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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5-08> 정보창고 '인터네트'를 아십니까

전세계 학술정보에서 팝송순위까지 검색/충북대, 통신연 등에 접속 일반인도 이용

[한겨레신문] 1993년 05월 08일 8면


"자신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전세계 컴퓨터 사용자들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거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날마다 제공하는 천문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핵 자료센터"등의 최신자료는 물론 "빌보드"의 팝송순위, 프로야구 경기결과까지도 국제전화요금 한푼 안 내고 받아본다." 꿈같은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비영리 국제 학술 컴퓨터통신망인 "인터네트"를 이용하면 지금 당장도 가능한 일이다.

 

69년 미국 국방성이 개발한 인터네트는 현재 전세계 1천만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학술통신망으로, 수천개의 대학.연구소 데이타베이스가 연결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90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16개 연구기관이 인터네트와 연결한 것을시작으로 현재 대학.기업체 등 32개 기관이 이 망에 가입해 있다.

 

하지만 미국 등에서는 일반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인터네트가 연결된 대학.기관에 소속된 대학원생이나 연구원에게만 사용이 제한돼 있다. 이에 따라 일반인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첨단정보의 활용도를 높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반인이 개인 자격으로 인터네트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통신연구개발단의 "소백" 데이타베이스는 교수.의사.대학원생 등이 개인 자격으로 인터네트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입회비는 교수가 연 12만원, 대학원생은 24만원이다. 연락처는 526-6983이다.

 

누구나 무료로 사용자등록을 해 인터네트를 쓸 수 있게 허용하는 곳은 국내에서 충북대학교의 "CBU BBS"뿐이다. 이 BBS는 개인용 컴퓨터로 직접 접속이 가능하다(모뎀 접속번호 0431-61-2897, 3125).

 

인터네트와 관련된 기능은 두가지로, 다른 인터네트 가입자와 토론할 수 있는 "대화방" 기능과 미국 워싱턴대학의 소프트웨어 자료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어떤 데이타베이스에도 가입하지 못한 사람이 인터네트를 이용하고 싶다면,서울의 경우 968-0451~9번으로 연결하면 된다. 대전은 041-861-4101~9번이다.

 

이 번호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운영하고 있는 "연구전산망"에 모뎀으로 접속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다른 데이타베이스에 접속할 수 있는 연결통로 구실을 한다. 예를 들어 이 망에 연결한 뒤 "rlogin 134.75.201.254"라고 입력하면 충북대의 BBS에 접속된다. 하지만 통신망 상태가 나빠 연결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국내외의 수많은 데이타베이스가 사용자 등록이 안된 사람도 "손님" 자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데, 국내에서는 한국통신연구소의 "KIDS"가 대표적이다. 모뎀으로 직접 접속은 안되지만 충북대보다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인터네트 주소"는 "147.6.11.151"이다. 손님으로 이용할 때는 자료나 전자편지를 주고받는 것은 안되고 자료검색만 가능하다.

 

인터네트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통신 연구개발단은 이용 촉진을 위해 통신상태가 좋은 "HINET-P"와 인터네트를 연결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으나 공개에 따른 문제 때문에 계획이 늦어지고 있다.

 

연구개발단 컴퓨터네트워크부 박재영씨는 "일반인에게도 인터네트를 공개해야 할 필요성은 인정하나 해커가 침투하는 길을 열어주는 등 부작용이 많아 아직 방침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예절이 확립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섣불리 공개했다가는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전세계가 "정보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몇몇 사람들의 장난이 정보가 꼭 필요한 사람들이 통신망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인식의 확산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기섭 기자>

2004/09/01 19:59 2004/09/01 19:59
2 댓글
  1. neoscrum 2004/09/22 10:33

    그때 기억나요. 2400인가 4800인가 모뎀 걸어놓고 어찌어찌 흉내내며 써봤던.. 텔넷 같은 거 들어가서 anonymous 입력하고는 대충 구경하고..
    곧 웹이 되자 또 구경해 보긴했지만 갈 곳이 없어서 처음으로 간 곳이 '플레이보이'지였습니다. ^^;;; 사진 하나 보는 데 아마도 2-30분 넘게 걸려서 중간에 포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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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arishin 2004/09/22 23:29

    정말 세상 많이 변했죠? 제가 저 기사 쓴 게 2400짜리 모뎀으로 회사에서 밤마다 텔넷, anonymous ftp를 이용해 여기저기 다니기를 여러날 한 뒤에 쓴 거죠. 지난번에 말씀드린 적 있지만...
    웹이 등장했을 때 처음 간 곳이 플레이보이인 것도 저와 같군요^^(엄밀히 말하면 저는 플레이보이에 앞서서 ibm, intel 같은 미국 컴퓨터 업체들 홈페이지부터 둘러봤다는 점은 분명히 해둡니다. 정확한 기록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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