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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덩이가 부은 나비

나비의 3미터 가출

 

냥이들은 원래 조심성이 많은 녀석들이라 자신이 활동하는 영역을 잘 벗어나지 않는다.

겁이 많은 것들이 호기심도 많아서 새로운 곳을 개척할 때는 무지하게 살핀다.

3층 내 방문을 열어놔도 1층 가게까지 내려오는 일은 별로 없고, 내려와도 문밖을 나가는 일은 없었다. 호기심에 얼굴만 빼꼼이 내밀뿐, 행여 사람이라도 지나가면 화들짝 놀라 3층으로 다시 올라가곤 했다.

 



문밖을 두리번 거리던 나비가 드디어 밖으로 나갔다.

난 화들짝 놀라 쫒아 나갔다.

가게 바로 앞에 있는 차 밑으로 들어간 나비는 도무지 나올 생각을 안했다.

가끔씩 차가 지나다녔기 때문에 속은 타들어 가는데 나비는 이쪽 저쪽으로 나를 피해 다녔다. 적극적으로 끄집어 내려다가는 아예 다른 곳으로 튈지도 몰라 소극적으로 불러도 냈다가 위협도 했다가 하는데, 차는 계속 지나가고 정말 난감하더만.

 

그러다 차주인 모녀가 왔다.

난 "차 밑에 고양이가 있으니 조심해주세요"라고 했고

아주머니는 "시동걸면 도망가겠죠"라고 했다.

아주머니와의 간단한 대화를 끝내고 차밑을 보니 나비가 없었다.

어디로 갔는지 몰라 당황하고 있는데

그 아주머니의 딸이

"고양이요? 가게로 들어갔는데요."

휴~~!  간땡이가 부은 나비 때문에 십년 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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