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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 있는 번역자

유럽 좌파의 역사를 다룬 두툼한 책이 최근 한국어로 번역되어 꽤 관심을 끄는 것 같다. 제프 일리가 쓴 ‘민주주의 벼리기’(Forging democracy)다. (한국어판 제목은 이상하다. 아예 ‘The left 1848-2000’이라고 영어를 썼다. 원서 제목과도 다른 영어를 쓰다니, 나처럼 ‘번역'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는 기막힐 노릇이다.)

 

이 책이 내 관심을 특히 끈 것은, 분량이 자그마치 1000쪽을 넘는다는 사실이다. 처음 든 생각은 “번역자, 참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책을 번역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1000쪽 짜리 책 번역은 보통 일이 아니다. 내가 보통 번역하는 책이 번역본 기준으로 300에서 400쪽이다. 이 정도 분량도 번역하다보면,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앞 부분과 뒷 부분의 용어가 달라진다거나, 문체의 일관성이 깨진다거나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1000쪽이라니 오죽할까 싶다.

 

그래서 찾아보니 번역자가 유강은씨다. 이 사람은 두권짜리 두툼한 책인 ‘미국민중사’도 번역한 분이어서 이렇게 두꺼운 책을 번역하는 게 처음은 아니다. 처음은 아니지만 여전히 참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사람은 내가 1990년대말 또는 2000년대초부터 막연한 ‘동지 의식'을 느끼는 사람이다. 국제 정세를 이 땅에 전한다는 ‘운동' 차원에서 번역 작업을 하던 것, 그리고 그러다가 책 번역을 시작하게 됐고, 요즘은 팔리지 않는 이른바 ‘사회과학' 서적 번역을 꾸준히 계속 한다는 점에서 나와 비슷한 측면이 있는 사람이다.(내 혼자 생각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런데 우연히 영어 원문 피디에프(pdf) 파일을 구하게 됐고 그래서 원본과 번역본을 비교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알라딘을 찾아보니, 36쪽이나 ‘미리보기'로 제공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비교해봤다.

 

아래는 검토 결과다. 이 작업은 전적으로 ‘동지적인'(?) 또는 ‘동업자’ 측면에서의 우호적인 검토다. 그리고 1000쪽 가운데 일부 검토 결과만 가지고 번역의 질을 논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 책은 꽤 팔리는 것 같으니, 내 검토 결과를 참고해서 보완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서 공개한다. (많은 경우 초판을 찍은 뒤에 잘못을 발견하더라도 수정할 기회를 얻기 어렵다. 잘 팔리지 않아서 다시 인쇄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검토한 부분은 ‘서장: 유럽의 민주주의’와 1장의 일부에 해당하는 번역본 29쪽에서 64쪽까지다. 기준으로 삼은 원문은 2002년 초판의 pdf 판본이다. (덧붙임: 검토 결과로 제시한 '대안 번역'은 언뜻 봤을 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만 최소한도로 수정한 결과다. 만약 내 번역이라면 이와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내 문체나 번역의 방식이 이 번역자와는 많이 다르다.)

EM님과 이 책 번역자의 지적 등을 수용해서 일부 내용을 수정했다.

 

1. 30쪽.

  1. 번역본: 이러한 권리는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정의를 서서히 이동시키고 대중매체를 통해 점차 공적 영역을 활용한 여러 형태의 사회적 동원과 문화적 자기주장을 통해 달성되었다.
  2. 대안: ... 서서히 이동시키고 점점 더 대중 매체라는 매개를 통해 접하게 되는 공적 영역을 ...
  3. 영어 원문: These were achieved by various forms of social mobilization and cultural self-assertion that gradually shifted definitions of public and private and made use of an increasingly mass-mediated public sphere.
  4. 설명: mass-mediated는 대중 매체가 매개가 된다는 뜻이다. 곧 공적 영역을 시민들이 직접 접하는 대신 대중 매체가 전하는 모습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하게 된다는 뜻이다. 날로 대중 매체의 비중이 커지는 현대 사회에서는 대중 매체가 표현하는 모습이 일반 시민이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2. 31쪽.

  1. 번역본: 민주주의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허락된’ 것이다.
  2. 대안: 민주주의는 ’주어진' 또는 ‘부여받은' 것이 아니다.
  3. 영어 원문: democracy is not “given” or “granted.”
  4. 설명: 원문을 보면, granted는 given을 다시 표현한 것이다. 본문 바로 다음에 conflict가 나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주주의는 투쟁을 통해, 갈등을 통해 쟁취하는 것이다. 번역자의 실수로 생각된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3. 34쪽.

