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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당신을 위한 후원주점입니다.

나를 위한, 당신을 위한 후원주점입니다.

먹자, 마시자, 강정돕자!  강정후원주점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 10년을 일하는 동안 천주교인권위원회의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서 특별한 노력을 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천주교안에서도 완벽한 비주류인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살림이 넉넉할리없고 매달 말일이 보릿고개임은 마찬가지이지만 우리 보다 힘들고 어렵게 투쟁하고 활동하는 단체들과 활동가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를 도와달라고 손을 내미는 것이 송구하고 어색하다 진심으로 생각하니까요. 제가 사무국장으로 있는 한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 '후원주점'을 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추리 후원주점, 용산 후원주점, 강정 후원주점.. 처럼.. 또 무슨무슨 후원주점은 분명 준비하게 될 것입니다.

날짜를 잡고, 공간을 섭외하고, 메신저 닉네임을 주점 날짜로 바꾸고, 티켓을 만들고, 주소록을 정리하고, 발송작업을 하고, 우체국에 가고,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고, 이메일을 쓰고, 여기저기 주점에서 만나 한잔하자며 공수표를 날리고, 돈을 달라하고, 경매할 물건을 기증하라고 조르고, 주점소식 좀 널리알려달라고 조국교수, 공지영작가, 김미화선생 같은 파워 트위터리안들에게 멘션을 나리고, 준비회의를 하고, 메뉴를 정하고, 주문을 하고, 시장에 가서 땅콩을 몇개 까먹으며 오징어값 흥정을 하고, 종일 전부치느라 손등이 기름에 반지르르한 이모님에게 친한척을 하며 동그랑땡 두어개 집어먹고 42만원이냐, 40만원이냐 흥겨운 실갱이를 하고, 부총지배인 명찰을 만들고, 짐나를 차량을 섭외하고, 길안내 표지를 만들고, 기증받은 물품을 정리하고, 술과 안주를 정리하고, 테이블을 닦고, 손님을 기다리고, 정신업시 술과 안주를 팔고, 경매를 진행하고, 정신없이 수십개의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술을 마시고, 술에 취하고, 겉치례 허례허식으로 의심 받을만한 형식적 인사들을 나누고, 술집을 청소하고, 수입과 지출을 정리하고, 남은이들과 뒷풀이를 하고, 땅바닥을 쓸며 집에 들어와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쓰러지듯 누워 잠을 자는 일을 또하게 되겠지요.

누가 대통령이 되고, 어떤 세력이 정권을 잡든, 국민을 억압하고 무시하는 오만한 권력이 존재하는 한, 노동의 가치와 소소한 일상을 우습게 아는 천박한 자본이 활개치는 한 우리는 싸울 수 밖에 없고, 잡혀가고, 두들겨 맞고, 쫓겨나고,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고, 회유와 협박에 갈등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추리를 위하는 일 같지만, 용산을 기억하는 일 같지만, 김진숙지도위원을 만나러 가는 일 같지만, 구럼비 해변을 지키는 일 같지만... 결국 나를 위한,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하는, 나를 만나러 가는, 나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제주 강정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 문정현신부와 송강호박사, 김세리, 조약골을 위해 강정후원주점에 와 달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2011년 9월 24일(토) 오후 4시부터 11시 을지로입구역 1번 출구 수협은행 뒤편 태성골뱅이신사에서 "먹자, 마시자, 강정돕자" 강정후원주점이 열립니다. 상황이 긴박해서 준비하는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고 더 열심히 발품을 팔지 못해 미리 많은 표를 팔지 못했습니다. 그저 내일 많은 분들이 오셔서 1만원, 2만원 채워주시리라 믿습니다. 사정이 있어 오시지 못하는 분들은 무리하지 않고 소박한 후원금을 계좌[국민은행 702102-04-052095 문정현(지키자강정)]로 보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정이 허락하시는 분들은 토요일 오후 강정후원주점으로 오세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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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채비해서 집에서 나오세요.

