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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낙태처벌은 명백한 위헌이다! 임신과 출산에 관한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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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낙태 처벌은 명백한 위헌이다.

임신과 출산에 관한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라.

 

오늘 헌법재판소는 지난 해 10월, 6주된 태아를 낙태시킨 혐의로 기소된 조산사의 헌법소원에 대한 공개변론을 연다. 이번 공개변론은 의사 등 전문가가 여성의 청탁이나 승낙을 받아 낙태를 도왔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형법 270조 1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임신과 출산에 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논의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오늘 진행될 공개변론에 주목하며, 헌법재판소가 아래와 같은 우리의 요구를 숙고하여 여성의 건강권과 재생산권,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수 있는 현명한 판결을 내릴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여성의 몸은 국가의 통제대상이 아니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몸을 통해 진행되는 과정이며 여성의 일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여성 고유의 경험이다. 또한 한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다는 것은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성장까지의 긴 과정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선택은 다른 누군가가 대신할 수 없는, 여성의 중요한 권리로써 보장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금까지 임신과 출산을 여성의 권리가 아니라 인구정책의 측면에서만 다루어왔다. 그리고 그 결과, 대한민국은 법적으로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강력하게 낙태를 금지하고 있으나 낙태율은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나라가 되었다. 이와 같은 모순된 현상은 성관계와 피임, 가족관계 전반에서 남성의 권위와 결정권이 우선시되고, 임신과 출산이 경력단절, 해고로 직결되며, 양육비와 교육비에 대한 부담 또한 커져가는 상황에서 출산과 양육에 대한 책임이 여성에게 거의 전적으로 전가되어 온 현실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방기된 채, 대한민국 여성들의 몸은 국가주도의 강력한 가족계획 정책이나 저출산 대책을 명분으로 필요에 따라 끊임없이 통제되어 왔다. 국가가 여성의 몸을 정책의 도구로,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 제10조는 여성들에게 무의미한 조항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낙태 처벌은 여성의 기본권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지난 해 한국프로라이프의사회가 낙태 시술을 한 병원과 의사들을 고발하면서 여성들은 치솟은 병원비와 낙태 시술 거부로 원정낙태, 불법시술을 감행해야 할 정도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 심지어 이와 같은 상황을 이용해 낙태 시술 병원을 알려주겠다며 임신한 여성을 유인해 성폭행하거나 상대방 여성을 협박하여 폭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법적, 사회적 통제가 여성들에게 어떠한 현실적 위험을 초래하게 될 수 있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낙태 처벌로 인해 여성들은 때로 원치 않는 관계를 유지하거나 그 결과로 인한 고통을 전적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으며, 사회적 낙인과 공포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건강까지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또한 낙태에 대한 처벌과 통제는 임신한 여성에 대한 통제의 문제로 한정되지 않는다.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머물게 하고 낙인과 공포를 통해 여성의 행위규범을 규제함으로써 여성 일반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성적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성적 불평등과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이 여전히 심각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낙태 처벌은 자기 몸에 대한 결정을 범죄로 규정하고, 그 책임을 전적으로 여성에게 지움으로써 여성의 권리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낙태 처벌은 여성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낙태 처벌이 강화될수록 낙태로 인한 여성의 건강권 침해 또한 높아진다는 사실은 이미 수많은 통계자료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세계적으로 매년 7만 여명의 여성들이 안전하지 못한 낙태 시술로 사망하고 있으며, 500만 명의 여성이 합병증으로 인해 의료 서비스를 찾고 있다. 심지어 300만 명은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합병증에 시달려야 한다. 낙태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낙태가 음성화 될수록 여성들은 임신의 유지여부와 관련하여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건강 문제 등에 대해 누구와도 상의를 하기가 어려워지며, 의사들 또한 여성의 건강권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수 없게 된다. 저소득층과 청소년의 경우 비용이 높아지고 의료적 접근성이 낮아질수록 더욱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와 같은 상황에서 불법시술로 인한 피해와 낙인이나 편견으로 인한 사회적 폭력 등은 다시 온전히 여성이 감당해야할 몫이 되고 만다. 이와 같은 상황들을 고려하여 OECD 30개국 중 23개국이 여성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낙태를 합법화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대다수가 공공 의료체계를 통해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올해 진행된 제49차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역시 한국 정부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낙태와 관련된 법, 특히 형법을 검토할 것을 고려하고, 안전하지 않은 낙태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관리를 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여성에 대한 통제를 중단하고 여성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여야 한다.

