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이란 무엇인가?
번역은 노동입니다. 정신 노동이기도 하지만 육체 노동이기도 합니다. 정신 노동에 육체 노동이 더해진 노동이 아니라 육체 노동에 정신 노동이 더해진 노동입니다. 따라서 번역은 지식인의 지적 놀이가 아닙니다. 한눈 파는 것이 용납되지 않고 대충이 용납되지 않는 블루칼러적 노동입니다.
신문 기고문에 이렇게 쓴 이 분은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검색 결과만으로 보면, 출간일 기준으로 2006년에만 단독 번역서가 15권이다. 또 2005년에는 14권이고, 2004년에는 23권이다. 알라딘 검색 결과
전문번역가는 육체 노동자인가? 아니면 번역 기계인가?
덧붙여서 '이중 번역'인지, '대리 번역'인지 논란이 되고 있다는 그 사건은 본질적으로 번역과 관련된 사태가 아니다. 연예인 상품화를 통한 돈벌이에 책이라는 껍데기가 이용됐는데 그 껍데기의 원산지 표시가 부실해서 벌어진 사태일 뿐이다. 이 걸 가지고 번역 운운하는 건, 번역에 온 힘을 쏟고 자신의 명예까지 거는 이들에 대한 모독이다. 이런 사람이 손에 꼽을지라도 말이다.
행인 2006/10/18 10:36
링크 거신 칼럼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번역에 온 힘을 쏟고 자신의 명예까지 거는 이들에 대한 모독"이 빨리 끝났으면 합니다.
marishin 2006/10/18 14:26
반가운 덧글이군요. 번역 참 못할 일입니다.
곰탱이 2006/10/18 14:40
저도 그 칼럼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어줍지 않은 번역(?)을 하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번역은 자기나라 말에 깊은 이해와 관심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점에서 철학서 번역은 더더욱 난감하더군요. 많은 반성을 해 봅니다.
marishin 2006/10/18 16:56
철학은 정말 더 그러겠습니다, 그런데 역시 관건은 성실함인 것 같습니다. 뭔가 소홀하면 꼭 문제가 생깁니다. 세상사가 다 그런 측면이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