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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당게에서 퍼왔다. 이번 선거에 대해 할 말이 참 많다. 그런데 불행히 내 생각을 정리해서 쓸 시간이 없다. 심상정이 사퇴해서 경기도 지사 투표는 안했다. 명주씨와 많이 싸웠다. 난 지쳐서 "그래,나 꼴통이니그냥 좀 내버려두라"고까지 했다. 이 글을 보면 또 한번 "현실과 동떨어진 인간들이 지들끼리 위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든 심난하긴 하지만, 난 낙천적이라 희망이 훨 더 많다. 화이팅!!
질긴 놈이 이긴다. 노회찬이 최후의 승자다.
선거 결과 보고 처음엔 노회찬이 가장 큰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전 글에서 나는 야구로 치면 심상정은 타자와의 승부가 두려워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온 투수라고 했고, 노회찬은 홈런 안 맞을 줄 알고 던졌다가 홈런 맞은 투수라고 했다. 그러나 내 시각은 너무 좁았다. 노회찬은 정치신인이 아니다. 대중들은 잘 몰라도 그는 짧게는 백기완 선거운동본부 조직위원장을 했던 92년부터 길게는 인민노련을 창립했던 1987년부터 정치운동을 한 사람이다. 23년을 정치운동한 사람이었다.
밀어주는 조직이 없는 정치인
2004년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민주노총의 중앙파가 밀어준 단병호와 심상정은 득표 1, 2위를 했다. 천영세, 이영순, 강기갑, 최순영, 현애자 모두 민주노총이나 전농 혹은 정파조직의 조직적인 지지를 받았다. 유일하게 노회찬에게는 조직적인 지지가 없었다. 굳이 따지면 서울의 진보적인 시민당원들, 과거 운동권, 인민노련 출신 당원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숫자로 훨 떨어져서 겨우 4등이었다. 그 후 국회의원으로 맹활약하며 그는 대선후보를 노렸다. 선거 시작하기 전에는 당원 상대 여론조사결과 1위를 달렸다. 그러나 선거가 시작되자 조직표의 위력이 드러나고, 노회찬은 최약세로 예상되었으나 민주노총 중앙파의 지지를 얻은 심상정에게도 밀리며 3등을 했다.
2004년 김종필을 2010년에는 한명숙을 보냈다.
노회찬은 2004년 총선에서 판갈이해야 합니다 를 외치며 완전히 떳다. 그리고 정당투표 13%를 만들어 마지막 8번으로 당선되었다. 민주노동당이 비례대표 8석을 가져가면서 자민련의 김종필은 10선 국회의원을 눈앞에서 놓치고 자민련과 함께 침몰했다. 낡은 3김 정치의 종말이었고, 원조 보수를 밀어내고 진보정당이 최초로 화려하게 등장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만든 당을 떠나 진보신당에 둥지를 트고 서울시장선거에 나왔다. 사실 10% 정도 득표는 하지 않겠나 싶었다. 오세훈은 잘 생긴 얼굴과 변호사 딱지, 시민단체 활동 경력, TV광고 모델 경력을 가진 스타급 정치인이다. 그가 아무리 뻘짓을 해도 당선은 쉽게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검찰의 한명숙 표적수사가 오히려 한명숙을 노무현의 상속자로 만들며 반 MB연합의 상징으로 등장하면서 여론조사 1위까지 올라갔다. 한편 노회찬 역시 떡값검사 명단 공개 재판에서 다행히 선거권을 유지하여 서울 시장 선거판에 나왔다. 그리고 결국 뜻하지 않게 한명숙을 낙선시켜며 반 MB주의자들의 왠수가 되었다. 한명숙이 대선후보로 나올 수 있을까? 야구에서 왼손타자가 나오면 왼손투수를 내보내듯이 한명숙은 박근혜의 대항마로서만 의미가 있다. 그게 아니면 한명숙은 앞으로 특별한 역할을 할 게 없다. 맘 좋은 누님일 지는 몰라도 제 2의 노무현은 될 수 없다.
꿈을 버린 자들이 꿈을 지키고 있는 자에게 침을 뱉다니?
위에서 얘기했듯이 노회찬은 조직이 없다. 민주노총이 심상정은 조직후보로 인정했지만, 서약서 쓰고, 지극정성을 들인 노회찬은 헌신짝처럼 버렸다. 앞으로도 짧은 미래에 민주노총에게 기대 걸기는 힘들다. 많은 촛불들도 이번 선거로 노회찬에게 돌아섰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핵심 당원들에게는 노회찬은 끝까지 진지를 지킨 사령관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대중적 인기를 생각했다면 심상정과 같이 후보사퇴를 했을 것이다. 선거 열흘 전 쯤 나는 잠깐 노회찬이 무조건 사퇴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보기도 했었다. 그럼 대중적 인기는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진보신당은 민주당의 2중대로 전락한다. 이번 선거에서 뜬 김두관, 이광재, 안희정, 송영길은 모두 386이다. 과거 사회주의를 신념으로 삼았던 자들이다. 그들은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의 꿈을 꾸다가 전망이 없다고 판단하고 그 길을 떠난 자들이다.
