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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 음모론 #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국민적 저항이 거세게 일고 있다. 거리에는 수만의 시민들이 촛불시위로 저항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대한 청문회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2mb 정부는 별로 크게 동요하는 눈치가 아니다. 단지 좀 귀찮다는, 성가시다는 눈치 이상의 제스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아우~, 배 째’라는 식의 태도는 어디서부터 나타난 것인가? 도대체 뭘 믿고 저런단 말인가?


2mb 정권과 딴나라 당은 시민들과 야당의 공세를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이다. 그들은 도대체 무슨 꿍꿍이 속일까? 저들의 전략과 전술은 무엇일까?

저들의 기본 전략은 진지전과 기동전을 겸비한 게릴라 전이다. 그들에게 진지는 지금 저항하고 있는 그 국민이다. 자본의 이익을 대표하는 이들은 국민의 생존을 좌지우지하면서 동의라는 형식을 통해 협박한다. 이러한 협박은 항시적인 이데올로기 교육, 세뇌를 통해 국민들의 머리에 박혀 있으며, 또한 이러한 협박을 깰 만한 어떤 다른 대안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협박이 늘 먹혀든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안다.

국민적 저항은 항상 게릴라 전의 특성인 기동전에 의해 무력화된다. 이 기동전은 국민의 또 다른 대표자로 나타나는, 또는 가능성이 있는 집단으로부터 격리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방식은 국민적 저항의 선봉대, 즉 또 다른 대리자의 집단을 자신들의 진지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그런데 깊숙이 끌어들이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도덕적, 이데올로기적인 비난을 하면서 살살 제도권(저들의 진지)으로 끌어들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 경우처럼 별 다른 대응(저항?) 없이 제도권까지 밀고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다. 즉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시간을 벌면서, 즉 반격의 시간을 벌면서 반격을 개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격은 성동격서의 기동전을 통해 이루어진다. 여기에 대응하는 것처럼 하면서 전혀 다른 곳, 즉 뒤통수를 치면서 상대방을 정신없게 만든다. 그러면서 선봉부대(그런데 이 선봉부대는 우습게도 사령부라 자임하는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다른 대표집단)와 주력부대(저항하는 국민 또는 시민 일반)를 완전히 끊어 놓는다.


이번에도 거의 이런 형태로 2mb 정권과 딴나라 당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국민적 저항을 잠재우려고 시도하려고 할 것이다. 아마도 두 번째 방법으로 말이다. 이들은 최대한 중국 올림픽이 시작할 즈음까지 별 다른 대응 없이 이 저항을 끌고 갈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적절한 기동 타격이 있을 것이다. 이 타격은 이미 정치적 집회를 하면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엄중 처벌할 것이라는 경찰이나 검찰 발표로 시작되었다. 모든 집회를 비정치화시키도록 하면서 일정 정도 저항의 예봉을 무디게 만든다. 이제 촛불집회는 5월 2일이나 3일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기 드높은 집회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일단 청소년 학생들의 예봉을 어느 정도 꺾어 놓았다. 또한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한다는 빈소리 또한 그러할 것이다.

2mb 정권과 딴나라 당에게 5월은 아주 좋은 시기이다. 예전에는 투쟁의 선봉에 섰던 대학에선 체육대회와 축제가 벌어지는 기간이다. 또한 사회 일반에서 5월은 가족의 달이며, 어버이와 스승의 날이 끼어 있다. 거기다가 석가탄신일까지...

5월 중순까지는 이렇게 배 째라는 식으로 개기면서 지나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촛불집회는 촛불이 타들어가면서 사그라지듯 사그라질 것이다. 여기에다 이 촛불은 살짝 아주 약한 바람에도 꺼질 것이다. 이 약한 바람은 아마도 5.18을 전후해서 나올 것이다. 이 약한 바람은 국민적 저항을 대표하는 또 다른 대표 집단의 약점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일정 정도의 당근을 줄 수 있는 빅딜과 같은 것이 주어질 수 있거나 하는 식으로 이 대표집단을 국민적 저항으로부터 아주 분리시켜 버리는 것이다. 이럴 때 국민적 저항은 오합지졸이 될 것이다.

그러다가 5월 말이나 6월 초쯤 올림픽이 열릴 시점에 임시국회를 가동시켜 광우병 쇠소기 수입을 비롯한 한미 FTA 승인과 대운하 사업, 그리고 공공부문의 민영화 사업의 승인을 통과시키려고 할 것이다.


이런 음모를 가정한다면, 그리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노동계급 진영 등의 좌파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런데 사실 이 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 볼 힘이 좌파에게는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자본에 의한 비정규직화를 통한 자본의 파상적인 공세와 대선, 총선에 대응한 이후 거의 탈진 상태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좌파의 전투력은 거의 바닥을 드러낸 것 같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당(그것이 진보신당이건 계급정당이건 간에)이라는 허약한 지팡이에 몸을 의지해 일어서 보고자 하지만, 그것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설령 일어선다고 하더라도 전투력은커녕 걸을 힘조차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진지가 없는 좌파가 갈 곳은 이순신처럼 망망대해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서 또 다른 대표집단과 같은 국민적 저항 선두가 아니라 중심부에서 노동계급의 진지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5월 1일 노동절에 노동계급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선언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노동계급의 비정규직화 투쟁과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과 연결시켰다면 노동절 집회를 통한 투쟁의 열기는 5월 1일이 아니라 계속 이어져 나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면 노동계급운동은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저항 진영에 자신의 진지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기초를 마련한 다음엔 노동자들이 밀집되어 거주하고 있는 공단 지역, 즉 울산과 마산, 창원, 광양과 광주, 전주, 안산 등의 지역에서 노조연맹을 중심으로 노동자 초․중고 자녀의 학교 등교 거부 투쟁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서 이 자녀들을 지역의 대학생 언니, 형들과 같이 왜 우리는 이런 등교 거부를 해야 하는가를 학교 밖에서 같이 학습하고 놀 수 있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이와 동시에 쇠고기 반대 서명을 지역 시민과 학생들에게 받아내고 이들과 함께 투쟁하며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간다면 이것이 지역을 진지화시킬 수 있는 싹이 되지 않을까?

만에 하나 여기에 여하한의 공권력이 투입되거나 불법 논쟁이 벌어질 때에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총파업을 선언하고 시행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프로그램을 확대 적용하여 지역의 저항과 투쟁의 축제 자리로 만들어 간다면 이것이 정치 세력화이지 않을까?


이러한 투쟁들을 통해서 우리들만의 사교육(제도권 교육과 대비되는 비제도권 교육이라는 점에서)을 꾸준히 모든 지역에 전파시킬 수 있지 않을까? 이 사교육은 위에서 했던 초,중고, 대학생들의 공동 학습을 정규 프로그램화시켜서 무료로 이루어지도록 하면 어떨까? 물론 이 재원은 노동조합의 단협과 임금 투쟁을 통해 얻어낸 재원의 일부로 충당하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공간은 지역 노조 연맹 차원에서 사무실과 회의실을 겸한 건물을 임대하여 그 공간에서 진행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지역의 생활 영역과 노조의 활동 영역이 분리되지 않고 그리하여 노조의 투쟁, 더 나아가 노동계급의 투쟁의 진지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럴 때 노동계급의 투쟁이라는 물고기는 물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계급정당이 조직될 수 있고 노동자 계급 정치 세력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좀더 차분하게 정리해야 하겠지만 지금 너무 배가 고프고 머리가 뒤죽박죽이다. 여기서 음모론의 제1막을 접고 다음을 기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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