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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 궁시렁...

아래의 글은 제자가 얼마 전에 취직했다는 한국NGO신문이라는 데에 쓴 글이다.

근데 그 사장이란 양반 되게 웃긴 양반이다.

시민단체에 의해 운영되어 돈이 없어서 필자들에게 원고료를 지불하지 않는단다.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들 월급도 제때 잘 안 나오는 모양인 것 같다.

오히려 제자한테 미안한 감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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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의 삶은 왜 이다지도 고달픈가! #


오늘 아침 하늘은 너무 파랬다. 우리의 삶도 파랬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잔뜩 비구름으로 덮여 있다. 아니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호우성 소나기로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이명박 정권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통령을 이명박으로 잘못 뽑아서 그렇다는 거다. 이런 말이 나오게 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 정도 지나서 그가 발표한 정책들 때문이었는데, 특히 교육 정책과 관련해 여고생들로부터 시작된 촛불시위 때문이었다. 이 촛불시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과 관련해 범국민적인 것으로 확산되었으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데, 이는 이명박 정권이 국민을 위한 정권이 아님을, 그리하여 대다수 국민들의 삶이 매우 고단할 것임을 똑똑히 보여 주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은 왜 국민들 대다수가 싫어하는 짓만을 골라서 하는 것일까? 이명박 개인의 인간성이 아주 나빠서 그런 것일까? 물론 이런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속된 말로 계속 똘아이 같은 짓만 하는 이유는 바로 신자유주의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의 마름일 뿐이다.

신자유주의란 무한 적대적 경쟁 원리에 따라 기업(자본)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보장하고자 하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다. 기업(자본)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보장 받기 위해서는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상품 가격을 최대한으로 낮춤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런데 상품 가격 경쟁력의 강화는 곧바로 한 상품 속에 들어가 있는 인간 노동력의 가치를 낮추는 것이다. 인간 노동력의 가치 저하는 사회적으로 노동자의 임금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것이며, 노동 강도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곧바로 정규직의 축소와 비정규직의 확대를 가져온다. 이렇게 해서 신자유주의는 구조조정과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나타나며 결국에는 빈부 격차의 심화와 극단적인 삶의 질 저하를 만들어 낸다.

이런 신자유주의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이명박은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첫째 전국적인 촛불시위의 직접적 원인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강행으로 나타났다. 왜 요리조리 말을 바꿔 가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서둘러 강행하려 했을까? 이는 값이 한우보다 아주 싼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어 한국 자본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이밖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하고자 하는 것도 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또한 공공부문을 자꾸 민영화시키려는 노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경영 효율화를 통해 공공부문을 개혁하겠다는 것이며, 경영 효율화는 민영화를 통해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경영 효율화를 왜 하는가? 이명박 정권은 이에 대한 답으로 공공부문의 적자를 들고 있다. 이러한 적자가 국민의 세금을 갉아 먹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적자는 당연한 것이다. 공공부문은 민간 기업처럼 이익을 내려는 기업 또는 집단이 아니다. 본래부터 사회 구성원들이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물자들을 누구 하나 소외됨 없이 공급 받고 누릴 수 있게끔 싸게 공급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것이 공공부문이다. 그리고 그 비용은 국민들 스스로가 낸 세금을 통해 충당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공공부문을 민영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공공부문을 시장에 편입시켜 기업(자본)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다 주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도를 민영화한다면 국민 대다수가 수돗물을 쓸 수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 하루에 한 사람이 평균 사용하는 물의 양은 285ℓ. 마시고, 씻고, 빨래를 하는 등 매일 매일 써야만 하는 물의 양이다. 현재 이 물을 모두 수돗물로 사용한다면 170원 정도다. 하지만 기업들에서 생산해 파는 물을 이용한다면 1ℓ에 500원으로 어림잡아도 총액은 약 14만 2천 원에 이른다. 800배가 넘는 가격차이다.

또한 교육과 관련해서는, 교육을 상품화시켜 시장에 내 놓겠다는 것이 이명박 정권이 하고자 하는 일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질 높은 교육을 받고, 돈 없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질 높은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그런 교육기관, 예를 들어 요즘 거론되고 있는 국제 중학교라던가 자립형 사립고, 민사고 등에 입학해야 하는데, 이런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사교육비를 쏟아 부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이 발생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학생들은 엄청난 입시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이런 경쟁 구도를 통해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무한 적대 경쟁 구도를 내면화시켜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체제 순응형 인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래야 이 학생들을 장차 자본의 최대 이익 창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이명박 정권의 실체이며, 우리가 고통스럽게 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 때 사람을 잘 뽑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우리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는 자본주의의 시장화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는 우리들 자신이므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그 힘은 바로 자본주의의 시장화를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인간관계 망을 우리 스스로 구축하는 데서 나온다. 이러한 인간관계 망의 모습은 이미 우리 자신이 보고 있고 경험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어느 자리에서건 말할 수 있으며, 누구나 촛불시위에 필요한 것들(양초, 물, 김밥, 스티커, 순두부 등)을 누구나 요구할 수 있고 그 요구를 우리 스스로의 성금에 의해 충족시킬 수 있는 모습들 속에서 우리의 힘을 발견하고 현실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살기 좋은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은 대통령, 국회의원 등 이른바 우리의 대리자들인 정치인들이 아니라 우리 자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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