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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04

 

안개때문에 숨은벽의 장관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위용만큼은 아찔하다

 

 

 

 

산은 한걸음 한걸음을 가치있게 만들어주지만

준비없는 욕심에는 가차없이 철퇴를 가한다.

 

산 선생님의 지도하에 올랐던 숨은벽에

가벼운 맘으로 홀로 도전해 보았지만

길 잃기를 한 4번,

 

복숭아 1개와 토마토 1개. 다 떨어진 물로

욕망의 정점이었던 위문으로의 도전 또한

길을 잃어 완전 개고생으로 막을 내렸다.

 

어딘가로 오르긴 했었는데

내려가던 한 아주머니 曰 '거기 위문 아닌데... 이리로 와요~'

단 한마디에 건너편 풍광, 1초동안 감상한체

겁에 질려 그 아주머니 뒤 꽁무니만을 쫓아내려 왔다.

(친절하지만 아주 빠른 발걸음에 그 겁은 배가 되었지만...)

 

다시 백운대와 숨은벽 삼거리에 내려와

남은 물과 복숭안, 토마토(물이 아깝고 급해 정말 쪽쪽 빨아먹었다)로

급한 허기는 채웠지만 길고도 험한 하산길을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

 

머리는 어지럽고 다리는 풀리면서 물은 왜이리 멕히는지...

하산길 막바지쯤... 한 할머니가 정상 갔다 오겠다던

손주놈들이 한 시간이 지나도 안 온다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이래저래 뭘 물으셨는데...(뭘 아는 사람한테 물어봐야지...)

그 말은 기억 안나고 할머니 한 손에 쥐고 계시던 500원짜리

삼다수 생수만이 기억에 남는다. 쩝...

 

 

삶이라는게

계획적이어야 하지만,

욕망이 이끌리는데로 몸이 움직일때의

스릴이 없다면 재미는 없겠지.

다만,

자신의 조건을 살피고 행동하는 것이

훨씬 지혜롭다는 사실을

이번 개고생으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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