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한마디, 정곡을 찌른 한마디
2009년 6월9일 189명의 작가가 시국선언을 하면서 각자 한마디씩 덧붙였다. 이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한마디는 이것이다.
촌스러워서 살 수가 없다. (곽은영)
곽은영은 젊은 시인으로 추정되는데, 그의 이 한마디는 이 땅 젊은이들의 정서를 정확하게 포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촌스러움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촌스러울 수밖에 없는 말’을 걸 것인가? 하지만 시대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낸 말은 이것이 아니다.
청계천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살아 있는 물이 아니다. 이대로 모두가 유령이 될 순 없다. (정주아)
청계천뿐 아니다. 이 땅의 모든 게 그럴 듯해 보이지만 살아 있는 게 아니고, 이 땅의 사람들이 모두 멀쩡해 보이지만 멀쩡하지 않다. 모두가 유령이 될 운명인지 모른다는 것, 온나라가 제 정신이 아니라는 것, 우리 모두가 뭔가 분명히 잘못되고 있다는 것, 이것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Guju 2009/06/16 12:09
촌철살인이네요. 공감 120% 입니다.
민노씨 2009/06/16 15:25
직관적으론 꽤나 공감하게되지만, 역시나 이어서 써주신 "촌스러움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촌스러울 수밖에 없는 말’을 걸 것인가?" 이게 문제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경쟁적이고, 과시적인 욕망의 세련된 표상들의 기만을 어떻게 촌스럽지 않은 세련된 방식으로 해체하고, 다시 성찰할 수 있게 할는지가 참 어려운 문제 같아요..
회사원 2009/06/16 15:36
당대 감성의 촉수이신 우리 작가님들 어쩜 이리 잽싸기도. 노무현 시절 빈말이라도 시국선언해야하지 않나 그렇게 궁시렁거렸는데.....
marishin 2009/06/16 16:13
Guju님, 공감하신다니 반갑습니다.
민노씨, 바로 그게 어려운 문제죠.
회사원님 말씀도 맞는 말씀입니다. 세상이 너무 얍삽하죠? (이 글을 쓸까 말까 한동안 망설인 것도 그래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