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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9월 독자모임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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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도서출판 메이데이입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성큼성큼 오는가 싶은데 가을보다 태풍이 먼저 무섭게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 뿐만아니라 주변에도 태풍피해 입으신 분 없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오는 9월 19일 (수) 늦은 7시에 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역 4번 출구에 있는 테이크파이브 카페에서

『아메리카 약자혁명 - 미국에 아직 희망이 남아있는 이유』를 주제로 독자모임을 진행합니다.

 

이 책의 옮긴이 이유철 선생님도 함께합니다.

 

이유철 선생님은 올해 초에 『기로에 선 일본』을 주제로 하였을 때에도 오셔서

- 그 때엔 다 읽지 못한 사람이 많았는데도^^;  -

이해에 도움이 되는 배경지식, 읽을 만한 좋은 내용과 구절들을 소개하며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셨습니다.

 

이번에도 책의 이해와 재미에 도움이 되는 좋은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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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약자혁명 _ 미국에 아직 희망이 남아 있는 이유
일본 ‘쿠로타 키요시 저널리스트회’ 신인상 수상 (2006년)

츠츠미 미카 지음  |  이유철 옮김  |  2009년 5월 25일 발행  |  224쪽  |  150*210  |  값 12,000원  |  ISBN 978-89-91402-32-4  0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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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하는 가운데 미국 내 각지에 있는 사람들의 비명을 들을 수 있었고, ‘경제적 징병제’ 즉, 전쟁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존재가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해 생산된 빈곤층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나는 미국의 상황과 일본의 현 상황이 중첩되어 보였다.


대학 진학을 위해 입대한 아들이 전쟁터에서 돌아오기를 바라며 매일 거리에서 유인물을 나누어 주는 싱글 마더Single Mother, 미국 전역의 고등학생들에게 ‘인터넷’을 이용하여 군 모집에 관한 정보를 알리며 미래에 대한 선택권를 쟁취하고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십대들. 전쟁에서 마음과 몸에 병을 얻어 PTSD에 고통 받으면서도 전쟁은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라며 국민들에게 진실을 외치는 귀환병들.
 

미국 국내에서 약자이나 결코 약하지 않은 사람들의 투쟁을 통해 민주주의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경쟁과 효율이라는 것은 우리를 분열시키기만 하고, 이에 우리는 무력감만을 느끼게 된다. 한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로 사회를 바꿀 수 없다며 포기하게 되는 순간은 점점 늘어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유구한 인간의 역사 속에서 혁명은 언제나 무일푼인 한 사람의 목소리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고 있다. 노예제 폐지 운동, 베트남 반전운동, 여성의 참정권 등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을 가능하게 한 사람들의 존재는 혼란을 겪을 때마다 우리들의 힘이 되어 준다.
 

잔인한 시장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전쟁 비즈니스가 국민의 생존권을 빼앗고 있는 미국. 그러나 이는 결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Lost Generation상실의 세대라고 불리는 세대가 워킹푸어나 노숙자가 되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일본에서도, 그리고 IMF위기를 기점으로 젊은이들의 약 90%가 비정규고용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한국에서도 같은 적을 마주 하고 있다.
 

매일의 일상에서 들려오는 뉴스를 보면 상황이 악화되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시민들의 의식 역시 빠르게 높아져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은 진실을 갈구하고 있다. 왜냐하면 진실은 현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그것을 가르쳐준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깨달았던 것, ‘우리들은 바꿀 수 있다’고 하는 확신이 국경을 넘어 한국의 국민들에게도 전해지길 간절히 바라본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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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메리칸 드림'과 '빈곤대국'을 넘어, '약자들의 혁명'에서 미국 사회의 새로운 희망과 변화의 가능성을 찾는다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더 이상 '빈곤대국'을 폭로하는 것으로 멈추지 않는다.

언론이 전하지 않는 '약자들의 혁명'을 통해 미국 사회의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

9.11.참사 이후 미국사회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른 빈곤 문제와

이라크 침략전쟁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폭로한 책!

'진통제'로 버티던 미국 사회 약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직접 발로 뛰면서 취재한 책!

 


이제 누구도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즈를 강타했을 때, 미국 사회가 감춰왔던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라는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모두 확인했었다.