  1. 번역본: 체코슬로바키아와 폴란드에서 개혁운동이 억압당한 뒤, 지배적인 공산주의는 마침내 진보의 대행자로서 남아 있던 신뢰를 모두 잃어버렸다.
  2. 대안: ... 집권 공산주의는 ...
  3. 영어 원문: governing Communisms
  4. 설명: 여기서는 동유럽의 집권 세력을 뜻하는 듯 하다. 바로 이어지는 문장이 ‘서유럽 공산당들이 소련 모델을 공공연하게 비판하는 독자적인 정치 경로를 개발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에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번역자가 바로 밑부분에서는 ‘governing Socialists’를 ‘집권 사회당들’이라고 번역했는데, Communists가 아니라 Communisms이기는 하지만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집권이라고 하는 게 적당해 보인다.
  5. 대안에 대한 자심감: 중간 이상.

4. 34쪽.

  1. 번역본: 유로코뮤니스트들은 이런 결과로부터 단호한 결론을 이끌어내고는 공산주의의 정체성을 모조리 털어버리기 시작했다.
  2. 대안: 결연하게 마음 먹은 유로코뮤니스트들은 (진로에 대해) 결론을 짓고서는 공산주의의 정체성을...
  3. 영어 원문: Determined Eurocommunists drew their conclusions and began shedding their Communist identities altogether.
  4. 설명: 영어 원문 구조에서는 번역본 같은 번역이 나올 수 없다. determined는 Eurocommunists를 수식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5. 35쪽.

  1. 번역본: 그러나 이 새로운 시기에 접어들어 앞서 조정된 기둥들 - 케인즈주의 경제학, 폭넓은 복지국가와 확장되는 공공부문, 코포라티즘과 강력한 노동조합 등 -
  2. 대안: 그러나 이 새로운 시기에 접어들어 앞서의 타협을 떠받치던 기둥들 곧 케인즈주의 경제학...
  3. 영어 원문: But in this new period, the pillars of that earlier arrangement - Keynesian economics, comprehensive welfare states and expanding public sectors, corporatism and strong trade unions
  4. 설명: arrangement를 ‘조정된'으로 번역할 수는 없다. 여기서는 전후 번영의 시기에 이뤄진 타협(바로 앞 문장에 ‘자본주의적 축적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도 완전고용, 실질임금 상승, 관대한 복지국가 등과 같은 사회민주주의의 목표들이 확보된 바 있었다'는 대목에서 알 수 있다.)이라고 봐야 한다. arrangement는 배열, 배치가 첫번째 뜻이며 이렇게 봐도 큰 무리는 없지만, ‘타협'이 더 맥락을 분명히 보여주는 듯 하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6. 뒤늦게 덧붙임: '타협' 대신 번역자가 쓴 '조정'이라는 단어를 써서 '앞서의 조정을 떠받치던 기둥들'이라고 번역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사실 '타협'은 조금 강한 번역이다.

6. 35쪽.

  1. 번역본: 여기에는 나치즘의 패배라는 가혹한 시련 속에서 벼려진 1943-49년의 범유럽 차원의 반파시즘 대중 합의가
  2. 대안: 여기에는 나치즘의 패배라는 (격변의) 도가니 속에서...
  3. 영어 원문: Here the pan-European antifascist popular consensus of 1943–49, itself forged in the crucible of the defeat of Nazism,
  4. 설명: ‘in the crucible of’는 가혹한 시련 속에서라는 뜻의 숙어이지만 여기의 문맥에는 맞지 않는다. 반파시즘 세력에게 나치즘의 패배가 ‘가혹한 시련'일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러니 crucible의 첫번째 뜻 곧 쇳물을 녹이는 도가니로 보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중간 정도.

7. 35쪽.

  1. 번역본: 이러한 사회적 합의는 국가 차원과 대중문화의 관용 모두에서 정당성을 누리는 매우 확고한 것이었음이
  2. 대안: 이러한 사회적 합의는 국가 차원의 정당성과 대중문화 속에 널리 퍼져있는 상태를 동시에 확보한, 매우 ...
  3. 영어 원문: this societal consensus proved extremely robust, enjoying both legitimacy at the level of the state and breadth in popular culture.
  4. 설명: breadth를 마땅한 말로 번역하기가 어렵다. 다만 both에 걸리는 것은 legitimacy and breadth로 봐야 마땅해보인다. 사회적 합의가 정부 차원의 정당성뿐 아니라 대중들 속에 널리 퍼져있었다는 뜻으로 생각된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중간 수준.

