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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조카 결혼식이 있어서 결혼식에 다녀왔다.
이젠 뭐 결혼식에 갈 일이 별로 없고,
초상집에 자주 가는 일이 많다.
결혼식을 다니면서 느낀 것이지만,
재미 있어야 할 결혼식이 하나도 재미 없다.
그래서인지 결혼식장은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곳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결혼식은 아주 복잡하기 짝이 없다.
뭔가 웅성웅성대지만, 잔치집 같은 왁자지껄한 흥겨움이 없다.
또한 아주 기계적이다.
축의금 내고 결혼식 잠깐 보다가 식 끝나기 전에 밥 먹으러 간다.
밥 먹고는 할 일 없어 집에 그냥 온다.
그러나 초상집은 좀 다르다.
초상집은 일단 가면, 결혼식처럼 번잡스럽지 않다.
일단은 분위기가 조용하다.
그리고나서는 음식을 대접 받는다.
그런데 음식 대접 받는 것이 결혼식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결혼식에서는 자리(자리가 곧 돈이다) 때문에 생판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밥을 같이 먹어야 하고 빨리 먹고 나가 주어야 한다.
그러나 초상집은 동무들과 시간 맞춰서 갈 수 있고,
가서는 동무들과 좀 왁자지껄하게 사는 얘기도 하고,
곡차도 한잔 하고... 오랜만에 만나는 아는 사람과 두런두런,
때로는 왁자지껄하게 맘 편히 얘기할 수 있어 좋다.
그래서 결혼식엔 안 가도 초상집은 꼬옥 간다^^...
아, 참 할 얘기가 이게 아닌데...
지금부터 본론으로 들어간다.
들어가다가 삼천포로 빠져도 할 수 없다^^...
결혼식은 일단 잔치집 분위기가 나야 한다.
그러려면 현재의 결혼식 형식을 과감히 깨야 한다.
먼저 결혼식장 같은 닫혀 있는 공간으로부터 빠져 나와
탁 트인 공간으로 나와야 한다.
그런데 그런 공간 잡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요거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민중 노동 진영의 각종 집회를 이용하면 딱이겠다.
에~~~ 우선, 집회 신고를 결혼식으로 하면 되겠다.
그러면 집회 불허는 거의 없지 않을까...
그리고 결혼식을 한나절 정도 잡는 것이다.
그런 다음 각종 깃발(각 조직 별로 축하 메세지와 사회 문제를 알리는 메세지가 어우러진 깃발; 예) ***.*** 결혼식에 비정규직 웬말이냐! 비정규직 철폐하자!, 이 결혼의 최고 축의금은 정규직 전환! 등등...)들이 입장하고, 여러 동지들의 입장. 그런 다음 부모님과 일가 친척들 입장, 신랑 신부 입장...
그런 다음 주례 선생님을 모시는데...
요기서 문제제기!
왜 주례는 남성이 서야 하는가!
아~ 그리고 사회는 왜 또 남성이어야 하는가!
이참에 확 바꾸어서 모두 여성이 한다면 분위기 쇄신되지 않을까!
*^^*...
그럼 여성 주례 선생님 주례사하시고, 여성 사회자께서 마이크 하객들에게 돌리면,
하객들은 결혼식 축하 인사와 더불어 작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적절하게 통일시켜서
한말씀씩 하시고, 어떤 분들은 투쟁가로 대신하고, 어떤 분은 시 낭독을 하시고,
어떤 분들은 짤막한 촌극이나 마당극을 하시고...
여러 형태들의 축하 인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하객들은 삼겹살 굽고,
소주잔 막걸리잔 돌아가고...
축하 인사가 곧 문화제이고, 문화제가 곧 흥겨운 잔치가 되고...
일석삼조? 에이 잘 모르겠다...ㅎ...
어쨌거나 저쨌거나
결혼식의 틀을 바꾸면 우리 집회의 틀과 삶의 틀이 바뀌어
결국 세상이 바뀌지 않을래나*^^*...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이다.
뱀다리 : 만일 이렇게 결혼식이 이루어진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결혼하고 싶다!