2008년에 상영된 마이클무어 감독의 다큐멘타리 <식코>는 지상 최대의 낙원이라고 선전되는 미국 사회의 의료시스템이 사실은 "돈 없으면 죽어야 하는" 후진적이고 비인간적인 제도라는 점을 폭로하여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로 무너진 것은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이나 미국의 자존심만이 아니었다. 부시 정권 아래서 '애국심'과 '반테러'라는 명분으로 민주주의가 무너졌고, 최소한의 정의와 양심마저 무너졌다.

9·11 참사 이후 부시 정권이 '대테러전쟁'과 '민주주의의 확산'이라는 명분으로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사람들의 시선은 잠시 미국사회 '밖'을 주목했지만, 이내 시선을 돌려 미국 사회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미국사회 '안'이 문제였고,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사실은 부자와 가난한 자로 나뉜 양극화사회이며, '빈곤대국'이라는 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석학 촘스키 역시 미국 사회 내부의 모순과 문제를 볼 것을 호소한 바 있다. 그리고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부터 출발한 경제공황은 미국 경제와 미국 사회가 감춰온 문제점과 모순을 그 밑바닥까지 보여주었다.

그래서 "세계 부의 4분의 1이상을 점유하면서도 3,1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굶고 있고,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4,500만 명을 넘으며, 2억 3,000만정이나 되는 총기가 나돌아 다니고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라 점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게 됐다. 이제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은 없고 '빈곤대국'만 남게 됐다.

여기까지는 ‘보도가 전해주는’ 미국 사회의 현실이다.


그러나 일본의 저널리스트인 츠츠미 미카의 발길을 따라 미국 사회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미국 사회의 밑바닥 진실들을 접할 수 있고, 서로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의 파편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1994년 이래 NAFTA 때문에 단순 생산직 노동자는 실업자가 되었다. 그 결과 사회 안에서 필요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으며 버려졌다. 아부 그레입 형무소에서 이라크인 포로에 대한 학대사건이 일어났을 때, 고문에 관여한 젊은 병사들 또한 직장을 잃은 공장노동자들이었다. --- 모병제라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들과 같은 빈민들에게는 징병제나 마찬가지에요. 왜냐하면 경제적으로 취약한 약자들은 군에 들어가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 미국에서의 가난한 삶이 싫어 그것으로부터 탈출하고자 입대를 선택하게 되고, 이민을 선택했던 가난한 젊은이들은 또 다른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지금 총을 겨누고 있다.”

“미국은 대학비용과 의료보험 등을 미끼로 하여 신병을 모집한다. 언론은 병사들의 잔악한 행위를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 약자이다. 그들은 엄격한 미국사회에서 겪는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고자 어쩔 수 없이 입대하였다. 그리하여 살인기계를 위한 교육을 받고 최전선까지 쫓겨나간 젊은이들이란 사실은 사회에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메리카 약자혁명-미국에 아직 희망이 남아있는 이유>는 ‘언론과 보도가 전해주는’ 미국 사회의 현실을 폭로하는데 멈추거나 그 현실에 절망하지 않는다. 미국 전역을 직접 발로 뛰면서, ‘보도가 전하지 않는’ 미국 사회의 약자들의 변화를 위한 갈망과 용기 있는 행동 속에서 미국 사회에 남아있는 희망을 건져 올린다.

“전쟁이라고 하는 거대한 비즈니스를 계속하기 위해 정보를 통제하고 경제적으로 구석에 몰려 고통 끝에 조국을 위한 버리는 말로 쓰이는 병사들이나 노동자들, 아들들을 전쟁에서 잃은 가난한 어머니들이나 무력한 마이너리티 젊은이들, 그리고 영웅이라 불릴 줄 알았던 노상에 잠든 노숙자의 귀환병들”이 바로 그들이고, “험난한 상황에서도 굽히지 않고 고개를 들고 일어나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열심히 해내”는 그들 속에서 필자는 아직은 남아있는 미국 사회의 희망을 본다.

“안좋은 것은 제거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 절어있는 미국 사회에서, “발이 곪으면 잘라버리고, 두통이 있으면 진통제로 마비시켜 버리며, 나쁜 사람은 없애버리고 약자는 버려버리는” 미국 사회에서, 진통제를 버리고 용기 있게 나선 약자들의 행동과 저항에서 필자는 미국 사회에 아직 희망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용기란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지요. 우리 미국인은 아픈 것, 괴로운 것으로부터 빨리 도망치려는 습성이 있어요. 인내심이 약하다는 뜻이에요. 약국의 많은 진통제 종류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죠.”

그래서 필자는 한 흑인 여고생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분명히 미국은 최악이에요. 세계 최강의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들 약자를 짓밟고 있죠. 하지만 인간의 역사를 보면, 혁명을 일으키는 것은 언제나 약자에요.”