8. 38쪽.

  1. 번역본: 여성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결과를 낳은, 노동계급의 남성성이라는 강하게 젠더화된 이상을 둘러싼 사회주의 정치의 모순이 이러한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2. 대안: ... 노동계급의 남성성이라는 강하게 젠더화한 이상 주변으로 축소된 사회주의 정치의 협소함(축소 지향성)이 ...
  3. 영어 원문: The contraction of socialist politics around strongly gendered ideals of working-class masculinity, with discriminatory and exclusionary consequences for women, was the most important of these effects.
  4. 설명: 내가 기준으로 삼은 pdf가 맞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contraction을 contradiction으로 착각한 단순 실수로 생각된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중간 이상.
  6. 뒤늦게 덧붙임: EM님의 지적을 수용해 번역 약간 수정함.

9. 39쪽.

  1. 번역본: 노동운동은 거대한 민주적 성과를 산업화의 공으로 돌리기도 했다.
  2. 대안: ... 민주적 성과를 자신들의 공으로 돌리기도 ...
  3. 영어 원문: those movements also chalked up huge democratic achievements to their credit.
  4. 설명: 영어 원문의 ‘their’를 볼 때, 이는 단수인 ‘산업화’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인 ‘those movements’를 지칭하는 걸로 봐야 한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노동운동이 민주적 성과를 산업화 덕분이라고 말할 리가 없다. 자신들의 투쟁의 결과라고 볼 게 뻔하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6. 뒤늦게 덧붙임: 번역자와 댓글을 주고 받은 결과, '자신들의 공으로'인지 '산업화의 공으로'인지는 좀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됨.

10. 40쪽.

  1. 번역본: 이 책에서 나는 다시금 불러내서 정당한 평가를 제시해 마땅한 사회주의의 역사를 다루고자 한다.
  2. 대안: 이것이 바로 되찾아 정당하게 평가해야 마땅한 사회주의의 역사다.
  3. 영어 원문: This is the history of socialism that needs to be recovered and given its due.
  4. 설명: 먼저 이런 식의 이른바 ‘의역'은 옳지 않다. 심하게 말하면 일종의 ‘왜곡’이다. 그리고 바로 앞 문장(1860년대와 1960년대 사이에 두 정당은 광범위한 민주주의의 진전을 이끄는 활발한 중심을 형성했다.)을 생각할 때 번역문의 뉘앙스도 본문과 거리가 있다. 원문은 앞 문장의 내용이 바로 사회주의의 역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번역문은 바로 앞 문장과의 연결 고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11. 41쪽.

  1. 번역본: 그러나 사회주의가 좌파에서 가졌던 중요성이 이제는 그것을 가능케 한 조건들이 해소되어버린 사회역사와 정치형태의 강력한 연계 속에 자리매김될 수 있다면,
  2. 대안: 그러나 사회주의가 좌파에서 가졌던 중요성이 이 특정한 시기에, 이제는 그것을 ...
  3. 영어 원문: But if socialism’s importance for the Left can be located in this particular period, in a powerful nexus of social histories and political forms whose possible conditions had dissolved
  4. 설명: 원문의 ‘in this particular period’를 빼먹고 번역했다. 앞 문장을 보면 이 시기는 ‘1860-1960년’이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12. 41쪽.

  1. 번역본: 민주주의를 한층 더 확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2. 대안: 민주주의를 한층 더 확대하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
  3. 영어 원문: How can further extensions of democracy take place?
  4. 설명: 뉘앙스가 다르다.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방법이 뭐냐고 묻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를 만들어온(forge, 벼려온) 사회주의가 철 지난 것이라면 곧 1860-1960년대라는 특정한 시기에 한정된 문제라면 사회주의가 사라진 현재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확장이 가능하지 않는가라고 묻는 것이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13. 47쪽.

