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삶이 나아지는만큼 한국인 삶도 나아질 거예요”
버마 출신 소모뚜 ‘인권홀씨상’
 
 
한겨레  김민경 기자기자블로그
 
 
 
» 소모뚜
 
 
 
1995년 스무살 때 가족을 위해 돈을 벌러 여행비자로 버마(미얀마)에서 한국에 왔다. 하지만 ‘코리안드림’은 꿈일 뿐이었다. 눈앞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다치고, 하루 15시간 넘게 일해도 월급을 떼이기 일쑤였다. 비인간적인 대우에 맞서려면 ‘입’이 필요했다. 그래서 5개월 만에 한국어를 배워 친구들의 입이 됐다.

15년간 버마 민주화와 이주노동자 인권을 대변해온 소모뚜(35·사진)씨가 3일 한국인권재단이 주는 ‘2010 인권홀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인 그는 2003년 정부의 이주노동자 강제추방에 맞서 성공회대성당에서농성을 벌인 이후 공개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그는 버마 민주화를 요구하는 ‘버마행동’의 한국 총무, 이주노동자의 방송 대표, 다국적 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 보컬, 이주민 인권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1월3일에는 ‘난민인정 결정 불허결정처분 취소’ 청구소송 2심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여전히 단속 과정에서 이주노동자가 죽거나 다치고,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일하는데도 노동권이 보장되지 못한다. “어느 정부도 자국민 우선이잖아요. 이주노동자의 삶이 나아지는 만큼 한국 사람들의 삶도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우리 활동을 따뜻한 눈으로 봐줬으면 합니다.”

그는 늘 자신을 ‘버마 인권활동가’가 아닌 ‘인권활동가’라고 소개한다. “내 나라만 민주화되고 인권 신장되면 끝이 아니잖아요. 내가 살고 있는 이 한국도 똑같이 따뜻한 세상이 돼야죠.”

글·사진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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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3 22:20 2010/12/0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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