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서 본 세상

깔끔하네요. "민주노총을 해체해도 모자랄 사건이다"에 100% 공감합니다.

사방천지에 얼마나 많은데, 듣도 보도 못했다니 어이 상실.

반동적 대국민 홍보거리를 만든 건 민주노총입니다. 의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금까지 좌파입네 하는 남성들이 해온 짓거리들을 보면 이런 의심이 별로 놀라울 것도 없습니다. 이따위 의심을 받는다는 거 자체부터가 스스로들을 진짜 진짜 심각하게 돌아볼 계기로 삼아야 할 텐데, 그래 의심은 지성의 특권이지 운운하는 가소로운 반응을 보면 정말 암울합니다.

반동적 효과하니 한말씀 더 안드릴 수 없는데, 반동적 물결이 이어지는 현 정세에서 민주노총이 제대로 싸움이나 하고 있나요?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 입장에서 민주노총, 싸움을 돕진 못할 망정 지들 문제로 정세 흐려놓는 꼬라지가 아주 지랄맞습니다. 운동사회 내 성폭력 문제가 새로운 문제도 아니고 지겹도록 반복되고 있는데, 왜 아직도 그 꼬라지들로 남아있다가 이런 정세에 결정적으로 터뜨려주시는지. 민주노총은 반동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나요?

민주노총에서 성폭력사건이 문제시되는 것은 그나마 민주노총이어서 가능하지, 다른 단체나 당에서는 훨씬 많은 성폭력 문제가 있어도 문제조차 되지 않고 무시되는 현실인데...

100인위원회의 사례를 잠깐 훑어보면서 제 자신의 경우도 해당될만한 사례를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정말 그동안 가볍게만 생각해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는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로 해야겠습니다.
님께서 제기하신 의심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신다고 했는데, 그것이 해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 궁금합니다. 결국 가해자의 심리적 사실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인데, 이미 님께서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의심을 제기하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저 역시 이 글을 읽고 나니 그 의심은 사실처럼 여겨집니다. 해당 사안에 대해 민노총 지도부가 보여온 행태로 비춰 볼 때 고해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객님께/'이 의심이 반동적 대국민 홍보효과'를 낳는다면 그것은 감수해야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반동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그러한 의심을 덮어둔다면 그 행위는 그 자체로 '반동'이 된다고 여겨집니다.

논란이 벌어지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았지만, 따질 건 따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 이번 사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걸, 유서대필 의혹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의혹을 제기하는 정황의 구체성에서 그렇습니다. 비교할 만한 다른 사건을 찾아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번 사건은 민주노총이 주체적으로 풀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제가 제기하는 의혹은 그 성격이 민주노총의 조직 방식, 활동 방식과 무관한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이 조합원을, 특히 여성 조합원을 어떻게 대접하고 그들의 주체성을 얼마나 인정하느냐는 것과 관련된 것입니다. 이는 사건 은폐의 핑계로 작동하는 “조직보위론”과 정반대의 의미에서 “조직보위”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것입니다.

3. 제가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있다는 느낌을 줬는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진짜 문제는 이 의혹이 해명될 수 있는 문제냐는 것인데, 이걸 가해자의 “심리상태” 분석 차원으로 접근하면 물론 해명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스스로 고백하지 않는 한, 적어도 제가 제기하는 의혹은 풀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조직이 이 사건 피해자에게 어떤 요구를 했는지 곧 왜 이 피해자에게 편의를 요구했는지, 그리고 또 위원장 검거 뒤 이 피해자에게 뭘 요구했는지, 더 나아가 두달동안 조직은 이 피해자를 어떻게 대했고 뭘 요구했는지 등과 같은 “사건의 전체 맥락”에서 이 성폭행 행위를 따지고 규정한다면, 적어도 간접적인 해명은 가능합니다. “조직의 문제 차원에서 따져보자”고 쓴 것이 이 때문입니다.

성폭력 사건을 두고 가해자와 연관자를 성토하고 그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보지만 민주노총이 특정 목적과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해 성폭력을 동원하였다는것은 순전히 님 소설아닌가요?

이런 의심이 놀라운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말하는 사람들은 존재하고,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그동안 그럴만한 경험들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험들과 사람들을 무시하고 "놀라운 의심"이라고 말하는 건 그저 자신이 이 문제를 그만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뿐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런 태도들이 오늘의 사태를 만들었습니다.

민주노총 지키고 싶습니까? 그럼 이런 의심을 제기하는 내용과 맥락부터 이해하시지요! 무턱대고 내 입장에선 그건 거짓이다!고 자신의 '믿음'을 내보이기 전에 말이죠. 이런 의심을 '성폭행을 조직적으로 결정했다는 거냐?'는 식으로밖에 이해하지 못하고선 희망이 없습니다.

어떤분이 자신의 덧글들을 지워버리니, 다른 덧글들이 엉뚱한 이야기처럼 비치게 되는군요.

'객님'의 덧글이 지워졌군요. 말이 안 통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발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경우든, 허탈한 마음이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