  1. 번역본: 사우스런던에 있는 사설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말았다. 블랜드퍼드 박사의 설명에
  2. 대안: ... 집어넣고 말았다. 그녀가 항의했음에도 병원 담당자는 정식으로 그녀를 입원시켰다. 블랜드퍼드 박사의 ...
  3. 영어 원문: delivered her to a South London private asylum. Despite her protests, the medical officer duly admitted her. The goal was
  4. 설명: 한 문장을 빼먹고 번역했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6. 뒤늦게 덧붙임: 번역자와 댓글을 주고받은 결과, '정식으로' 보다는 '아니나 다를까'가 적당해보임.

14. 51쪽.

  1. 번역본: 급진파는 의장 자리에서 볼 때 의회 왼쪽에 자리잡아 오른쪽에 자리잡은 보수파와 마주보았다. 이런 자리 배치가 뚜렷해지면서, ‘왼쪽', 즉 ‘좌파'는 ...
  2. 대안: ... 이런 자리 배치가 뚜렷하게 보여주듯이, ‘왼쪽', ...
  3. 영어 원문: As this alignment clarified
  4. 설명: 원문은 be 동사가 생략된 수동태로 보기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중간 수준.
  6. 뒤늦게 덧붙임: 번역자의 설명을 들으니 원래 번역문이 수긍이 됨.

15. 53쪽.

  1. 번역본: 온정주의적인 정부에 의해, 그렇지 않으면 독립 생산자들의 자치 단위 사이의 교환 연합이나 합동조합이라는 급진적인 미래상을 통해 가능할 터였다.
  2. 대안: 온정주의적인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
  3. 영어 원문: if not by a paternalist government then via
  4. 설명: if not ... then의 구조로 봐서 만약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고 한다면 교환 연합이나 합동조합을 통해서 ‘소규모 생산이라는 전통적 형식을 보호하고 복구’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뜻으로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중간 이상.

16. 54쪽.

  1. 번역본: 그러나 이런 급진 민주주의가 1848년에 정점에 다다랐을 때도 그 토대는 손상되지 않고 있었다.
  2. 대안: 정점에 다다랐을 때 이미 그 토대는 손상되어가고 있었다.
  3. 영어 원문: Yet even as this radical democracy reached its climax in 1848, its bases were being undermined.
  4. 설명: 단순한 착각으로 보인다. were being이 아니라 weren’t being으로 본 듯 하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17. 56쪽.

  1. 번역본: 남부와 동부의 주변부에서는 훨씬 뒤의 시기까지 이어진다. 사회주의 정치인들이 이전의 민주적 전통에 빚진 것은 무엇이고 이런 전통이 더는 제공할 수 없는 것이
  2. 대안: 이어진다. 이 더 오래된 급진적 유산은 1917-1918년에 와서야 마침내 버려지는데, 이 작업은 18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극적인 정화 과정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사회주의 정치인들이 ...
  3. 영어 원문: That older radical heritage was only finally left behind after 1917–18 via processes of dramatic clarification going back to the 1890s.
  4. 설명: ‘이어진다.'와 ‘사회주의 정치인들이' 사이에 있는 위의 한 문장을 빼먹고 번역했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18. 58쪽.

  1. 번역본: 민주주의 경제학은 19세기 전반기 내내 좌파가 일관되게 몰두하는 분야가 되었다.
  2. 대안: ... 19세기 후반기 내내 ...
  3. 영어 원문: The economics of democracy became the Left’s insistent preoccupation in the second half of the nineteenth century.
  4. 설명: ‘second half’를 ’first half’로 본 단순 착각이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19. 59쪽.

  1. 번역본: 19세기의 마지막 30년 동안에
  2. 대안: 19세기의 마지막 33년 동안에
  3. 영어 원문: By the last third of the nineteenth century
  4. 설명: 이런 표현은 번역하기 참 까다롭다. 번역서의 다른 대목에서는 ‘last third’를 그냥 ’말기’로 번역하기도 했는데, 어렵지만 가능하면 정확하게 번역하는 게 좋다고 본다. ‘마지막 33년' 또는 ‘마지막 3분의 1’ 정도로 번역하면 어떨까 싶다. 물론 ‘마지막 30년'이 틀렸다고 말할 것까지는 없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중간 이하. (그냥 일종의 제안)

20. 61쪽.

