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지각

집을 나서자마자 장대비가 마주쳤다.

평소 놀이터 쪽으로 가던 길은 이미 물이 차서 돌아서 지하철역으로 걷기 시작했다.

우산의 작은 틈새를 비집고 작은 포말들에 머리에 뿌려지고

신발부터 점점 바지를 적시기 시작했다. 그래도 참을만했다. 여기까진.

 

그리곤 무사히 지하철에 자리를 잡고 앉아 여유있게 무가지 'AM7'을 펴서 읽기 시작했다.

"정발산역이 침수되어 지하철이 연착되니 바쁘신 분들은 버스를 이용해 주세요"라고

안내 방송이 나와서 그냥 앉아 있는 데....채 3분도 지나지 않아

"역이 침수되어 지하철을 운행할 수 없사오니 버스를 이용....어쩌구저쩌구..."

 

다시 버스를 타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광화문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긴 줄이 만들어져 있다.

비는 줄기차게 쏟아져 내리는 데...버스는 더디 오고

출근하기 위해 사람들은 차도를 점령하며 버스는 초만원이 되어 떠나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단 번에 버스를 타기 힘들어보여서

침수되지 않은 역까지 버스를 타고 다시 지하철을 타기로 하고

어찌어찌 백석역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데 찻길은 또 얼마나 막히는지...

암튼 백석역에 도착하니 "삼송역이 침수되어 일산선 전체가 불통되었다"는 것이다.  -..-

 

신발도 철벅거리고 바지도 젖고 물에 빠진 생쥐처럼

괜시리 잔머리 굴리다 2시간 넘게 지각하여 사무실에 왔다.

기상관측이래 고양시에 내린 비가 최고라니깐

최고 스타와 만나는 일은 항상 값비싼 댓가를 요구한단말야.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