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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힌 1박2일

10월 20일 14:00 교육부 소청심사위원회 4층 대강당에서 교육부의 교원평가 공청회가 진행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쓰벌노무들...결국 공청회를 강행하면서 교원평가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려는구나...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노무현이 교원평가를 도입하려는 것은 교육판에서의 노동유연화이자 신자유주의 교육개방의 징검다리라는 것을...

마침, 교원평가 공청회 강행에 반대하는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은 모이잖다...공청회 장소로...

 

10월 20일 14:03분...좀 늦었다...미리 도착한 동지들이 공청회 저지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 것 같다...4층 강당으로 올라가는 길...입구부터 전경애들이 쫙 깔렸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공청회를 강행하기 위해서 국민의례부터 진행이 되면서, 단상 앞에서는 교육부측 진행요원들과 공청회 강행을 저지하기 위한 동지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다.

생각할 것도 없이 단상 앞으로 나가 몸싸움에 합류했다.

 

10월 20일 14:08분경(이 시간은 경찰서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전경애들에게 사지가 붙들려 달랑 들린 채로 바로 닭장차로 연행되었다...나 참....쩌비....교사들 문제에 교사들이 항의하는데 그 교사들을 연행하는 건 한국이라는 사회에서나 가능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하기사, 이 땅에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하나둘 뿐이던가...가진 건 몸뚱아리밖에 없는 수많은 노동자와 민중들이 어떤 꼴을 당하고 있던가...

 

나를 포함해서 강동경찰서로 7명이 연행되었다(나중에 알았지만, 4개 경찰서에 25명이 연행되었다)...경찰 조사를 받고 바로 유치장에 입감.....

 

10월 21일 18:00경...강동경찰서로 연행된 7명은 불구속기소된 채로 일단 석방되었다...25명 중 구속영장 청구로 인하여 5명의 교사가 아직 석방되지 못하고 있다...공청회에서 항의 좀 했다고 구속영창 청구라니...이미 돌아버린 노무현정부는 이제 미쳐돌아가고 있다...

 

진술서 등에 지문날인하란다. 싫다고 거부했다. 그럼 '무인거부'라고 쓰란다. 썼다.

석방되기 직전에, 현행범이므로 최종 신분 확인을 위해 지문 확인을 하겠단다. 싫다고 거부했다.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지문 확인을 하겠단다. 맘대로 하라고 했다.

그럴려면, 영장 발부와 시행 명령이 내려 올 때까지 경찰서에 대기해야 한단다. 구금이 48시간이니 언제 끝날 지 모른단다...제길...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기에 집에 두고온 아들 생각이 났다...어젯밤에는 못 들어간다고 연락도 못했다...이혼한 후에는 밤에 애비없이는 잠도 잘 못자는 녀석...그 녀석이 어젯밤에 무척 힘들었을텐데...오늘도 연락 못하고 집에 못 들어 가면 오늘 밤도 참 힘들어 할텐데....고민고민.....

진술서 지문 날인은 안하고 신분 확인을 위한 지문 확인에는 응하겠다고 했다.

 

스캔용 지문 확인창에 엄지 손가락을 대고 있을 때, 음흉한 괴물이 온 몸을 감고 조롱하는 것 같아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나의 내장까지 도려내어 맛볼려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났다.

더러운 기분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집에 오는 내내, 신자유주의와 국가권력에 짓밟힌 1박2일이 분하고 분했다...

아들이 보고 싶었다...그리운 사람이 보고 싶었다...소주도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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