 

낙태를 처벌한다는 것은 결국 법에서 규정한 최소한의 경우 외에는 임신한 모든 여성들에게 출산을 강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현행법이 여성을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개인의 몸을 국가가 통제함으로써 헌법에 보장된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명백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여성은 성관계, 임신, 임신중지, 출산 등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짐으로써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자신의 몸을 국가나 사회적 통제, 타인의 부당한 압력이나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권리가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여성의 의사에 근거한 낙태 시술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형법 270조 1항을 명백한 위헌 조항으로 판결해야 마땅하다. 우리는 헌법재판소가 이번 판결이 여성의 권리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진지한 책임감을 가지고 판결에 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여성에 대한 처벌과 통제 대신 임신과 출산, 여성의 신체와 사회적 관계에 관한 권리가 온전히 보장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올바른 판결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

 

 

2011년 11월 10일

임신출산결정권을 위한 네트워크

다함께,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성소수자위원회,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붉은몫소리,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전국여성연대, 전국학생행진,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신당 여성위원회/성정치위원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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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11월 가나다토론회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노동자 투쟁을 통해 본 적과 보라의 쟁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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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즘센터가 주최하는 11월 가나다 토론회에서는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노동자 투쟁을 통해 본 적과 보라의 쟁점들"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장을 엽니다.

이날 이야기 손님으로 권수정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노동자 대리인) 님과  
박이은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여성위원장) 님
을 모십니다. 

11월 11일(금) 저녁 7시, 사람냄새 나는 사당4동 마을, NGA 사무실에서 만나겠습니다. 누구나 환영합니다.

본이야기 뒤에 바로 이어 음주를 동반한 뒷풀이버전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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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cupy, 서울을 점령하다!

 

 
세계 전역에서 들불처럼 벌어지고 있는 Occupy,
 
금융자본의 심장부인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행동은 
영국,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호주, 홍콩 등 전 세계 80여개국으로 번져나갔습니다.
'돈이 돈을 먹는' 금융자본의 탐욕에 분노한 사람들이 광장에 텐트촌을 형성하고, 경찰의 폭력에 저항하며, 은행 앞을 점거하는 등 각 지에서 적극적인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사안을 가지고 각 '지역'에서 '지구적'으로 움직이는 말 그대로 '지구-지역'운동을 펼쳐내고 있는 것입니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에서는 이 운동의 흐름을 지지하면서, Occupy 행동에 동참하려 합니다. 
 
지난 10월 22일 Occupy 서울, 2차 공동행동이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렸습니다. 금융자본에 대한 규탄과 더불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FTA를 규탄하며 99%가 1%를 먹여 살리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광장에 모였습니다.
 
시청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각기 현장에서 겪는 문제들을 호소하며 사회체제를 규탄하였습니다.
 
집회가 열리기 바로 이전 3시부터, 전국비정규직노동자대회가 진행되었는데 집회 참가자들은 Occupy 행동에도 동참하여, 1%가 되기 위해 밟고 올라서려는 자들이 있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며, 99%가 함께 움직여 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언론소비자주권연대에서는 불매도 곧 운동이라며, 보수언론 조중동에 대한 불매를 호소하였습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의 이경옥 사무처장은 파견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투쟁의 시발점이기도 했던 이랜드 투쟁의 이야기를 전하며, 노동자들도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다며 즉각 FTA는 철회되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한국대학생연합에서는 반값 등록금 투쟁으로 지난 여름이 너무 고되고 힘들었다며, 살인적인 교육비로 학생들이 생활전선에 내몰리는 것처럼 많은 민중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공동의 문제를 가지고 함께 싸우는 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주노조 위원장 미쉘은 현재 문제는 1%를 대변하는 대통령, 정부, 경제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 사회체제 자체가 문제라며, 이주노동자 LGBT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싸우자고 역설했습니다. 
 
스페인, 브라질, 미국, 폴란드 등 각 국에서 온 활동가와 시민들이 국제적인 연대와 지지를 모아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전 세계가 1%의 지배 하에 놓여 있다며 이에 맞서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고 매우 반갑다고 전했습니다. 지금은 작은 촛불이지만 곧 거대한 들불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Occupy 한국행동을 지지했습니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이번 행동이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들을 담아 냈던 것에 비해 이전의 촛불집회처럼 돌발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기에는 부족한 듯 보였습니다. 틀에 박힌 집회판 보다, 말 그래도 이 사회의 99% 모두가 참여하여 자기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자리, 즐겁고 신명나게 소통하며 투쟁하는 장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 잔에 1000달러에 육박하는 마티니나 즐기며 파티를 열고 있는 1%가 있습니다. 
 
상상하기조차 힘든 사치와 호화로운 생활, 이들만을 위해 99%가 끝없이 일해야 하는 구조, 
이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금융)자본의 힘과 이에 기생하는 여러 사회/구조적인 억압들, 
 
99%의 행동은 
더 이상 이 억압들 속에 갇혀 허덕이며 살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천적 선언입니다. 
1%가 갖지 못한 다른 힘과 상상력으로 99%는 계속 모이고 또 모일 것입니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도 이에 함께 합니다! 많은 관심과 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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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NGA 글로컬 액티비즘센터 포럼주간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일시: 2011년 10월 14일 (금) ~ 15일 (토) / 오후 1시 30분 - 7시