“모두 이 불합리하고 폭력적인 사회 안에서 짓밟히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약하지만 강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같은 말을 한다. 우리 시민들은 미래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그렇기 때문에 할 일이 많다고 말이다."

 

 


본문 가운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자의 권리주장과 반전운동이 일체화된 이 데모를 위해 전국각지에서 모인 버스 수만 500대가 됐다. 공장에서 일하는 블루컬러, 철도원, 우편국원, 교사, 의료관계자, 예능인 등 여러 업종의 노동자를 비롯해 학생, 히피족, 미국 원주민, 퇴역군인, 게이, 레즈비언, 장애인에 이어 전 미국 사법장관인 램지 클라크씨도 와있었다. 모두 전쟁이라는 거대한 사업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정부가 전쟁에 쓰고 있는 비용을 악화되고 있는 국내의 실업대책이나 의료보험, 교육 등에 쓰자는 것이었다. 미래가 있는 젊은이들을 속여 전장으로 보내고, 죄도 없는 다른 나라사람들에게 총을 향하게 하는 대신 그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고 대학에 보내자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무의미한 전쟁을 지금 당장 끝내자는 것.”

- ‘대통령선거의 빛과 그림자’ (33쪽)에서

 

 

“누가 믿겠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총을 산 이유가 테러리스트 때문이 아니라 내 국가의 정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말이에요.”

- ‘대통령선거의 빛과 그림자’(56쪽)에서

 

 

“이렇게 단식을 하면서 내 자신이 얼마나 무지했고 생각이 짧았는지, 또 얼마나 무력했는지를 알고 정말 싫어졌었지. 그렇지만 대신에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아도 계속 하는 것 자체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 깨닫게 되었어. 간디 흉내 내며 단식을 했지만 정말이지 그가 위대한 이유는 밥을 먹지 않았다는 것보다 계속해서 묻기를 포기하지 않는데 에 있었어. 나는 내 나라 미국에 민주주의를 되찾고 싶어.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계속 할 거야.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아.”

- ‘정의의 가치’(87쪽)에서

 

 

“이라크에 가는 것, 두렵지는 않아?”

 

내가 묻자 앙헬은 머뭇거렸지만 바로 대답했다.

 

“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눴던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생활을 보자면 당신도 잘 알거에요. 이보다 안 좋은 삶이란 상상을 할 수가 없어요. 모병제라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들과 같은 빈민들에게는 징병제나 마찬가지에요. 왜냐면 경제적으로 취약한 약자들은 군에 들어가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입대전의 앙헬과 같이 만성 기아상태의 국민의 수는 3,100만 명에 이른다. 한 때, 아메리칸 드림과 같은 말로 쓰였던 ‘open door policy이민자를 받는 정책’. 그러나 이민자들은 미국에서의 가난한 삶이 싫어 그것으로부터 탈출하고자 입대를 선택하게 되고, 이민을 선택했던 가난한 젊은이들은 또 다른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지금 총을 겨누고 있다.

- ‘미국의 보이지 않는 징병제’ (106 쪽)에서

 

 

미국에서는 2004년 1월부터 2월에 걸쳐 두 달 간 약 76만 명의 실업보험이 끊겼고 이들은 국내에 있는 빈곤을 비롯한 기아상태에 있는 3,100만 명에 조금씩 더해지고 있다. 2003년 시점에서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미국 국민은 4,500만 명에 이르렀고, 개인파산의 절반은 고액 의료비에 원인이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 미국은 대학비용과 의료보험 등을 미끼로 하여 신병을 모집한다.

언론은 병사들의 잔악한 행위를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 약자이다. 그들은 엄격한 미국 사회에서 겪는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고자 어쩔 수 없이 입대하였다. 그리하여 살인 기계를 위한 교육을 받고 최전선까지 쫓겨나간 젊은이들이란 사실은 사회에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2004년 12월에 미 육군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에 있는 미국병사 6명중 한명이 중한 정신장애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라크에 주둔한 미국 병사 수는 100만 명. 국방부는 이후, 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병사는 10만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릭은 “저는 열차가 다가오는 것이 보여요”라며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20대, 30대의 망가진 젊은이들을 가득 태운 열차가 말이에요. 이후 적어도 35년간은 정신병 치료를 계속해서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젊은이들이지요.”