  1. 번역본: 그러나 남성 참정권이 이미 성공을 거둔 경우에
  2. 대안: ... 참정권이 이미 널리 퍼져있는(보편화한) 경우에
  3. 영어 원문: But where manhood suffrage already prevailed
  4. 설명: ‘prevail’을 ’성공을 거둔’으로 번역하기는 곤란하다. 참정권이 성공한다는 것도 이상하다. 참정권이 널리 보편화됐다는 뜻이다.
  5. 대안에 대한 자신감: 아주 강함.

기타 용어 문제.

1) ‘continuing’을 ‘영구적인”으로 번역한 대목이 몇군데 있다. 의아스러운 용어 선택이다. 이 단어는 분명 perpetual과 구별된다. ‘지속되는' ‘이어지는' 정도가 적당해보인다.

2) 42쪽 등 몇 대목에서 ‘민주적 재화’라는 말이 나온다. ‘democratic goods’를 번역한 것인데, ‘민주적 재화'는 도대체 무엇일까? 내가 보기에는 여기서 ‘goods’는 선(善)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민주주의적 선’으로 보는 게 어떨까 싶은데, 이 부분은 나도 자신이 없다. (뒤늦게 덧붙임: 번역자의 지적 그리고 이 책의 다른 부분들을 검토한 결과, '선'은 아니라고 판단됨. goods가 제도적 성과나 결과를 지칭한다고 판단되니, 물건을 뜻하는 '재화'보다는 다른 번역어를 찾아보는 게 좋다고 생각됨.)

3) 42쪽에서 ‘localized’를 ‘국지적인’으로 번역했다. 별로 적합해보이지 않는다. local은 여러가지 뜻이 있는데, ‘국지적인'은 부정적인 느낌이 강해서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다. ‘지역 토착적인'이라는 느낌을 주는 단어를 골라야 할 것 같다. 물론 문맥에 따라 ‘국지적인'이라는 뜻도 가능하지만, 이 책의 문맥에서는 ‘지역적인’ 정도가 무난한 선택으로 보인다.

*** 덧붙임: 내 검토 결과에 대한 반박 또는 논평은 대환영이다.

2008/02/09 10:22 2008/02/09 10:22
18 댓글
  1. EM 2008/02/09 11:33

    저야 "동업자"라기보단 크게봐서 "유사업계 종사자" 정도일 뿐이지만, 위 책의 출판을 보고서 marishin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죠. 위에 정리하신 것 중에서 눈에 띠는 몇 가지에 대해, 차이만 부각되도록 간단하게 제 의견을 밝혀봅니다.

    [8번] 사회주의 정치가 노동계급의 남성성이라는 강하게 젠더화된 이상들 주변으로 축소된 것이야말로, 또 동시에 결과적으로 여성들이 차별당하고 배제당한 것이야말로 이러한 결과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12번] 솔직히 "번역본"과 "대안"의 차이를 잘 모르겠군요. 오히려 저는 원문에 좀더 충실해서, 다음과 같이 한번 제안해 봅니다. "과연 어떻게 민주주의는 한층 더 확대될 수 있을까?" (즉 제겐, 번역본도 대안도, "민주주의가 확대된다"라는 단순한 표현을, "누군가가 민주주의를 확대한다"라는 좀더 복잡한 표현으로 대체한 것으로 보입니다.)

    (흠... 지금 보니, 원문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marishin님께서 올려주신 것만 보고 쓴 게 맘에 걸리네요. 그래도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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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arishin 2008/02/09 12:10

    8번의 앞부분은 em님이 제시하신 것이 맞겠군요. around가 조금 걸렸지만, 그냥 '모순'만 생각하느라 전체를 검토하지 않은 대목입니다. 정치가 ... 주변으로 축소됐다는 뜻이군요. 그런데 다음 부분은 동의가 안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문장 구조상으로는 여성의 배제가 결과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거든요. 축소가 여성의 배제를 수반하면서 나타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제 영어 실력으로는요.