문정현신부님의 서각기도 작품 전시회가 오늘부터 월요일까지 경향신문사 맞은편 정동 품사랑갤러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신부님의 기도와 성찰, 세상을 향한 따뜻한 속삭임입니다. 신부님의 서각 작품들에서는 신부님께서 세상과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화창한 토요일 오후입니다. 지금 채비하셔서 전시회를 들르시고 정동길 걸어서 무교동 태성골뱅이 "용산참사 후원주점"에 오셔서 맥주한잔 하시면 서로가 서로에게 응원이 되는 행복한 주말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용산후원주점은 밤 11시까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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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합동훈련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한미군사합동훈련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연평도에서 민간인을 포함한 4분이 돌아가시고, 북에서도 몇분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겠지요. 북한이 무어라고 주장하던 민간인들이 사는 곳을 포탄을 날린 북의 행위는 규탄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셨는지와 상관없이 이 문제의 해법은 한결같아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지금 이해할 수 없는 기운이 퍼지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후 군에서는 온갖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2010년인데도 경질하지 않았던 김태영 국방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후임을 임명했습니다. 확전 방지라는 정부의 방침을 누설했기 때문이라지요. 신임 국방장관의 공식 첫마디가 "군대가 빠졌어" 였습니다. 그가 앞으로 우리 군인들을 군기강확립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픽박할지 상상이 갑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자꾸 왜 포탄을 그렇게 조금 날렸느냐?",  "전투기는 왜 안 띄웠느냐?" 고 군을 닥달합니다. 이것은 마치 "왜 더많은 북한사람들을 죽이지 못했느냐?",  "우리 민간인도 죽었는데 북한 민간인은 더 많이 죽여하지 않냐? "고 말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분단된 이 한반도의 현실이 절망스럽지만 그래도 이 일의 해법이 '더 강력한 응징', '몇배의 복수'는 아닐 것입니다. 북한의 군사행동을 실날하게 비판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규탄한다고 해도 포탄을 쏘고 전투기를 날리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도대체 왜 국민들보다 더 흥분하고, 국민들보다 더 우매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언론인으로 일하고 있는지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국민들은 라면이나 생수 사재기도 안하고, 여전히 점심에는 김치찌개를 끓일까, 귀찮은데 짜장면을 시켜 먹을까 고민합니다. 오랫만에 늦잠도 자고 밀린 빨래도 합니다. 애인과 주말 데이트를 위해 영화표를 예매하고 오랫만에 만나기로 한 선배에게 삼겹살을 사달라고 할까, 찜닭을 먹자고 할까 생각이 왔다갔다 합니다. 그런데 언론과 정치인들은 물을 만난 고기들처럼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경쟁이나 하듯이 응징과 복수를 떠들고, '더 죽여라', '더 퍼부어라' 만 외치고 있습니다. 아무도 한반도의 하늘에 포탄이 날아 다니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언론은 일부 극소수의 광기어린 전쟁도발 구호들을 과대포장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한국은 연합으로 서해에서 군사 훈련을 시작한답니다. 내일부터 12월 1일까지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는 한미서해 연합훈련을 기어이 하겠답니다. 국민들은 4대강 반대 범국민대회도 고인들에 대한 추모의 뜻으로 12월 5일로 일정을 미루었는데 기어이 사건이 발생한 서해에서 또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겠다고 합니다. 중국은 강력한 반대를 천명했습니다.  중국의 눈치보느라 바쁜 미국과 한국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기에 빠쁩니다. 군사적인 지식은 별로 없지만 지금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겠다는 것은 억지이고 오기일 뿐입니다. 내일부터 시작한다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해야합니다. 이런식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어 도움에 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서해상의 한미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하고 평화적인 대화로 연평도 폭격문제를 해결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하길 바랍니다. 군사적 대응은 물론, 공격은 절대 안됩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공멸하는 길입니다. 한미서해군사훈련을 중단시키기 위해 단체들은 긴급성명을 내고 종교인들은 기도를 하고 시민들은 국방부나 청와대 홈페이지에 평화를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어야 하겠습니다. 뽀족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습니다만, 이럴 때일 수록 가장 쉬운 것부터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먼저 행동해 주십시요. 우리 힘과 마음을 모아 한반도 평화를 지켜냅시다. 인류의 인권과 생명을 유린하는 전쟁이 이 땅에서 다신 일어나선 안됩니다. 많은 생각과 의견을 나누며 함께 할 수 있는 행동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명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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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 / 사형폐지 시노래 콘서트

사형폐지기원 시노래 콘서트를 올해로 세번째 개최합니다.

