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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당신을 위한 후원주점입니다.
먹자, 마시자, 강정돕자! 강정후원주점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 10년을 일하는 동안 천주교인권위원회의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서 특별한 노력을 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천주교안에서도 완벽한 비주류인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살림이 넉넉할리없고 매달 말일이 보릿고개임은 마찬가지이지만 우리 보다 힘들고 어렵게 투쟁하고 활동하는 단체들과 활동가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를 도와달라고 손을 내미는 것이 송구하고 어색하다 진심으로 생각하니까요. 제가 사무국장으로 있는 한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 '후원주점'을 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추리 후원주점, 용산 후원주점, 강정 후원주점.. 처럼.. 또 무슨무슨 후원주점은 분명 준비하게 될 것입니다.
날짜를 잡고, 공간을 섭외하고, 메신저 닉네임을 주점 날짜로 바꾸고, 티켓을 만들고, 주소록을 정리하고, 발송작업을 하고, 우체국에 가고,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고, 이메일을 쓰고, 여기저기 주점에서 만나 한잔하자며 공수표를 날리고, 돈을 달라하고, 경매할 물건을 기증하라고 조르고, 주점소식 좀 널리알려달라고 조국교수, 공지영작가, 김미화선생 같은 파워 트위터리안들에게 멘션을 나리고, 준비회의를 하고, 메뉴를 정하고, 주문을 하고, 시장에 가서 땅콩을 몇개 까먹으며 오징어값 흥정을 하고, 종일 전부치느라 손등이 기름에 반지르르한 이모님에게 친한척을 하며 동그랑땡 두어개 집어먹고 42만원이냐, 40만원이냐 흥겨운 실갱이를 하고, 부총지배인 명찰을 만들고, 짐나를 차량을 섭외하고, 길안내 표지를 만들고, 기증받은 물품을 정리하고, 술과 안주를 정리하고, 테이블을 닦고, 손님을 기다리고, 정신업시 술과 안주를 팔고, 경매를 진행하고, 정신없이 수십개의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술을 마시고, 술에 취하고, 겉치례 허례허식으로 의심 받을만한 형식적 인사들을 나누고, 술집을 청소하고, 수입과 지출을 정리하고, 남은이들과 뒷풀이를 하고, 땅바닥을 쓸며 집에 들어와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쓰러지듯 누워 잠을 자는 일을 또하게 되겠지요.
누가 대통령이 되고, 어떤 세력이 정권을 잡든, 국민을 억압하고 무시하는 오만한 권력이 존재하는 한, 노동의 가치와 소소한 일상을 우습게 아는 천박한 자본이 활개치는 한 우리는 싸울 수 밖에 없고, 잡혀가고, 두들겨 맞고, 쫓겨나고,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고, 회유와 협박에 갈등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추리를 위하는 일 같지만, 용산을 기억하는 일 같지만, 김진숙지도위원을 만나러 가는 일 같지만, 구럼비 해변을 지키는 일 같지만... 결국 나를 위한,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하는, 나를 만나러 가는, 나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제주 강정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 문정현신부와 송강호박사, 김세리, 조약골을 위해 강정후원주점에 와 달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2011년 9월 24일(토) 오후 4시부터 11시 을지로입구역 1번 출구 수협은행 뒤편 태성골뱅이신사에서 "먹자, 마시자, 강정돕자" 강정후원주점이 열립니다. 상황이 긴박해서 준비하는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고 더 열심히 발품을 팔지 못해 미리 많은 표를 팔지 못했습니다. 그저 내일 많은 분들이 오셔서 1만원, 2만원 채워주시리라 믿습니다. 사정이 있어 오시지 못하는 분들은 무리하지 않고 소박한 후원금을 계좌[국민은행 702102-04-052095 문정현(지키자강정)]로 보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정이 허락하시는 분들은 토요일 오후 강정후원주점으로 오세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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