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from diary 2010/12/07 22:49

 

 

힘들다.

 

그냥 요즘 되게 힘든 것 같다.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그래서 아무것도 신경쓰고 싶지 않다. 다다프로젝트에서도 손떼고 싶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곧 있으면 적응이 되긴 하겠지만 금방 적응 될 것 같진 않다. 마음 같아서는 잠수 타고 싶은데 벌여놓은 일들 때문에 잠수 타지도 못하고.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갈 것 같은데 이러한 생각은 나에게도 그리고 상대에게도 좋지 않은거겠지. 몰라. 그냥 힘들고 혼자 있고 싶다. 갑자기 사람들 속으로 들어와서 그런가.

 

페다고지에서 만나는 친구들 사람들 모두 다 좋다. 그런데 자꾸만 혼자 있고 싶다. 애들이 영화 볼 때 혼자 책을 읽었는데 그렇게 편할 수가 없더라. 그러다가 혼자 우쿨렐레 치면서 오후의 즐거움을 만끽했지. 혼자인게 편해진건가. 체력이 딸려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것도 있다. 아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뭔가 힘들어. 사람 만나는건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일인 것 같다. 좋긴 한데 뭔가 비어가는것 같고. 힘을 얻는게 아니라 힘을 다 소진해버리는듯한.

 


 

준호와의 관계는 밋밋해져버렸다. 이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할 힘이 없다. 생각할 여유가 없어. 심각하게 받아들일 힘도 없고. 몰라 그냥 요즘은 다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하고 어리광 피우고 싶다. 근데 그럴 수가 없어. 아니 그럴 사람은 있지만 내가 그러고 싶지 않아졌다. 아아 어려워. 아 근데 뭐랄까…. 난 자라고 있는 것 같다. 좋기도 슬프기도.

 

사랑하고 싶다. 풍성한 마음을 가지고 싶다. 주고싶은데 줄 수가 없네. 그래서 난 또 미안하고. 그렇다.

 


 

요즘 내 심리를 반영한 곡.

 

<그 나름의 좋음>

 

땅 속에 있으면 답답해

땅 위에 발 붙이고 서 있으면 지루해

하늘 위에 떠 있으면 어지러워

 

그럼 난 어디로

그럼 난 어디로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뭐든지 생각하기 나름

내가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은걸지도

어디에 있든 행복해하는 법을 나는 배우네

 

땅 속에 있으면 편안하네

땅 위에 발 붙이고 서 있으면 다행이네

하늘 위에 떠 있으면 황홀하네

 

땅 속이든

땅 위든

하늘 위든

어디든

그 나름의 좋음이 있다네

그 나름의 좋음이 있다네

 

 

 

코드도 다 완성했는데 촬영하기 귀찮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이것도 촬영하고 다른 곡들도 만들어야지. 대충 곡 해석을 하자면, 땅 속에 있다보니(혼자 있다보니) 답답해 미칠 것 같아서 땅 밖으로 나와 하늘 위로 올라왔더니(사람들과 함께 하니까) 너무 어지럽다. 땅 위에 발 붙이고 서 있고 싶은데(현실과 마주하기) 그건 또 너무 지루한 것 같고.

 

근데 생각해보니 땅 속에 있을 때(철저히 고립되어 혼자 있었던 3년) 가장 편했던 것 같다. 우울해하고 힘들어하고 그랬지만 가장 편했던 것 같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땅 위에 발 붙이고 서 있으면 보편적인 사람들과 같아지는거고 그러면 다행이란 기분이 들 것 같다. 그리고 하늘 위에 떠 있으면, 그러니까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으면 황홀하지. 어지럽긴 해도 그건 분명 황홀함이지.

 

결국 어디에 있든 행복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건데 그게 참 쉽지 않다는거야. 그래서 난 지금 '그럼 난 어디로, 그럼 난 어디로' 하면서 방황하고 있지. 그런데 이러한 힘듦, 방황이 참 의미 있는거라 생각하기에 난 불행하진 않다. 힘들 뿐. 지금의 난 하늘 위에 떠 있어서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아마 균형을 곧 찾겠지.

 


 

배터리 다 된 폰처럼, 나도 배터리가 다 된 것 같다. 힘이 없어 배터리 충전도 안하고 있는 상태.

그리고 배터리 없는 폰처럼, 나 또한 방치해두고 있다. 그런데 조금은 방치해두고 싶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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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7 22:49 2010/12/07 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