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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답답해!

오늘 읽은 두 기사.

 

하나는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이 "반독재 국민전선" 하자며, "총파업 지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경향신문 인터뷰.

 

또 하나는 참세상에 실린 노동자의 힘 박성인 씨의 촛불의 정치적/문화적 상상력에 계급을 결합시키고, 좌파의 혁신을 통해 "계급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

 

 

아! 답답해!

 

민주노총. 정말 이 사람들이 촛불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에서 노동조합 정치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는 생각 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닐 거다. 엄청나게 큰 판이 벌어졌음에도 기껏 한다는 게 "일부" 사업장의 "하루" 총파업 정도였다. 그마저도 개별 사업장이나 산별의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자 들어가버렸지. 그래놓고 지금 또 억압이 심하다고 총파업한다고, 또 "국민전선"(씨발. 좌파가 국민전선이 뭐냐.) 한다 하는데 지금 민주노총 "지도"를 받을 사람 누가 있을까? 혹은 신뢰받는 동료로라도 생각할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아니, 그 모든 걸 떠나서 그런 신뢰와 지도의 주체가 될 수 있을만큼 자기들이 정치역량이 있다고 진정으로 생각하고는 잇는 걸까?

 

박성인 씨 주장도 답답하다. 뭐.. 이야기 중에 생활정치라든지, 문화적 감수성이라든지, 집단지성이라든지 하는 이번 촛불봉기에 표면화된 여러 요소들을 언급하고 배우자고는 하고 있는데...

 

사실 촛불에서 좌파가 가장 배워야 할 건 위의 것들을 포함하면서 넘어서는 것, 즉 "바둑"의 유연한 조직화가 아니었을까. 장기처럼 졸과 마, 차, 포, 군주가 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진형만 변화하는 게임이 아니라 누구나가 어떤 배치에 있느냐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다른 정체성을 갖는 것, 끊임없이 (있는 차이들의 연대가 아니라) 차이들을 생산해 내는 것. 그걸 통해서 도대체 권력이 파악할 수 없고, 지배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조직화 형식. 그게 "바둑"의 조직화다.

 

혁신해가지고 고작 한다는 게 전형적인 "장기"(not 바둑)적 조직화로서의 "계급 정당"이라면 할 말 다 한 거다. 오히려 "계급정당"은 결론이 아니라 "과정"이 아닌가? 권력과의 바둑두기(사실은 바둑과 장기의 싸움이겠지만) 과정에서 맹렬한 속도를 가지고 권력을 돌파하는 게 레닌적인 계급정당 아닐까? 그 다음엔 또 다시 다른 배치를 만들며 다른 사건들을 만들어야 하겠지.(그 '속도'의 주체가 '정지'의 주체가 됨으로써, 혹은 다른 '속도'의 주체가 끊임없이 탄생하지 못함으로써 소련은 저짝 났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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