근데 결혼은 너 혼자 하냐!!! 아~~~ 나에겐 해당사항 없음인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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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결혼하겠다고 해서 상대방이 다 결혼안하겠다고 거절하신게 아닌지...ㅎㅎ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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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아니고요^^... 아마도 성질이 못돼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젠 별로 결혼에 대해서 생각이 없고요, 혹시 이게 가능하다면 또 모르지요*^^*...ㅎㅎ...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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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렇게 결혼하자고 하면 도망갈것 같다는...중요한건, '식'이 아니라 알콩달콩 잼나게 사는 '내용'이 아닐까 하는...(넘 입바른 소린가?? ㅎㅎ)
암튼, 결혼식 거창하게 하는건 별로임다. '결혼'자체가 별로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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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ㅎㅎ... 실은 저도 토욜날 후배 결혼식에 갔다 오는 길에 같이 갔던 동생들과 집회판을 결혼식장으로 하면 재미있겠다는 이야기를 했더랍니다. ㅎㅎㅎ 똑같은 생각을 하다니 이것도 진짜 재밌네요. 근데, 집회판에서 결혼식 했다가는 하객들 음식장만에 이만저만 머리아프지 않을 거 같기도 하구요. 부조금 받아서 투쟁기금으로 써버리면 상당기간 고생 깨나 할 것도 같구요. ㅋㅋㅋ 이래 저래 이것 저것 상상하다보면 재미있다니까요.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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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장 결혼이 재미없는 건 사실이지만,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판에 박은 결혼식을 고집할까요? 생각이 짧거나 계몽되지 못했다거나 낭만과 열정이 없어서는 결코 아니구요, 남들 하는대로 하는 게 젤루 편하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결혼의 과정은 너무나 힘든 일이 많기 때문에 결혼예식을 편하고 쉽게 하는 것 같아요.말걸기도 아주 '멋진' 결혼식을 꿈꾸다가 막상 결혼식 하려니 다 귀찮아져서 대충대충 했답니다. '실용주의 결혼식'을 했지요. 돈버는 결혼식. 결혼식으로 세탁한 돈을 모아 터키 다녀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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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현재 우리의 삶과 관계 속에선 결혼식 참으로 거추장스러운 것이지요^^. 저도 스머프 님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저런 결혼식이 가능하려면 우리의 삶과 관계들이 바뀌어야 가능하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꼭 이러한 순서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로가 동전의 양면이 아닐까 생각해요. 현재 우리의 삶과 관계를 바꿔서 새로운 삶과 관계를 어떻게 만들까 생각하다가 탁 하고 생각나서 주저리주저리했습니다. *^^*...행인> 사실 저도 후배들에게 그런 얘기를 듣고 생각해 본 것이랍니다^^... 먹을 것은 하객들 각자가 먹고 싶은 것을 장만해 와서 서로서로 나누어 먹으면 될 것 같고요. 술만 좀 제공하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부조금은 원칙적으로 안 받기로 하고(왜냐하면 먹을 음식을 해 가지고 오기 때문에 이미 부조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꼭 내실 분은 내시라 해서 즉석에서 어떻게 쓸 것인가를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임다^^... 하나가 꿈꾸면 꿈이지만 여럿이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거...^^...ㅎㅎㅎ...
말걸기> 만나봬서 반갑습니다. 말걸기 님 말씀이 맞습니다. 결혼식 거추장스러워서 쉽고 편하게 하려고 하죠. 저도 같은 생각이랍니다. 부조금 알차게 잘 쓰셨네요^^. 결혼식 문화 이제라도 우리 문화로 새롭게 바꾸고 만들기 위해서 상상하고 얘기 나누고, 조금씩 바꾼다면 우리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갑자기 요런 걸로 중구난방 했음 하는 생각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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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신랑의 결의문도 채택해야겠군요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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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요- 이런 결혼식-전 결혼식 거의 다 패스하고 안 가는데, 이런 결혼식 있으면 멀어도 꼭 가고 싶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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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신혼여행은 항의방문으로 하면 되는건가요?ㅎㅎ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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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생> 결의문이야, 신랑 신부가 알아서 해야한다는 생각이...^^...당신의 고양이> 저도 그렇슴다^^...
재밌는 생각> 그것도 좋은 생각 같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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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이재유씨? 제블럭에 오셨기에 뉘신가 했다가. 혹여 그분이 아니실까해서요.암튼, 이런 결혼 무찐데요! 재밌는 생각님의 신혼여행은 항의방문 캬! 이것도 좋네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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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은> 예, 접니다^^... 잘 지내시지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