어떤 분들은 사람을 죽인 살인자들을 위해

시를 짓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인권단체가 할일이냐고도 하십니다.

피해자의 인권을 생각해 보았냐며,

당신 딸이 그런 참혹한 범죄의 피해자라도

콘서트를 열것이냐고 다그치는 분들도 계십니다.

 

피해자들을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거들어 이분들이 다시 안정된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그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며, 울고 웃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일 신문지상에서 떠드는 참혹한 범죄가 내 곁에서 일어난다면

저 역시 쉽게 용서 할 수는 없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저는 인권단체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형법을 전면개정하여 보호감호제도를 부활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더 강하고, 더 잔인한 형벌을 도입하는 것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 믿고 있나 봅니다.

 

 

참혹한 범죄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는 예방보다 처벌에만 열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형집행을 막고, 사형제도를 폐지하자는 것은

60명 남짓한 사형수들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일입니다.

 

사형을 집행한다면

그 다음에는 그것보다 더 강력한 무엇인가를 원하게 될 지 모릅니다. 

생명과 인권을 향한 어렵지만 소중한 한걸음을 내딛습니다.

모시기 어려운 분들이 마음을 모아 주셨습니다.

많은 관심 보여주시고 주변에도 널리알려주기길 부탁드립니다.

 

9월 2일(목) 저녁 7시 서강대 남문 옆 예수회센터 대성당입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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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냥 이런 말도 한번 하고 싶습니다.

 

1년전 2009년 7월 20일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철거민 다섯 분의 시신을 모시고 서울광장으로 가 용산참사 반년 추모대회를 개최하려고 했었습니다.가뜩이나 불에 타 상한 시신이 한 여름 더위에 더 상할까 600만원짜리 중고 냉동탑차를 구입하고 오동나무 관도 다섯 개 빌려두었었습니다. 몇몇만 알고 있는 계획이라 비밀리에 모든 것을 준비하느라 참 신경을 많이 썼던 기억이 납니다.
 
당일 아침, 냉동탑차와 빈과 다섯 개를 본 경찰들은 비상이 걸려고 갑자기 우르르 냉동실앞으로 막아섰습니다. 너무 더운 날이었는데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유족들과 함께 경찰 방패앞에서 울고 소리치고 애원하고 사정을 했었습니다. 유족들이 고인을 보러 가겠다는 데, 유족들이 고인을 모시고 나가겠다는 데 도대체 경찰이 그 길을 막아선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경찰들은 생각나는대로 말을 내뱉었습니다. “시신을 시위도구로 쓰려는 거라 막는 것이다.”, “신종플루가 유행이라 위험해서 막는거다.” 는 등 별말들을 다 늘어놓더군요. 그 자리에서 누가 항의하지 않고 싸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인권활동가라, 유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는 입장이라, 그냥 맨앞에서 소리치고 구호외치고 방패를 밀치는 일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서야 또 경찰이 절 부르더군요. 공무집행방해치상, 폭력행위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저를 또 소환해서 조사했습니다. 얼마전 급성 장염과 신경성 위궤양에 걸려 병원을 전전하고 며칠만에 출근을 했는데 성북경찰서의 소환장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저를 조사하던 경찰도 “1년이나 지난 사건인데 기억은 나시나요”로 조사를 시작하더군요. 수십장의 사진을 보여주는데 저는 그냥 방패를 붙잡고 서있기만 하더라구요. 소리도 지르고 방패를 밀기도 하는 듯해 보이지만 경찰을 때리거나 방패를 발로 차는 장면은 없습니다. 그래서 “아니 도대체 가격하는 사진도 없는데 왜 나를 이런 혐의로 불렀어요” 하니까“그러니까요. 서울경철청에서 김국장님 조사하라니까 하는 거지.. 저희들도 갑갑합니다” 그러더라구요.
 
