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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자본주의 가부장제 관계들에 대한 몇 가지 노트 3.

사회의 권력관계에 대한 초기 노트들

 

여성이 자본주의 가부장제 속에서 어떻게 그리고 왜 착취당하고 억압당하는가 하는 물음으로부터 시작하자. 우리는 이러한 물음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여성의 억압을 위해서는 우리사회에 현존하는 권력 구조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권력 구조는 자본주의 계급 구조이며, 가부장제 내에서의 남자와 여자 세계의 위계질서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수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지만 전(前)자본주의 사회의 노예제에 뿌리를 두고 있는 노동의 인종 분업이다. 위계적이며, 억압적이고, 착취가 일어나는 시스템으로서의 자본주의 가부장제는 성과 계급 억압과 더불어 인정 억압을 필요로 한다. 여성들은 서로 억압을 공유한다; 그러나 (47쪽) 성적 억압으로서 여성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은 가부장제 역사가 계급과 인종에 따라 항상 인간을 구별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계급과 인종 출신에 따라 구별된다. 분명히, 아메리카 노예 사회의 흑인 여성은 가부장제의 억압을 경험하였지만, 이러한 경험은 이 여성을 속박하고 있는 다른 권력 구조에 의해서 복잡하게 뒤얽혀 있었다. 노동자로서 이 여성은 여자의 어떠한 “연약함”도 결코 인정받지 못하였고, 여성으로서 “강간당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며, 또한 노예로서 인간 이하의 지위를 견뎌냈다. 성이나 계급을 보는 대신에, 또는 인종이나 계급을 보는 대신에, 또는 성이나 인종을 보는 것 대신에, 우리는 권력이 형성되는 과정과 그 관계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권력이 형성되는 과정에 주목하게 될 때 우리는 우리가 왜 그리고 어떻게 억압당하는지를 비로소 배울 수 있는데, 그 과정은 우리의 억압을 변화시키는 과정의 첫 번째 단계이다.

 

여성이 관계하고 있는 어떠한 과정도 여성이 구현하고 있으며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반영되는 사회의 여러 관계들로부터 분리된 것으로 결코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아이를 출산하는 행위는 비록 결혼과 가족 관계를 반영하고 있을지라도 오로지 모성의 행위로만 여겨진다. 다른 한편 이와 아주 유사한 행위가 간통과 같은 불륜으로 여겨질 때, 그 아이는 “서자” 또는 “사생아”가 된다. “어머니”라는 말은 여러 다른 관계들이 포함된 경우에 “미혼모”에서와 같은 아주 다른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 이 말은 행위 속에 어떠한 관계들이 구현되는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이와 유사하게, 일련의 관계들 속에서 성적 사랑과 부부관계의 기쁨으로 정의되는 것은 다른 관계들 속에서는 매춘행위, 또 다른 관계들 속에서는 강간이 된다.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의 집에서 일하는 것, 또는 남성에 의해 고용되어 일하는 것은 가사노동으로 여겨져서 임금을 받게 되지만, 바로 그녀의 집에서 아내 또는 어머니로서 일하는 것은 사랑의 수고(a labor of love)로 여겨져 사회에 의해 임금을 받는 노동(work)으로 규정되지 않으며, 그리하여 직접 임금을 위한 일이 아니게 된다.

 

그러므로 사회의 여러 사회적 관계들은 여성이 어떤 상황 속에서 행하는 특별한 행위를 규정한다. 이러한 관계들 밖에서 “여성은” 하나의 추상(an abstraction)이 된다(도외시된다). 어떠한 상황을 형성하는 권력 관계들과 그 상황을 규정하고 지키며 유지하는 이데올로기 밖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결코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들을 설명하는 가운데서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왜냐하면 자본주의 가부장제의 사회적 관계들이 (48쪽) 자유주의, 남성우월주의 그리고 인종주의의 이데올로기를 통해 유지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본주의 가부장제를 유지시키기 위해 필요한 어떤 특수한 상황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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