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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한마디, 정곡을 찌른 한마디

2009년 6월9일 189명의 작가가 시국선언을 하면서 각자 한마디씩 덧붙였다. 이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한마디는 이것이다.

 

촌스러워서 살 수가 없다. (곽은영)

 

곽은영은 젊은 시인으로 추정되는데, 그의 이 한마디는 이 땅 젊은이들의 정서를 정확하게 포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촌스러움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촌스러울 수밖에 없는 말’을 걸 것인가? 하지만 시대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낸 말은 이것이 아니다.

 

청계천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살아 있는 물이 아니다. 이대로 모두가 유령이 될 순 없다. (정주아)

 

청계천뿐 아니다. 이 땅의 모든 게 그럴 듯해 보이지만 살아 있는 게 아니고, 이 땅의 사람들이 모두 멀쩡해 보이지만 멀쩡하지 않다. 모두가 유령이 될 운명인지 모른다는 것, 온나라가 제 정신이 아니라는 것, 우리 모두가 뭔가 분명히 잘못되고 있다는 것, 이것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2009/06/16 10:27 2009/06/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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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건의 책, 기대된다

철학적 논증을 강조하는 김영건이 ‘논증과 분석의 칼’로 동양 철학을 해부한 책을 내놨다. <동양철학에 관한 분석적 비판>(라티오, 2009) 그가 과연 동양 철학에 대해 “이해 가능한 설명”을 제시할지 기대된다. 400쪽이나 되니 분량도 만만치 않다. (그의 블로그는 http://blog.naver.com/sellars)

 

사실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생각해 왔던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땅에서 철학한다는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가' 하는 것이었다. 저 멀리에서 일어나는 철학적 활동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참여자가 되어 이 땅에서 철학을 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모습이어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공부했던 영미 분석철학은 비록 그 분석철학의 방법에 대해서 다양한 주장들이 있다고 할지라도 철학적 논증의 역할을 매우 강조한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그것은 철학적 문제에 대해서 그 해결 답변을 제시하고 그것이 어떤 근거에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 입증하는 지성적 노력이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그 근거의 정당성을 반성하지 않은 채 어떤 철학적 주장이나 이론이 주는 진리성에 만족하는 것은 비판적인 철학적 활동을 단지 철학적 정보로서 간주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그런 철학적 정보의 의미와 가치를 철학적 논증으로 구성하여 평가하고 음미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나는 아주 기본적이고 초보적인 이러한 생각을 통해 단지 분석철학 안에서 전개되는 문제들과 그 해결들을 구경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 (저자 서문 중에서)

2009/06/12 09:07 2009/06/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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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선생 정도만 되어도

대중 매체에 이 정도로 쓰는 것도 엄청한 내공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 “젊은 것”들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김종철 선생의 글

그를 추모하고 애도하는 말과 글들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것은 극히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책임 있는 지식인들에 의한 공식적인 추도문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것이어야 한다. 아무리 고인에 대한 추모의 감정이 간절할지라도 사사로운 개인이 아니라, 공적 인물에 대한 추도문이라면 충분한 예를 갖추되 그 생애와 업적에 대한 묘사는 엄정한 것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 “본심이야 어쨌든 그는 서툴고 경솔한 일처리 방식으로, 아마도 역사상 최악의 정권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큰 정권의 탄생에 기여했고, 그 때문에 마침내 자신도 희생되는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일본 군인 사례는 부적절하게 느껴지지만, 이 천박한 땅에서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해야 할 말은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몇일 전까지도 진보적인 척 하던 것들, “좌파” 들먹이던 것들 거의 모두가 줄줄이 “시험에 들어” 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2009/05/30 03:11 2009/05/30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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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진보 진영의 글을 번역해 공개하는 걸 주 목적으로 하지만 요즘은 잡글이 더 많습니다. mari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