나머지 시간은 양천서 경찰 고문 사건, 강북경찰서장의 기자회견.. 이런 이야기 하면서 할당된 조사 시간 채우고 나왔습니다.“더 조사없이 검찰로 송치하겠습니다”란 말을 뒤로 하고 냉방도 안되는 토요일 경찰서에서 땀만 한바가지 흘리고 돌아왔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이제 정말 지겹습니다. 경찰이 가지고 있는 제 기록을 한번 봤습니다. 실형전과 2건, 집행유예전과 1건, 벌금전과 4건, 기소유예 1건, 무혐의 1건, 현재 내사 중 2건.. 총 11건의 형사절차가 제 지난 10년을 지나갔고 지나가고 있더라구요.
 
서른 일곱이고 2010년인데... 난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이렇게 남들한테 나 열심히 살고 있다며 티를 내고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윤기진 만기출소가 내년 2월인데 민이랑 겨레 데리고 대전 교도소 특별면회 한번 다녀와야겠다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다시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실천연대, 진보연대, 범민련, 연방통추, 사노련 등 공안사건들이 계속 터지고 있습니다. 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또 잡혀갑니다. 며칠 전에 같이 회의 했던 선배가 또 잡혀갑니다. 
 
1997년, 1999년 같이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잡혀가던 그 때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창우형이 잡혀가고, 준석이형이 잡혀가고, 내가 갇혀있는 영등포 구치소에 길원성이 잡혀오고, 정현이가 잡혀오고,  출소 하자마자 재영이가 잡혀가고, 오타와 동규형이 수배되고, 또 얼마간 시간이 지나 진호가 수배되고, 민선이가 수배되고...  이렇게 극반이 살아왔죠.. 더 멋진 선배님들이 우리 이전을 살아오셨고,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명지를 살아왔고, 서부총련을 살아왔고, 서총련을 살아왔고, 전대협과 한총련을 살아왔죠... 전대협이나 한총련이 아니어도, 잡혀가거나 조사받지 않았더라도 누구보다 열심히 투쟁하며 살아왔던 우리들이 있었지요.. 우리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지요.
 
이 지긋지긋한 MB의 남은 2년동안, 그 다음 정권에서도....
언제 잡혀가고 또 언제 불려갈지 모르지만...
오늘 밤은 그냥..
오랜만에... 이런 이야기도 한번 하고 싶었습니다..
 
명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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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용산참사 유가족 호소문 (고 윤용헌님 미망인 유영숙)

안녕하세요. 고 윤용헌씨 부인되는 유영숙입니다.

 

이렇게 날 좋은 일요일 오후에 많은 분들이 모여주신 것을 보니 우리 유가족들도 힘이 생깁니다. 벌써 일이 있고 12일이 지났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촛불을 들어주신 시민 여러분들의 힘이 아니었으면 우리 유가족들은 지금까지 버티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고 우리 아저씨들 이름이 언론에 나왔지만 우리는 아무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뉴스에 나온 영상에서도 분명히 불에 타고 있는 망루 밖에 있는 우리 아저씨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함께 있었던 분들이 분명히 우리 아저씨는 살아있을 것 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저씨는 새까맣케 탄 시신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시신을 확인했을 때 그 시신의 참혹함에 모두 기절을 할 정도였지만 더 깜짝 놀란 것은 이미 시신의 부검이 끝났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정부는 우리 아저씨를 경찰특공대를 투입해서 죽게하고는 우리 가족들한테 연락한번 없이 부검을 하여 시신을 훼손했습니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왜 그렇게 서둘러서 부검을 해야했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습니다. 자기들 마음대로 부검한 것에 대해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이 나라의 국민도 아닙니까? 우리 아저씨들의 시신은 아직도 차가운 냉동고안에 있습니다. 유족 동의 없는 부검에 대해 사과하고 유가족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으면 마음아프지만 우리 아저씨들의 시신을 인도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경찰이 떳떳하다면 왜 설명하지 못합니까?

 

이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검찰의 행태도 우리 유가족들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이 참혹한 일이 일어난 것이 너무나도 분명한데 왜 우리 철거민들만 구속시키고 전철연을 수사합니까? 누가 불이 나게 만들었는지는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아닙니까? 왜 검찰과 한나라당만 아니라고 합니까? 검찰이 경찰과 한나라당 눈치 보는 것 아닙니까? 다 짜고 하는 것 아닙니까? 검찰 조사에 참여하신 변호사님들은 검찰에서도 확실하게 밝혀낸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왜 돌아가신 분들을 두 번 죽이고 그분들의 죽음을 욕되게 합니까. 우리 유가족들도 더 이상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검찰의 편파적인 수사에 항의 할 것입니다. 국민을 죽게 만들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대한민국,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실체입니까? 너무나 원통하고 분합니다.  

