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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을 잡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다. 왜냐하면 할 수 있는 일이든 할 수 없는 일이든 일단 적고 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무엇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무엇이 할 수 없는 일인지 시작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계획을 잡을 때는 오로지 자신의 이성에 의지 하게 된다.
계획을 잡는 다는 것은 위선적인 자위 행위이다. 마치 자위를 혐오하면서 자위행위에 물드는 것처럼, 해야 되고 할 수 있다는 충동적인 이성의 재현이다. 하지만 그 어떤 계획도 실천되고 실현되지 않는다.
그 것이 실천되고 있고 실현되고 있다고 느낄 때 계획의 위선적인 ‘스티그마’는 빛을 발한다. 그 어떤 것도 실천되고 있지 않으며 실현되고 있지 않음을 ‘위선의 스티그마’는 알고 있다.
어쨌든 사람들은 계획을 잡는다. 단순히 시간표를 짜는 행위에서부터 ‘고귀’한 예술작품을 만들려고 하는 것에 이르기 까지 우리들은 계획을 잡고 그 계획에 따라 현실에서 자신의 행동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 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들은 계획을 잡는다.
‘계획을 잡는 것’은 가장 극명한 형태의 사회화, 그것의 첫 발걸음이다. 시간의 순서를 믿고 대화의 가치를 존중하며, 3차원의 공간을 의심하지 않는다,.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모든 문명들의 기능의 사용을 전제로 하며, 어떠한 우연성도 배제하고 ‘정상적’인 흐름을 따라간다.
계획은 근대적인 사고방식의 총체이며 발현이고 재현이다.
계획은 그 것을 지키려고 하면 할수록 그리고 계속 만들어 나가면 나갈수록 자신(그들)의 삶은 억압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이제 계획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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