- ‘보이지 않는 열차에 태워지는 젊은이들’(129쪽)에서

 

 

미국 노숙자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2004년 현재 미국에는 약 350만명의 노숙자가 있고 그 중 50만명이 귀환병이라고 한다. --- “대량폐기 당하는 거죠”라며 릭은 한숨을 쉬었다.

 

“목숨을 걸고 전장에 가서 원치 않는 살인을 강요당하고 돌아와 보니 사회에서는 필요없다고 버려지더군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젊은 병사들에게 그런 짓을 시키는 것은 우리 미국인들이 지금의 편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서잖아요? 그러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망가뜨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있는 것. 이것이 지금 이 나라가 하고 있는 짓이에요.”

- ‘보이지 않는 열차에 태워지는 젊은이들’(136쪽)에서

 

 

“우리들은 어리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진실을 버리지 않고 현실을 바꾸어나갈 것을 선택했어요. 우리의 손으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자유를 의미하죠. 그 자유가 이 사회에서 약자인 우리들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 준 거예요!”

- ‘미래를 선택할 자유’ 본문(178쪽)에서

 

 

반전 운동은 전쟁이 시작되면서 1년 동안 각지에서 진행은 됐었지만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전쟁이 가져다 준 상처를 온 몸과 마음으로 받은 사람들의 생생한 외침은 하나의 거대한 외침이 되어 미국 국내를 흔들기 시작하였다.

긴 역사 속에서 그러했듯 큰 착오를 깨달은 후에도, 아무리 큰 상처를 받았다 해도 사람들은 반드시 일어나 전혀 다른 미래를 만들기 위해 다시 고개를 들고 걷기 시작한다.

죄 없는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고 환경을, 문화를, 가족의 유대감을 파괴시켜 자국의 미래인 젊은이들을 버리는 말로 쓰며 전쟁을 지속하는 정부와 그리고 그것을 떠받들고 있는 무지한 국민. 전 세계의 비난, 실망, 혐오, 증오를 받고 있는 미국. 그 미국에게 ‘어머니’와 그리고 ‘젊은이들’의 힘은 큰 희망의 열쇠가 되었다.

- ‘미래를 선택할 자유’ 본문(190쪽)에서

 

 

“미국은 이제 글렀다는 저널리스트가 많은 가운데 츠츠미씨는 왜 아직 미국에 희망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강연을 하고 있자면 자주 이런 질문을 듣는다. 되돌아보면 2001년 9월 11일 아침, 공교롭게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있었다는 악몽 같은 우연이 나를 이곳까지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그 사건 이후, ‘테러와의 싸움’을 내세우며 폭주하는 미국은 온 세계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 강렬한 영향력에 우리들은 끌려들어가 미래를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굴절된 렌즈는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보이는 풍경을 바꾼다. 9·11로부터 2년 후, 테러 후유증과 미국에 대한 불신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또다시 미국에 가서 내가 만난 것. 그것은 보도가 전하는 잔악한 이미지와 정반대의 또 다른 미국의 얼굴이었다. 전쟁이라고 하는 거대한 비즈니스를 계속하기 위해 정보를 통제하고 경제적으로 구석에 몰려 고통 끝에 조국을 위한 버리는 말로 쓰이는 병사들이나 노동자들, 아들들을 전쟁에서 잃은 가난한 어머니들이나 무력한 마이너리티 젊은이들, 그리고 영웅이라 불릴 줄 알았던 노상에 잠든 노숙자의 귀환병들. 하지만 그들은 그런 험난한 상황에서도 굽히지 않고 고개를 들고 일어나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열심히 해내고 있었다. 한 흑인 여고생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분명히 미국은 최악이에요. 세계 최강의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들 약자를 짓밟고 있죠. 하지만 인간의 역사를 보면, 혁명을 일으키는 것은 언제나 약자에요”

 

맞다. 그녀가 말하는 대로 긴 역사 가운데 변화를 일으킨 위대한 혁명가들은 모두 약자였다. 킹 목사에 넬슨 만델라, 그 밖에도 끝이 없을 것이다. 각자 공통된 것은 마지막까지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 그들의 힘이 작다며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꿈꾸는 새로운 미래를 믿어왔다는 것. 이와 같은 믿음을 가진 미국의 약하지만 강한 사람들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 그것은 한 사람의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의 거대함, 그리고 할 수 있다고 믿고 행동하는 용기이다.