    12번의 경우는 먼저 EM님 식의 번역을 제가 피한 것이 아니라 원래 번역문에서 최소한도만 고치자는 차원에서 그렇게 표현한 겁니다. 그러니까 요점은 '단순한' 표현을 '복잡한 표현'으로 바꾸는 걸 제가 지지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도 단순한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정작 제가 주장하자는 바는, 이 문장의 요점은 확대하는 '방법'이 아니라 확대의 '가능성' 또는 '바탕'이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과연 어떻게 민주주의는 한층 더 확대될 수 있을까?'라면 영어로는 "How can democracy be extended further?"일 거라는 겁니다. 그런데 원 저자는 그렇게 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명사구를 써서 어렵게 표현했다고 보고 넘어갈 일은 아니라는 게 제 주장입니다. 바로 앞 문장에서 보면 단순하게 표현해서 '민주주의 형성의 전제'가 '사회주의'입니다. 그러니까 사회주의 없이 민주주의의 확장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질문이 즉각 제기된다고 저자가 쓰고 있는 겁니다. 저에게는 미묘하지만 중요하게 다가오는 어떤 느낌 차이가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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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정환 2008/02/09 17:39

    원문 파일 링크가 잘못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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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arishin 2008/02/09 20:23

    원문 파일 링크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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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EM 2008/02/09 22:15

    네, "축소가 여성의 배제를 수반하면서 나타났다"는 말씀 맞습니다.그러니까 marishin님 말씀은, 제가 "한가지" 결과를 "두가지"로 분리했다는 거죠? 하지만 사실 어차피 그건 제 얘기의 요점도 아니었고, 또 "동시에"라는 부사를 넣음으로써 나름 그 사항을 표현하려고 했고, 끝으로 설령 "한가지"를 "두가지"로 분리했다손 쳐도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 봅니다.

    두번째. 명사어구를 하나의 문장으로 고쳤다는 게 왜 문제가 되는지는 저 위에 내용과 marishin님의 설명만 봐서는 모르겠군요. 제가 보기엔, 그런 식의 명사구를 이용한 표현은 매우 일반적이라서요.. 하지만 저 위에 내용만으로도, "민주주의가 확대된다"라는 단순한 표현을, "누군가가 민주주의를 확대한다"라는 좀더 복잡한 표현으로 대체한 것은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 같고요. (물론 "문맥에 따라" 문제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요.) 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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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EM 2008/02/10 04:50

    이 말씀은 여기에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지금 보니까, 제목을 "표현"만 바꾼게 아니라 커버하는 기간도 바꿨네요. 원본은 1850년부터인데, 한글판은 1848년부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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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libromio 2008/02/11 13:03

    번역자입니다. 꼼꼼한 검토 감사드립니다. 언뜻 보기에도 낯뜨거운 오류와 실수들이 여럿 눈에 띄네요. 다음 쇄에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체로 동의하고 의아한 부분만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4. 물론 determined는 Eurocommunists를 수식하지만 제 번역이 원 문장의 의미를 손상시켰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5. arrangement와 settlement를 구분하기 위해 '타협' 대신 '조정'이라고 썼습니다. 다른 곳에서 비슷한 논의를 settlement라고 표현한 곳에서는 '타협'이라고 번역했고, 굳이 따지자면 settlement의 결과로 arrangement가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9. 이 부분은 지금도 애매한데요. 논의 전개상 their는 "산업화로 인해 생겨난 도시경제와 지방자치 정부, 노동계급 주거공동체 등의 하부구조"나 "산업이라는 사회적 풍경"을 지칭한다고 보았습니다. 앞 문장과 연결하는 "not only that"에서 유추해서요. 그리고 their가 노동운동을 가리킨다면 "their own credit"이라고 썼을 것 같습니다.

    10. 저는 여기서 this가 this book을 함축한다고 봅니다. 앞에 뚜렷하게 지칭할 것이 없는데 this라는 대명사를 쓴 것은 "이 책은 다시 발견하고 정당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는 사회주의의 역사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봅니다.

    13. "정식으로 입원시켰다"는 "지체없이 입원시켰다" 같습니다. 여기서 duly는 '곧바로'의 의미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14. As this alignment clarified
    clarify를 be동사가 생략된 수동태가 아니라 자동사로 본 것입니다.
    '이런 자리 배치가 굳어지면서'나 '이런 자리 배치가 뚜렷하게 드러나면서'라는 의미로 볼 수 있지 않나요?

    기타 2) "democratic goods were attained"나 "repositories of democratic goods" 등의 표현을 다른 곳에서 쓰는 것으로 보아 '민주적 재화'가 타당할 듯합니다. '선'의 뜻이라면 복수형으로 쓸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기타 3) 'local'과 'localized'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42쪽이면 "국지화되고 종종 특수주의적인 '운동' 정치"라는 표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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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marishin 2008/02/11 13:55

    번역자가 직접 댓글을 남겨주셨군요.

