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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의 혁명 과정을 그리는 역사소설 <<허균, 최후의 19일>>(김탁환 지음, 민음사, 2009) 중 상권의 내용 중에서 발췌함(109~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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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너만의 고뇌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 늦은 밤 홀로 깨어 세상의 문제를 헤아리고 앉았노라면, 숨이 턱턱 막히고 오금이 저려 당장이라도 첩첩산중으로 달아나고 싶어진다. 허나 탈주는 비겁이다. 너는 더욱 엉덩이를 무겁게 하여 세상의 중심을 노려보아라. 그 중심을 너 혼자 힘으로 안아 들어야 한다. 스승과 벗이 있긴 하지만, 결국 인생이란 너 혼자의 몫인 게다. 매일매일 너의 전부를 돌이켜보아라. 말과 웃음과 걸음걸이와 가슴과 배와 머리와 이와 눈물까지도. 그것들이 만들어 가는 너의 인생을 꽉 움켜쥐어야 한다. 인생을 시간에 내맡기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단다. 세상의 시간이 너를 탁월한 자리로 밀어 올린다 해도, 그 자리는 네 것이 아닌 게다. 얄팍한 감상이나 개인적인 아량으로 너의 고뇌를 덮을 생각은 버려라. 넌 이제 홀로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너의 자유이고 운명임을 명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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