 

그동안 참 많은 분들이 조문을 와주시고 많은 언론에서 관심도 가져주셨습니다. 여기 계신 국회의원님들 중에서도 오신 분들이 계셨고 평소 TV에서나 보던 유명한 분들도 와 주셨습니다. 오늘 이렇게 야당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추모대회를 준비해 주시고 많은 분들이 와 주신 것은 너무나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철거민들이 용역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당하고 정신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것은 하루이틀일이 아닙니다. 경찰에 고발하고 관청에 호소해 봤지만 모두 법을 들먹이며 용역편만 들었습니다. 우리가 수십년 먹고자고, 장사하던 곳에서 보상금 한푼 못 받고 쫓겨날 때도 우리의 절박한 처지를 이해해 준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지금 야당 의원님들이 여당 의원이실 때 과연 우리 철거민들을 위해 무엇을 하셨나 생각해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왜 꼭 이런 일이 생기고 나서야 그 대책을 세운다고 하고 법을 만든다고 호들갑을 떠십니까? 일이 생기기 전에 조금만 우리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셨다면 우리가 오늘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언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철거민들이 당한 일들은 보도하지 않으시고 철거민들이 폭력적이라고만 말씀하십니까? 우리가 재개발 지역에서 몇 년동안 사람취급도 못 받고 무시당하고 두들겨 맞을 때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힘으로 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힘없는 철거민들끼리 모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살기위해서 모인 것이 죄라면 우리 유가족들도 다 잡아가십시오. 우리도 다 전철연회원입니다. 돈없고 집없는 것이 죄라서 나가라면 길거리로 쫓겨 다니며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겠습니다. 우리도 다 잡아가세요.

 

이 자리에 계신 분들께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우리 철거민들 너무 힘들고 외로웠습니다. 그 날도 그렇게 외롭게 싸우다가 다섯명이나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우리 이 일의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들이 처벌받을 때 까지 함께 해주세요. 경찰, 검찰, 정부 모두가 우리 철거민들 편이 아닙니다. 우리 편을 들어주실 분들은 오직 국민 여러분들 뿐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은혜 앞으로 우리 현구, 상필이랑 열심히 살면서 꼭 갚겠습니다. 우리 유가족들 다 한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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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유가족 호소문

저는 고 이상림님 딸 이현선이라고 합니다.

 

토요일 오후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참사가 발생한 20일부터 설연휴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을 들고 우리 아버지들을 추모해 주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캄캄했던 우리 유가족들은 여러분들이 들어주신 촛불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 참혹한 일이 우리 유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시는 일이기에 우리 유가족들은 외롭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요즘 장례는 3일장을 치루는데 저희들은 벌써 열흘이 넘었습니다. 열흘이 넘게 영안실을 지키고 있는 일이 막상 해보니 보통 큰일이 아니더라구요. 유가족들 모두 잠도 부족하고 먹는 것도 제대로 못 먹지만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는 조문과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어머님들과 함께 고인들의 자녀들도 나와 있습니다. 저희들은 모두 집회란 곳에 나와 보는 것이 오늘이 처음입니다. 우리 아버지들이 돌아가시지 않으셨다면 아마 평생 집회에 나오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집회나 시위에서 제가 이렇게 마이크를 잡고 많은 분들 앞에서 발언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해 봤습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는 용산 4지구에서 3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해 오신 평범한 한 아버지셨습니다. 재개발을 하면서 4지구니, 5지구니 자기들 마음대로 구역을 나누었지, 제가 어렸을 때에는 4지구니 하는 말은 있지도 않았습니다. 부모님들은 식당 일을 하시면서 우리 3남매를 키우셨습니다. 한자리에서만 30년 동안 장사를 하셨으니 저희 부모님들도 참 대단한 분들입니다. 아버지께서 일흔을 넘기시며 식당을 호프집으로 리모델링하고 우리 3남내의 막내부부가 호프집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2년전입니다. 막내동생이 바로 용산 4지구 철대위원장으로 어제 구속된 이충연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장사는 막내 부부에게 맡기셨지만 그 호프집을 얼마나 아끼셨는지 모릅니다. 30년 동안 아버지 손길이 묻었던 곳이니 오죽하셨겠어요. 매일 새벽가게 주변을 청소하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셨습니다. 밤늦게까지 장사하느라 제대로 치우지도 못하고 집에 들어간 막내 부부를 대신해서 쓰레기통을 비우고 테이블을 손수 닦으시고 나서야 아침식사를 하셨던 분이십니다.

