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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닮았습니다

아기가 태어나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누구 닮았어?" 입니다.

우리 부부도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 누구 닮았을까 늘 궁금해했는데,

막상 보니, 부모 중 누구를 더 닮았다고 말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 골고루 닮았어요." 하고 말하면 상대방이 듣기 참 싱거운 말이 돼버립니다.

그래도 그 말이 가장 맞겠지요. 우리를 골고루 닮았습니다.

 

사실 저는 "닮았다" 는 말에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닮았다" 는 말을 꾸중처럼 자주 듣고 자랐습니다.

뭔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꼭 지 애비다." 하고 혼이 나곤 해 그 말이 정말 듣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산님께도 우리의 좋은점을 닮은 것만 이야기하기로 하자 했는데, 그게 진짜 어렵습니다.

그래도 좋은 점을 보는 눈을 통해 칭찬하는 말 한 마디에

내가 사랑하는 두 사람을 모두 훌륭하게 높일 수 있으니

닮은 것을 이야기하고 싶으면 꼭 좋은점만 골라 말하기로 다짐합니다.

 

볍씨는 아주 잘 지내주고 있습니다.

어제는 백부장님과 금희언니가 6개월차 민종이를 안고 와서

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면 어머니와 아기는 서로 잘 적응하게 되어 있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토닥여주시고 가셨습니다.

 

저도 며칠 전 젖몸살 비슷하게 겪으면서

매사 조급하게 일희일비 하지 말 것을, 모든 게 다 때가 있고, 시간이 필요해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엉엉 울면서 다시는 이렇게 엉엉 우는 엄마는 절대 하지 말자고 결심했습니다.

 

정말 '어머니'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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