    언급하신 부분에 대해 답변을 드리자면

    4번은 원 의미를 손상시키지는 않았지만, 원 문장 구조는 존중하지 않은 번역이라고 봅니다. 번역에서는 뜻만 아니라 문장 구조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5번은 타협이냐 조정이냐가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정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조정된 기둥’이 아니라 ‘앞서의 조정을 떠받치는 기둥'이라고 번역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9번은 사실 모호합니다. 다만 의미를 생각한다면, 노동운동이 민주적 성과를 산업화의 공으로 돌릴까요?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10번에서 this는 이 책일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만약 이 책을 지칭한다면, ‘this is the history of socialism’이 아니라 ‘this is A history of socialism’이어야 합니다. 저자가 자신이 쓴 책을 THE history라고 한다면, 오만도 이런 오만은 없겠죠.

    13번의 duly는 영영사전을 보니 ‘as expected’라는 풀이도 있군요. ‘정식으로'가 저도 조금 걸렸는데, '예상대로', '마땅히' 정도로 번역할 수도 있겠습니다. ‘곧바로'는 조금 강한 느낌입니다.

    14번은 수긍이 가는 지적입니다.

    기타2. ‘민주적 재화'가 무슨 뜻입니까? 뭘 지칭한다고 보시나요? 저는 뜻을 모르겠어서, ‘선'이라고 했는데 ‘가치'라는 뜻으로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제 의문은 ‘민주적 재화'가 무슨 뜻이냐는 겁니다.

    기타3은 말씀을 듣고 보니 수긍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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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libromio 2008/02/11 16:55

    그새 답변을 주셨네요.

    4. "확고한 유로코뮤니스트들은 이런 결과로부터 나름의 결론을 이끌어내고는..." 정도면 어떨까요?
    이건 여담인데, marishin님이 지나친 의역이 적지 않다고 보시는 제 번역을, 프레시안에 서평을 쓴 이는 '직역투 문장'이 거슬린다고 평가합니다.^^;

    5. 무슨 말씀인지 이제 알겠습니다.

    9.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앞의 논의 전개와 바로 앞 문장과의 연결을 감안할 때, "민주적 성과를 자신들의 공으로 돌리기도 했다"고 보아도 어색합니다. 노동운동이 민주적 성과를 산업화의 공으로 돌릴 수'도' 있지 않나요? 산업화 덕분에 민주적 성과를 얻은 면도 있다, 라고 대범하게 인정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하여간 좀 더 궁리해 보겠습니다.

    10. 그러면 this가 바로 앞 문장을 받는 걸까요?

    13. '예상대로' '아니나 다를까' 정도가 맞겠군요.

    기타 2. 참정권 등의 민주적 권리, 의회 같은 제도, 민주주의 이념과 헌법 등을 뭉뚱그려 비유하는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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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marishin 2008/02/11 21:00

    9번에 대해서, 저는 노동운동이 민주주의의 대의를 옹호할 뿐 아니라 그 성과를 자신들의 공으로 내세웠다는 식으로 이해했습니다. 문장 구조가 아니라 두 문장의 연관성 측면에서 말입니다.

    노동운동이 민주적 성과를 산업화의 공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문제는 실제로 그랬느냐겠습니다.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이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그랬나요? 서양 노동운동이 민주적 성과의 원인을 대체로 어디에 뒀는지 확인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10번은 this가 "Between the 1860s and the 1960s, they formed the active center of any broader democratic advance."이 문장을 받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저로서는 이게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13번은 '아니나 다를까'가 가장 좋겠군요.

    기타2는, 원문 기준으로 60쪽을 보니 unemployment relief, health, education, housing 따위를 'social goods'라고 표현했군요. 그러니 '선'은 아니겠군요. 하지만 아무래도 '재화'는 그렇습니다. '제도'나 '성과'인 셈인데요, 다른 번역어를 궁리해보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의역, 직역 문제는 언제나 그렇습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언제나 뭔가 어색하다고 느끼면 무조건 '직역투' 탓을 하기 마련입니다. 한국의 번역서 대부분이 어색한 직역투를 남발하니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검토한 몇페이지만 놓고 말하자면, 번역자께서 지나치게 의역을 했다고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제게 중요한 것은 원문에 얼마나 충실하냐는 겁니다. 원문의 의미뿐 아니라 문장 구조에도 가능한 한 충실해야 한다는 게 제 번역의 기준 또는 가이드입니다. 저는 이 정도가 아주 심해서 문장이 조금 어색하더라도 최대한 원문의 어순, 구조를 따르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한국어 문장이 이상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문장을 독자들은 '직역투'라고 하더군요.