- ‘저자 후기 가운데’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거대한 괴물 앞에서 빈곤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 곳에 갇힌 채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다.
본격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이 가속화되고 있는 한국 또한 최근의 경제위기를 기제로 자본과 정부, 그리고 기업이 손을 잡고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라는 극히 이기적인 고용정책을 내세우며 만성적인 ‘워킹푸어(Working Poor)’를 양산할 계획에 있다.

한국의 빈곤 비즈니스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빈곤의 대물림’, 더 나아가 빈곤층을 국가를 위한 자본을 위한 ‘버리는 말’로 쓰려하고 있다. 지난 3월 18일, 한국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병역자원 모집의 어려움을 이유로 밀리터리 스쿨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군사학교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하는 한국판 밀리터리 스쿨은 1단계로 중·고등학교에 ‘군사학’ 과정을 신설해 특성화하고 2단계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군사학 과정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2012년까지 개교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미국식 밀리터리 스쿨이 가져오는 처절한 현실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국가는 국가에 대한 ‘희생’을 강요하고, 그 희생이 끝나면 다 쓴 일회용품과 같이 버려버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 책에서 보여준 젊은이들의 비참한 모습이 언젠가 우리와 우리 자식들의 모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새 우리 사회도 인간보다 이윤이 앞서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빈곤의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현실 속에서 결국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거래할 수밖에 없는 날이 머지않아 오지 않을까?

- ‘역자 후기’ 가운데

 

 

 

차례

 

한국어판 서문

 

프롤로그

 

대통령선거의 빛과 그림자

단식실행/알로하셔츠를 입은 간디/첫 만남은 노동자 데모/경찰이 총을 들이대다/시골의 공화당 기독교 집회/3개의 G

 

정의의 가치

왜 단식할 생각을 했어?/신문이 없는 집/이 일은 정말 가치가 있는 걸까?/눈물 흘리는 시민들/진짜 가치 있는 것

 

미국의 보이지 않는 징병제

휴대전화로 군입대를 권유당하는 고등학생들/낙오자 0%법/교묘하게 만들어진 덫/꿈을 보여주는 거야/돌아와 줘서 고마워

 

보이지 않는 열차에 태워지는 젊은이들

살인기계 교육/병사들의 이별편지/노숙자가 되는 귀환병들/영혼의 일부가 망가진 날을 잊지 않기 위해/우리들은 버려지는 말인거죠/전쟁 없는 세계로/시時, 왜 우리들은 평화롭게 살 수 없는 거죠?

 

미래를 선택할 자유

군사화되는 아이들/최대 목표는 마이너리티/교관은 퇴역군인/아이들의 반란/비디오 게임에서 군 훈련 유사체험으로/필요한 것은 진실, 용기, 그리고 지혜/어머니들의 경고/무서운 소리/선입관이 만들어 낸 전쟁/하나가 되기 시작한 시민들/미국이 부족한 것은 믿는 힘

 

에필로그

시時, 우리들이 계속해서 나아가는 이유

 

저자후기

 

역자후기

 

 

지은이 소개

 

지은이  |  츠츠미 미카(堤 未果)

 

도쿄출생. 뉴욕주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졸업.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 국제관계학과 졸업. UN여성개발기금(UNIFEM),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뉴욕지국을 거쳐 미국 노무라 증권에서 근무 중 9·11사태에 휘말린 후, 저널리스트로 활약. 현재는 뉴욕과 도쿄를 왕래하며 집필,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늘을 나는 치킨空飛ぶチキン’, ‘그라운드 제로가 가져다준 희망グラウンド?ゼロがくれた希望’ ‘아메리카 약자혁명_미국에 아직 희망이 남아 있는 이유報道が?えてくれないアメリカ弱者革命―なぜあの?にまだ希望があるのか’로 쿠로다 키요시(?田?) 저널리스트회 신인상 수상했으며, ‘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ルポ 貧困大?アメリカ’로 제 56회 일본 에세이스트 클럽상과 신서대상 2009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2006년도부터는 아사히(朝日) “심층 뉴스” 서브 캐스터, “Democracy Now!”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이  |  이유철

서울 출생. 고등학교 시절 장애인 시설비리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에 동참. 이를 계기로 진보 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한신대학교에 입학, 맑스주의 등 진보적 학문에 심취하여, 노동현장, 철거촌, 장애인 야학 등을 다니며 연구 활동의 방향을 세워 나갔다.

이 후, 동대학원 노동정책 및 사회정책학과에 진학, 동북아 평화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졸업하고 현재 ‘아카데미아 코뮤닉스’의 운영위원으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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