 

재개발을 한다며 가게를 비우라고 통지를 받기 전까지, 용역회사 직원들이 가게를 빨리 비우라며 가게 앞에 쓰레기를 한가득 부어놓기 전까지, 용산구청에서 “생떼거리”를 쓴다며 아버지를 문전박대 하기 전까지, 우리 아버지는 누구보다 자상하시고 따뜻한 아버지셨습니다. 우리 가족은 비록 가난했지만, 집한칸 마련하지 못한 사글세 신세였지만,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이었습니다. 누가 우리 아버지를 거리로 내몰고 죽음으로 내 몬 것입니까?

 

여기있는 저희들이 아버지들을 이 참혹한 일로 잃고나서야 이렇게 처음 집회에 나온 것처럼, 아버지도 집에서 쫓겨나고, 30년동안 장사하던 터전에서 내쫓기게되시고야 처음 집회에 나가셨을 것입니다. 살기 위해서, 용역들의 폭력을 피해  옥상망루에 올라가셨던 것입니다. “운동권”은 바로 이 사회와 부자들이 만드는 것 같습니다. 용산에 재개발이 시작되기전에는 너무나도 평범하게 살아왔던 저희 아버지, 어머니, 막내동생 부부가 재개발이 시작되고 운동권이 되는었으니까요. 아버지는 수천도의 화염 속에서 돌아가시고, 무릎 뼈가 다 으스러진 우리 막내가 목발을 집고 감옥에 갇히게 될 줄을 누가 상상했겠습니까.

 

요즘 저희 유가족들은 아예 TV나 신문을 보고 나면 두통약을 한알씩 먹어야 할 지경입니다. 어제도 이명박 대통령이 나온 프로그램을 보고 우리 유가족들은 분통이 터져서 잠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용산 참사 이야기가 나오자 이명박 대통령은 “법치주의”를 들먹이며 동문서답을 하시더군요. 말이 좋아 법이지요. 도대체 누구에게 어떤 법을 지키라는 말을 하는 겁니까?

 

 

30년동안 장사하던 곳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사람들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게 하는 법, 서민들 쫓아내고 비싼 아파트 지어서 수백억, 수천억을 벌어들이는 재벌 기업들을 위한 법, 용역 깡패들이 주민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력을 퍼붓고 가게 담벼락에 시뻘건 페인트로 목매달린 시체를 그려놓아도 내버려 두는 법, 우리 아버지들의 시신을 우리 유가족들이 한번 보기도전에 아무런 동의도 없이 부검을 한답시고 난도질 하고도, 검사가 법대로 한일이니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다고 하는 법, 국민 다섯명을 죽이고도 정부에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법, 그런 법도 법이라고 지키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인테넷에는 참 별의 별 말들이 다 올라와 있더군요. 하지만 우리 아버지들은 그냥 여러분들과 똑같은 서민들이셨습니다. 많이 배우시거나 특별한 능력을 가지신 분들도 아닙니다. 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것이 부당하니 부당하다고 말하고 살기위해 싸우신 것 밖에는 없습니다. 혼자 싸우기 힘에 벅차니 똑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함께 싸운 것 밖에는 없습니다.