우리에게는 지난 10년 민주주의의 화려한 말잔치에서 소외된 무산자계급이 있다
이번 선거처럼 과거 운동권들이 주역으로 뛴 선거가 있을까? 김문수-심상정-유시민 모두 같은 길을 갔던 자들이다. 그래서일까 대중들은 이명박만 반대하면 다 비슷한 거 아니냐고 생각한다. 우리가 복지를 들고 나오니까 민주당도 다 따라왔다. 진보의 옷도 쉽게 갈아 입었다. 그러나 그들은 10년 집권기간동안 정리해고되어 길거리로 내쫓기는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기는 커녕 수천명의 경찰을 동원해 최루탄 하나 안 쓰고 안보이게 처리했다. 이윤을 더 얻기 위해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걸 눈감아주었고, 이에 분신으로 맞선 노동자들에게는 값싼 동정만 보낼 뿐이었다. 농업은 경쟁력 없다고 한미 FTA 성사를 위해 미국에게 그냥 내주고, 분노하에 거리로 나선 농민은 때려 죽였다. 이에 대해 한 말은 마음은 아프지만 어쩔 수가 없다.,세상이 바뀌었으니 그냥 적응해 살아라, 이 거였다. 이런 자들과 우리가 같을 수 있을까? 알량한 부르주아 자본주의의 선물을 주며, 데모는 해도 되지만 바뀌는 건 없다고 말하던 자들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매 열라게 맞는 며느리 지경이 된 노회찬은 이제 그동안 못했던 말들을 해야 한다. 더 노골적으로 그동안 노동자 서민들이 당했던 고통을 까발려야 한다. 질긴 놈이 이긴다. 노회찬은 23년을 버텼다. 나는 그를 믿는다.
민주당, 친노에게는 더이상 칭찬을 하지 말자
백분토론에서 오세훈에게 노회찬이 물었다. 오후보께서는 혹시 이상림씨를 아십니까? 양회승씨를 아십니까? 한대성씨를 아십니까? 윤용현씨를 아십니까?,, 용산에서 숨진 세입자들의 이름을 오세훈이 알 리가 없다.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한명숙에게 물어야 했다. 배달호씨를 아십니까? 박일수씨를 아십니까? 김주익씨를 아십니까???? 전태일 열사는 아시겠죠. 민주정부에서 비정규직의 한을 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들입니다. 양극화 해결했습니까? 삼성의 불법행위를 단죄했습니까?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가 얼마나 다른 지 보여줄 때가 되었다. 자 게임은 이제부터다.
* 뱀발(무위)
당 게시판에 당원들 보라고 쓴 글이니 당원이 아닌 사람들에겐 느낌이 다를 수는 있을 것이다.
진보세력이 작다고 자꾸 "아직은"이라고 말하는데 그런 비슷한 레파토리는 수구세력에게도 이미 진저리 치게 들어왔다. '아직은 분배보다는 성장을 할 때이다' 라던가 '우리의 특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국가보안법 폐기는 아직 시기 상조다' 따위 말이다. 박정희나 전두환 시절 군부독재 타도를 외친 이들도 그 당시에는 솔직히 한줌도 안되는 미약한 세력들이었다. 하지만 그들 덕분에 이나마 민주화 이루고 살고 있다는 것에 난 그들에게 감사한다. 김문수, 유시민도 그 미약한 한줌도 안되는 세력이었는데 뭘 얼마나 더 큰 꿈이 있어서 이렇게 변했는지 알 수 없으나 제발 '아직은'이란 말은 하지 마시라. 그런 논리라면 내 수명 백년도 안남았는데 좋은 세상 죽기 전에 안온다 --;;
뒤늦게 노회찬 토론 동영상 올린다. 여기 오는 사람 중에 노회찬 욕할 사람은 없을 것 같지만, 주위에 제발 그런 사람들 있으면 말려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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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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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꿈을 버린 자가 꿈을 지킨 자에게 침을 뱉다니... 공감이 많이 가네요... 적어도 꿈을 버린 것에 대한 부끄러움은 있어야 하는데...부가 정보
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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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 꿈을 버린 자들이 스스로 꿈을 버렸다고 생각할까요? 아마도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새로운 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할 것 같네요. 그렇게 생각해야 자신들이 살기도 편하고 말이죠.부가 정보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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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권이 생긴지도 이젠 꽤 되었는데도 불과 2번 가본듯 4-5년의 터울이 있어서 그런가봐요. 암튼 저도 이번 선거 아쉽게 생각해요. 결과를 볼땐 너무 멀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언제 이뤄질라나 싶기도 해요.부가 정보
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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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어린시절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아래서 보냈고, 중고등학교와 대학 1학년 때는 박정희 못지않은 전두환 정권 밑에서 보냈는데, 그 당시만 해도 그런 시절이 영원히 계속되는 거 아닌가하는 절망이 있었거든. 하지만 세상은 변했지. 그래서 난 속도의 변화도 있고 뒷걸음질도 있었지만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어. 무상급식만 해도 몇년 전에는 극소수가 외치는 구호에 불과했지만 이젠 보수정당까지도 하자고 하잖아. 물론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 뒷걸음질이지. 자본 세력이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거든. 어쨌든 난 좀 낙천적이라서 지치지 않는다 푸하핫!!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