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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다녀왔습니다2..^^

2. 교원평가
교원평가제의 도입 이후 일본의 상황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95년 일본에서는 '근무표투쟁'이라는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근무표는 한국으로 말하면, 근무상황부 정도에 해당하는 것인데 교사의 하루하루에 대해 그 일과와 평가를 작성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교원평가제도 속의 교원평가체크리스트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시 일본 선생님들은 "근무표가 전쟁으로 이어진다"(교육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가져올 비극을 막자는 의미)를 중심 구호로 거부투쟁을 전개했으나 결국 국가의 요구대로 근무표를 작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2000년 일본에서는 교육에 '인사고과제도'가 도입되는데, 바로 한국의성과급제도입니다. 그리고 지금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강요하며, 이를 거부하는 교사들에게 근무표와 인사고과제도가 악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에서는 1989년 학습지도요령(교육과정)을 변경하는데, 그 주 내용이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규정화하는 것이었답니다. 당시 일부 선생님들이 "이것은 과거 전쟁 전의 가치관(군국주의, 국가주의)을 부활시키려는 교육이며 이후 교사 및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반대하였으나, 많은 선생님들 속에서 "기미가요와 히노마루" 정도로 군국주의 부활을 걱정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반대가 거부 및 저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2002년 다시 학습지도요령이 변경되는데 그 주 내용이 "여유있는 교육"이라는 것입니다. 즉, 배움의 양을 줄이는 것이라는 데요...이에 대해서도 당시 일부 선생님들이 "이는 국공립학교 진학생의 99%를 우매한 대중으로 만들어 이후 국가가 요구하는 인간형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도입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거부 및 저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3년 일본 도쿄도교육위원회는 졸업식과 입학식에서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의무화하는 지침을 각 학교에 시달하였으며 이를 거부하는 교사들을 징계 및 해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아베 총리는 "일본국민은 천황과 함께 한다. 이것이 일본이다"라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하고,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론조차 하기 싫다. 기미가요에 무슨 국가주의가 흐르냐"며 그 본질을 왜곡, 호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2006년 현재 일본 교육에서 가장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문제가 "교육기본법 개정"(제가 만난 선생님들은 이것을 "개악"이라고 합니다)입니다. 일본교육기본법의 핵심이 평화주의와 개인주의라고 합니다.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으로 평화주의 교육, 과거 전체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개인주의 교육이 중심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아베 총리는 교육기본법 개정을 통해 교육기본법 제 1조에서 평화주의 교육의 내용을 삭제하려고 한다네요. 지금 일본에서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이 진행 중입니다. 11월 12일(일) 교육기본법 개악 저지를 위한 전일본교사대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결국, 89년 별 것이 아닌 듯 보였던 학습지도요령 개정이 2006년 교육기본법 개악까지 연결되는 것입니다. 일본 선생님들은 이를 국가주의 교육의 완성 단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국가주의 교육의 완성은 신자유주의를 유지, 강화하기 위한 일본식 교육통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20:80이라는 말이 있는데 일본 선생님들은 1:99라고 표현하더라구요. 1%의 경제지배계급과 99%의 우매한 대중(전쟁, 이윤 등의 목적으로 국가에 동원되는, 국가주의에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림)을 양상하는 것이 일본 교육이라면서요..

위의 과정을 왜 재미있게 생각하느냐면, 지금 한국 교육의 흐름과 앞으로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랑비에 옷젖는 줄 모른다는 것이지요. 1995년 김영삼대통령 때의 5.31교육개혁안부터 시작하여 2003년 7차교육과정 도입, 2004년 네이스 도입, 2005년 교원평가 도입 및 부적격교원대책, 올해 성과급, 교원평가 제도화 등등이 이후 교사를 어떻게 통제하고 교육을 어떻게 왜곡할 지 뻔하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설마', '그 정도로 뭘'이라고 하다가 결국 평화주의 교육을 삭제하는 것을 법제화하여 군국주의 교육이 완성될 시점까지 왔다는 것입니다. 약 15년 만에 말입니다....

이 결과 일본에서는 교원들 간의 협력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며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교감 승진 시험을 앞두고 있는 교사가 평가를 잘 받기 위하여 자신의 담임 학급에서 벌어진 이지메 사실을 숨겨서 피해 학생이 등교를 거부한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과원교사(일본의 교육과정 개편-여유있는 교육-으로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이 줄어들자 과원교사가 생김. 더불어 2002년부터 수업시수가 줄어들면서 과원교사가 발생한다고 함)가 발생하여, 한 수업에 두 명의 교사가 함께 들어 가는 사례도 있었답니다. 특히, 기미코 선생님의 경우에는 강제 전보로 인해 옮긴 학교에서 의도적으로 과원교사를 배치하여 기미코 선생님의 수업에 과원교사를 들여 보내어 수업 감시를 하도록 한답니다. 지금요!!!

 

3. 기미코 선생님의 사례 - 다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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