 

이번 참사는 재개발이 주범입니다. 재개발을 부추기는 정부와 재개발로 돈 버는 일에만 열안이 되어 있는 재벌 기업들이 주범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하수인 노릇을 충실히 해온 경찰과 용역들이 주범입니다. 여러분들게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주범들은 가만히 두고 검찰은 우리 철거민들만 구속시켰습니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돌아가신 분들에게 돌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진실이 밝혀지고 우리 아버지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우리끼리는 할 수 없지만 여러분들의 힘이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들도 여러분들이 함께 있어주시는 한 지치지 않고 겁내지 않고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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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희생자 유가족 호소문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 호소문

 

설날 연휴가 시작되는데 이렇게 많이 추모회에 모여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건이 일어나고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유가족들은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다 아는 너무나 참혹한 사건으로 한순간에 남편을 잃고나니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머릿속이 새카맣게 다 타버렸습니다. 우리 아저씨들이 과연 어떻게 돌아가시게 되었는지, 왜 우리 유가족들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시신을 훼손하고 부검을 했어야만 했는지를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 또한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죽어야만 하는 것이 이 나라 입니까? 자기 집 없고 건물 없는 사람은 나가라면 엄동설한에도 집에서 쫓겨나고 수십년동안 장사한 가게도 고스란히 내어 놓고 조용히 물러나야 하는 것이 이 나라입니까? 어떤 사람이 좋아서 농성을 하고 좋아서 옥상에 올라가겠습니까? 우리는 큰 욕심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저 세끼 밥 먹고 자식들 공부시키는 생계를 위해 먹고 살게만 해달라는 것 밖에 우리는 바라는 것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왜 세상은 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더 힘들고 가혹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다섯 가족 모두 하루 아침에 가장을 잃었습니다. 어린 자식들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벌써부터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일의 진상을 밝히는 일입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 우리가 왜 이렇게 죽어갔는지 온 세상이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언제 우리가 쫓겨났다고 신문에서 써준 적이 있습니까? 언제 우리가 통곡한다고 텔레비전에 비춰 준 적이 있습니까? 우리가 살게만 해달라고 호소할 때 기자님들이,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오늘 같은 일이 없었을 겁니다. 우리 아저씨가 돌아가시고 나니까 국회의원, 정치인들도 찾아오고 합니다. 우리가 어려울 때 우리가 필요할 때 우리를 한번만 돌아봐 주었으면 우리 아저씨는 안 죽어도 되었을 겁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하루종일 우리 유가족들은 시신이 어디있는지 알 수도 없었고 시신을 볼 수도 없었습니다. 왜 내가 내 남편 시신을 보겠다는데 경찰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왜 우리를 경찰이 방패를 들고 막아섭니까? 싸우고 싸워서 간신히 시신을 확인한 우리 유가족들의 원통하고 분한 마음을 짐작도 못하실 겁니다. 새까맣게 불에 그을린 시신은 이미 부검이 되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뭐가 그리 무서워서 뭐가 그렇게 찔리는 게 많아서 몇시간만에 그렇게 서둘러 부검을 해야했을까요? 어떤 기자분이 그러시더군요. 법적으로는 가족동의 없이 해도 아무문제가 없다고요. 무슨 법이 그렇습니까? 무슨 놈의 법이 그렇게 야박합니까? 그 시신이 우리 철거민들 시신이 아니라 돈 많고 높은 사람 시신이었어도 그럴 수 있었을까요? 아닐겁니다. 절대 아닐겁니다. 우리는 집주인한테 무시당하고 정부한테 버림받았습니다. 우리도 장사하면서 세금내고 장사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도 아니란 말입니까?

 

너무 억울하고 너무 답답하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우리 아저씨, 아니 우리 철거민들 죽음의 진실을 꼭 밝혀낼 겁니다. 진실을 밝혀내고 우리 아저씨의 명예를 회복할 때까지 우리는 절대로 죽지도 못할 겁니다. 국민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힘을 보태주세요. 가난한 우리들 힘으로는 못합니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기자님들 제발 양심 좀 찾으세요. 왜 불쌍한 우리를 두 번 죽이십니까? 특히 조중동 기자님들 제발 그러지 마세요. 경찰 특공대는 우리 아저씨를 죽였지만 여러분들은 우리 유가족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은 경찰이고 정부 사람이고 누구한테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부탁드리겠습니다. 돈 많은 사람들만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드시지 마세요. 돈 없고 빽 없는 우리 철거민들 같은 사람들도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주세요. 다시는 우리처럼 불행한 사람들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국민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제발 우리들의 이 절박한 심정을 알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정부는 사과해라, 책임자를 구속해라, 우리 아저씨를 살려내라 목소리 높여 외치고도 싶지만 오랜만에 명절에 고향가시는 분들 편히 가시라고 소리 지르지는 않겠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뿐입니다. 여러분들 다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월 23일 서울역에서 열린 추모대회에서 고 이성수씨의 미망인 권명숙씨께서 낭독하신 호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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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내려라

 

전쟁같은 주말이 지나고 한주가 시작되었다.

