이 정치에 나설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은 MB의 큰 공로라고 했다.

"잘 살아 보세"라고만 했지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없는 사회, 그게 우리의 현주소다.

그러니 SK그룹 오너 형제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검찰에 불려가고, 삼성과 CJ간 재산싸움이 벌어지고, 한화 회장 김승연은 몽둥이 들고 설치고. 그렇게 해서 재벌들이 받은 형량이 27년인데 한 사람도 감옥 안 가고 등등.

어떻게 사는 게 과연 잘사는 걸까.
2012년은 모든 것이 바뀌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천민자본주의가 횡행하는 걸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나는 '이단(異端ㆍheresy)이 되자!'란 말을 즐겨 쓴다. 이단 하면 나쁜 것으로, 특히 개신교에선 상종 못할 종자로 치부하는데.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라는 뜻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단이 되자는 거다.

종교인들이 사기를 많이 친다. 사기가 달래 사기냐. 남을 속이면 사기지. 천국과 지옥에 대한 얘기를 해 보자. 신부, 목사, 중 공히 천국과 지옥을 내세워 곧잘 사기를 친다. 그리고 천국 가려면 헌금을 많이 내야 한다고 협박한다.

천국이 그렇게 좋다면 자기는 왜 안가나, 그 좋은 곳에. 모르니까 용감하게 사기 치는 거다.불교에서 해탈을 얘기한다. 근데 해탈이란 게 별 거 아니다. 단하 선사의 목불 태우기처럼 모든 고정관점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해탈이다. 내가 부처를 위해, 내가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한 부처 나를 위한 하나님을 모셔야 한다. 맛있는 거 생기면 나부터 먹고 식구부터 챙겨라. 그게 이기적인 게 결코 아니다.

해탈을 위해 또 하나 중요한 것. 자아에 들어있는 불필요한 힘을 빼야한다. 무림 고수, 프로골프선수, 프로야구선수의 공통점은 팔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거다. 그렇게 되면 겸손해진다. "내가 깨달은 건 내가 아는 게 없다는 거다"라는 소크라테스의 고백은 그래서 진솔하게 다가온다. 모든 앎으로부터 해방된 자유, 그게 해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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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을 가지고 지랄을 해라 지랄을 해!

그제 특수고용노동자 재능교사 한분이 오랜 암투병중 사망했습니다. 

지난 8일 분신해 치료중이던 울산 현대자동차 노조원이 안타깝게도 숨을 거뒀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8일 분신을 시도해 몸 70%가 화상을 입어 중태에 빠졌던 신모(44)씨가 15일 오전 3시께 사망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분신 직후 인근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부산 화상전문 병원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으나 끝내 숨졌다.

신씨의 분신 직후 현대차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관련 책임자 엄중 처벌’, ‘현장탄압 대책’, ‘대표이사 공개사과’, ‘현장탄압 기구인 공장혁신팀 해체 등 6가지 사안을 요구하며 엔진 사업부 조업을 중단했다. 이후 11일 현대차 노사는 분신한 신씨에 대한 산재처우에 준하는 지원을 하고, 공장혁신팀 업부 중 현장 통제로 인식되는 업문에 대해서 조정하기로 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를 했다.

한편 노조는 신씨의 장례를 노동조합장(5일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17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장례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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