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잘 살아야지...

설 전날...장우-아들이랑 놀러 갔다가 밤 늦게 들어오는데...

우리 보금자리에 와보니, 3층 단독주택이 불빛 하나 없다.

앞 집도, 옆 집도, 뒷 집도...

모두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으로 먼 길을 찾아 간 것일까?

이 동네에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많다. 그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낯선 땅에서의 '설날'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장우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가로등 불빛에 의지한 골목길을 장우의 자그마한 손을 잡고 걸어 들어 오는 때에, 내 가슴 속엔 예전의 기분이 강하게 느껴졌다.

친척들과 교류한 지는 내 기억 속에 거의 남아 있지 않는 만큼 오래되었던, 과거의 명절들은 참 외롭고 심심했다. 집을 떠나 자취할 때, 불꺼진 자취방에 들어 가기 싫었었다. 혼자 있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지는 것이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그 날, 보금자리로 들어서는 골목길은 꼭 예전의 그 느낌이었다.

달라진 것은, 내 옆에 장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들에게 내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것이 장우나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앞으로 장우랑 살아갈 수많은 날들을 생각하며 내가 더 단단해져야 할 것이다. 내 마음 속의 감정을 제대로 드려다보고 제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연휴가 좀 쓸쓸하지만,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사하기에 외롭지 않고...

연휴 기간 동안 좀 우울한 느낌도 들었지만, 밝은 장우가 고마워서 힘들지 않다.

 

설을 몇 시간 앞두고 체 게바라의 글을 읽었다...

 

아름다움과 혁명은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것을

아무렇게나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아름다움과 혁명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의 손 끝에 있는 것이다. [체 게바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