시민혁명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들의 뜻을 위해 굽히지 않는 신념을 보며

누구도 생각못한 이 놀라운 저항을 보며

민주주의를 본다....

 

80년 5월을 영상으로만 기억하는 내게....

87년 6월 항쟁을 중학생의 시선으로만 기억하는 내게...

2008년 5월에서 6월로 가는 길목은

여전히 세상을 바꾸는 힘은 사람에 있고 

아직도 통하는 것은 진심밖에 없다는

진리아닌 진리를 가슴에 새겼다....

 

비야 밤새 내려라....

시민을 향해 발사한 소화기 분말을 씻어다오.

사람을 죽이려고 쏘아댄 물대포의 흔적을 치워다오.

나를 뒤덮고 있던

그 어줍지 않는 오만과 편견을 닦아다오....

 

명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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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는 안된다.

 

주홍글씨는 안 된다.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김덕진


얼마 전 정부는 아동 성범죄자의 사진과 주소 등의 신상정보를 10년간 인터넷상에서 열람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혜진이, 예슬이의 참혹한 죽음에 이어, 동영상으로 온 국민에게 공개된 일산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아동 성추행 사건처럼 용서받기 힘든 범죄들이 연이어 일어나자 정부가 내 놓은 대책이다. 어린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고 집에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하루 종일 불안에 떠는 부모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과연 우리 아이들이 안전할 수 있을까?


참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가 법이 정한 벌을 받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범죄자에 대한 신상공개라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성범죄자가 재범할 확률이 50% 이기 때문에 신상공개를 통해 재범을 예방해야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재범을 저지르지 않을 50%의 사람들의 신상을 공개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인터넷상에서 검색이 가능하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얼굴과 이름을 다 외울 수도 없고 업데이트가 될 때마다 책자를 만들어 가지고 다니며 동네 사람들과 일일이 대조해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미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이 제도 때문에 성범죄가 줄었다는 연구결과나 기사를 본 기억이 없다. 실효성 없는 미봉책을 떠들썩하게 발표해서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방법을 찾지 못하고 졸속으로 수사하며 일이 커질까 축소 ․ 은폐해 온 정부의 책임을 가려볼 심산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만일 신상공개가 실효를 거두었을 때는 더 큰 문제를 불러올 것이다.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에서 공개된 신상정보가 어떻게 얼마나 악용될지는 짐작도 못하겠다. 아무런 죄를 짓지 않은 그 또는 그녀의 가족들 이마에 새겨질 “아동성폭행범의 가족” 이라는 주홍글씨는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조선시대에는 아버지가 대역죄를 지으면 자식들은 노비가 되어야했고 60~70년대 고문과 조작으로 간첩누명을 쓴 이들의 가족은 “빨갱이의 가족”이란 이유로  함께 끌려가 매를 맞고 옥살이를 했다. 이제 아동 성범죄자를 가족으로 둔 죄로 동네에서 쫓겨나고 학교도 그만두어야 할 판이다. 


범죄의 1차적 책임은 분명 범죄를 저지른 개인에게 있지만 그 범죄가 발생하게 된 데에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이 반드시 존재한다. “내 아이”말고 다른 아이들의 안전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사회, 성추행으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도 다시 국회의원에 당선 되는 나라,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처벌을 없애 달라” 대통령에게 청하는 기업의 총수들,  회식 후 3차쯤에는 끼리끼리 모여 자연스레 성매매업소를 찾아가는 웃기지도 않는 문화, 과연 우리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을까?


아동 성범죄자들의 신상공개는 위험하고, 무책임하고, 비겁하다. 사회의 책임을 범죄를 저지를 개인에게 모두 돌리고 그에게 낙인을 찍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국민을 현혹하는 정부와 일부 언론은 처벌 강화와 신상공개 운운하기 이전에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를 찾아내야할 것이다. “미국 소고기” 안전하다고 우기고 있을 때만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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