    번역은 결국 언제나 의역이고, 그렇기 때문에 원문의 뜻과 어순, 문장구조에 최대한 충실하면서 매끄러운 번역문을 찾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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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독자 2008/02/12 00:23

    번역에 관한 말씀 나누는 가운데 슬쩍, 번역하신 분에게 주인장도 말씀하셨 듯이 고생하셨다는 말 전합니다.
    좌파의 역사, 특히 유럽 전체,를 총체적으로 소개한 책이 있었나요?
    독자들의 질정을 참고하셔서 2판 3판도 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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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marishin 2008/02/12 01:17

    깜빡하고 EM님께 답변을 못했군요. 번역과 관련해서는 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EM님 말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번역에 정답은 없고 각자의 스타일에 따른 차이가 있으니, 이 점을 서로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번역서 제목은 진짜 묘하군요. 연도도 다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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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marishin 2008/02/12 01:19

    독자님 반갑습니다. 정말 번역자분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저도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가면서 2판, 3판 계속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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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gaudium 2008/02/13 03:45

    번역서 제목의 연도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물론 원본은 1850년부터입니다. 그런데도 1848년을 적은 것은 그 해가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이 출간된 해이기 때문에 상징적 맥락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목까지 '직역'을 해야 한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겠으나 한국어판의 편집권 또는 한국적 맥락에서 결정한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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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marishin 2008/02/15 00:37

    gaudium님 설명을 들으니, 제목의 연도는 그럴 수 있겠습니다. 제목조차 원서를 꼭 따라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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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zorba 2008/03/03 21:25

    이 번역 관련 덧글을 읽으니 지적 충만감에 마구 행복해집니다. marishin님이 올리신 이 책의 영어 원본 파일을 담아갑니다. 좋은 공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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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marishin 2008/03/03 23:59

    zorba님 반갑습니다. 번역 문제는 좀더 공개적으로, 그러나 비난이나 헐뜯기 또는 책을 사지 않는 핑곗거리 찾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번역을 함께 축적해가는 과정의 하나로,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하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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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gaudium 2008/03/11 03:41

    앞서 번역본 제목에 관한 의견을 적은 바 있었는데, 뒤늦게 번역에 관한 논의에 잠깐 끼어듭니다. 제 생각에 9번은 원래의 번역이 타당해 보입니다. 저는 '산업화가 노동 운동의 기반이 되었다. 그러므로 노동운동이 거둔 성과는 산업화 덕분이기도 하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경제적인 상황의 변화(더 구체적으로는 자본주의의 재구조화)와 그에 상응하는 노동자 계급의 운동, 더 나아가 계급중심 정치학에서는 해결할 수 없던 문제들을 계속해서 거론합니다. 가령 103페이지의 소제목은 "산업이라는 새로운 세계"이고, 117페이지의 소제목은 "노동계급 형성의 정치학"입니다. 이 둘 사이의 논의는 산업이라는 세계가 새롭게 형성되면서 그에 상응하는 노동계급 운동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원래의 번역이 타당해 보입니다. 보충설명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십시오. http://armariuscasting.net/?p=331
    덧붙여 저는 '민주적 재화'를 '민주주의 촉진에 기여한 긍정적인 유형의 성과'로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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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kabbala의 미투데이 - 2008년 2월 10일 먼 댓글 보내온 곳 2008/02/11 04:33

    “(민주주의 벼리기, Forging democracy)한국어판 제목은 이상하다. 아예 ‘The left 1848-2000’이라고 영어를 썼다. 원서 제목과도 다른 영어를 쓰다니, 나처럼 ‘번역’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는 기막힐 노릇이다.” — 신기섭(marishin) 2008-02-10 11:08:45 “나의 몸은 한가한 시간 속에서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되었다. 대낮에 신나게 낮잠자는 재미.” — 각시수련 2008-02-10 12:42:03 “엄...

  2. Subject: 찾아 읽기 먼 댓글 보내온 곳 2008/02/11 08:49

    marishin님의 [뚝심 있는 번역자] 에 관련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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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진보 진영의 글을 번역해 공개하는 걸 주 목적으로 하지만 요즘은 잡글이 더 많습니다. mari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