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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전화의 원리에 대해서

 초록 대장이 아침에 손전화로 물었다.

 "근데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내가 이런걸 아빠한테 물어볼 수 있을까?"

 

 컵에다 줄을 이어 만든 전화를 만들어서 가지고 논 적은 있는데, 그래서 유선 전화라면 대충 그거 비슷한 원리라고 둘러대면 될 거 같은데, 이 질문은 너무 어려웠다. 

 

 다섯살짜리 초록님한테 이럴땐 무슨 말로 설명을 해야 잘하는 것일까?

 

 무선 전화 같은 것들이 편한 줄은 알고 사용하지만 사실 돌아가는 내용을 잘 알고 쓰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 편리하고 익숙한 것들은 대부분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쓰고 있지, 기계를 '의식적으로, 지적으로' 이해하며 해석하며, 거기에다가 비판적으로까지' 쓰는 것은 아니다. 

 

 머뭇거리다가 "저번에 만들고 논 그 종이컵 전화기랑 비슷한거야" 정도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아직은 '무식한(?)' 이 녀석이 '아, 그렇구나' 하고 더 묻지 않고 끊어서 망정이지, 혹시나 '어른! 질문을 똑바로 들으셔, 나는 선 달린 전화기를 묻는 것이 아니고 이거 아무것도 안달린 전화기를 묻는거라니까?'라고  안물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래도 내가 좀(!) 안다고 으스대는 것들도 누가 그래서? 그래서? 하고 두번 이상만 물고 늘어지면 대답이 금방 바닥나기 일쑤인데, 그렇다고 '아들아, 이건 아버지가 잘 모른다'라고 실토해서 내 무식이 폭로되는 것도 싫으니 어떡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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