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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튀반대_집에서(imageact)

미술시장은 건국 이래 최대 호황이라는데,
우리 집 벽지는 곰팡이가 쓸어갑니다.

 

 

1
뉴코아 2차 점거 때 함께 들어갔었어요.
이후 경찰에 들려 유치장으로 들어갔고요.
이틀이상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지하 1층 매장에서 있으면서
나뭇잎 따라 살며시 뺨 스치는 바람을 그리워하기도 했죠.
갇힌 지하공간에서 가진
지상에 대한 그리움은 눅눅한 유치장에선 잘 마른 햇빛을 꿈꾸게 하기도 했습니다.
나가면 보겠지.. 곧 나가면 볼꺼야...
새벽 1시, 48시간을 꽉 채워 내보내준 경찰을 원망할 겨를도 없이
트인 공간을 달려 집으로 돌아온 순간...
오랜만에 본 반지하 집 형광등은
벽지를 따라 새어나온 빗물들을 보여주더군요.

빈 사흘 새 들어온 빗물들...
투쟁도, 연행도 그리고 삶도 지하를 벗어나지 못했구나,
생각하니 가슴까지 눅눅해지더군요.

 

 





2
공공미술이라는 거 있어요.
소위 사회적 미학에 기초한 예술작업이라고도 하는데...
문화적 경관이나 주거공간, 문화적 도시 재생을 위해
건물 하나를 지을 때 건축비용의 1% 정도를 건축주가 부담하여
미술작가들의 작업을 지원하는 제도이죠.
현재는 그저 거대한 빌딩 앞에 있는
소위 문패 조각상 정도를 양산하는 제도이지만
제도 취지는 좋은 거라서
몇몇 예술가들과 문화운동단체들이 바꾸려고 노력해왔죠.
혹시 모르죠. 잘되면 반지하의 살림살이들, 그 관계들도 미학적으루다 변화될 수 있을지..

 

3
하지만 한미FTA가 되면,
공공미술제도마저 없어질지 몰라요.
투자자국가제소제에 의해 미국건축업자들이 부담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만이겠죠.
부동산 개발해 이윤을 남기고자 하는
미국 투자자가 공공미술제도에 대해
투자에 불합리한 규제라고 소송을 걸면 과연 공공미술제도가 생존할 수 있을지요...
제도가 살아남는다해도 개방되는 문제는 피할 수 없어요.
그렇게 되면 소위 잘나가는 미국 미술작가들, 미술자본에 의해
잠식될 게 뻔하겠지요.
그런 작가들이 반지하를, 빈곤한 이들의 공간을 쳐다볼 이유는 없겠죠.

 

4
지난해 여름 핀 곰팡이에는 미술전시 포스터를 붙여 보았는데..
이번에도? 참, 미술시장에는 자본이 몰려 건국이래 최대의 호황을 맞이했다죠?
신자유주의의 또 다른 변주, 예술의 산업화와 그 효과가 느껴지는 대목이군요.
전시포스터마저 얄궂네요.
다시 붙일 무언가를 찾아보아야겠습니다.
아, 이게 좋겠군요. 한미FTA 반대 포스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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