장소: 충무로 영상센터 오!재미동 극장

참가: 경제와 노동 공방, 미디어팀, 섹슈얼리티공작소,
        페미니즘기초이론 세미나팀, 철학공방, 글로컬스터디즈팀

내용: - 경제와 노동공방: [역할극] “숨겨진 노동, 우리들의 도플갱어”
        - 미디어팀: [영화상영] “꿈의 공장 - 여전히 진행 중인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이야기"
        - 섹슈얼리티공작소: [논문] “한국사회성담론 분석 I: 1961-1990년 동아일보기사를 중심으로”
        - 철학공방: [논문] “새로운 액티비즘 철학의 사례로서의 <트랜스포지션>”
        - 페미니즘 기초이론 세미나팀: “페미니즘 보드게임: 여신들의 유희(가제)” 개발 및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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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자 원직복직을 위한 후원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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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멕시코, 중국 Glocal Point 2차 설립위원회 진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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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는 지구화의 일방향성을 바꿀 지구지역 포인트(Glocal Point)들이 공동주체가 되는 지구지역적 운동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북반구, 서구 중심성을 바꿀 주체로서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의 활동 단체들을 우선적으로 연결하는 운동을 조직하고 있으며 그 결과 멕시코, 중국, 남아공 등에서 GP가 조직되었습니다.

 

남아공에서는 국제노동정보정책연구 단체인 ILRIG, 멕시코는 가사노동자 권리를 위한 단체인 CATDA와 여성 건강권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인 SIPAM, 중국에서는 섹슈얼리티 활동단체인 분색공간(Pink Space)을 주축으로 해외 GP가 설립되었습니다. 그리하여 2009년 각 국 GP들이 모여 1차 설립위원회를 열면서 전지구적 가부장체제에 대항할 대항지구화 사상으로서 페미니즘 운동을 펼치자는 선언을 하였습니다. 이후 2차 설립위원회가 바로 지난 2011년 9월, 한국 NGA/SF에서 열렸습니다.

 

2차 설립위원회 회의 1일차, 각 GP들이 자신을 소개하고 그간 해오던 활동과 이 활동을 통해 공통으로 공유할 수 있는 지점들을 찾는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2일차에서는 한국GP에서 페미니즘학교 진행사항과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 GP에서는 한국 GP의 페미니즘 학교 운영과정에 관심이 많았으며 열띤 질문과 토론을 벌였습니다. 3일차에서는 GP설립위원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본격적인 의견들을 나누었으며 GP설립위원회의 역할, 각 GP간 소통방식, 향후 사업계획들을 논의하였습니다.

 

- 각 GP의 네트워크 방식에서는

자치 활동을 기본으로 하면서 다방향 소통을 진행하는 네트워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각 국 GP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여 인터넷 화상회의, 홈페이지 등으로 상시적인 소통을 하기로 했으며 멕시코 GP가 인터넷을 통한 화상 회의 방식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가급적 공동주체의식을 가지고 공동의 의제를 발굴해가면서 향후 NGA가 안정화될 때까지 연 1회씩 설립위원회를 개최하여 각 GP 활동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 GP 설립위원회의 역할

역할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있었으며 주되게 환경, 여성주의, 경제 세 가지 영역과 만나는 공통영역을 NGA가 담당하고 페미니즘 학교에서는 페미니즘과 다양한 운동이 결합한 것을 바탕으로 이론적, 방법론적 틀을 생산하는 활동들을 수행하여 각 GP는 이러한 NGA의 방향 속에서 사업을 실행, 기획하고 센터와 학교, GP 네트워크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기로 하였습니다.

 

- 향후 GP설립위원회의 사업계획들에 대해

아울러 해외 GP를 확대하기로 하여 한국 GP가 아시아 지역을, 멕시코 GP가 남미지역을, 남아공 GP가 북아프리카 지역을 조사, 향후 회의에서 GP 확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중앙아시아, 중동, 말레이시아, 인도 등의 GP 확대 가능성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GP 또한 공동의 활동을 채택하고 공유하는 NGA본부를 설치하여, 재정적 기반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글로컬 펀드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향후 적녹보라 패러다임, 지구지역액티비즘의 의제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갈 예정입니다.

 

9월 5일 중국, 멕시코, 남아공 활동가들과의 대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조금 다른 상상”에서는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GP 2차 설립위원회 일정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활동을 한국 활동가들에게 소개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아공 GP는 인종 차별이 구조화된 사회 속에서 다층적인 억압을 받고 있는 흑인여성노동자들이 어떤 노동 환경에 처해져 있는지를 생생하게 설명하였습니다. 높은 실업률이나 물 사유화 정책 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여성들은 이중 삼중의 억압을 겪고 있었는데 한국이나 멕시코 등지와 마찬가지로 남아공 내 가사노동자들의 상황 역시 열악한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노동법을 무시하는 문제들이 태반이어서 가사노동자 노동조합 조직화 등에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멕시코 GP는 에이즈 감염인들이 급증하여 목숨을 잃고 있는 현실을 조명하고 있으며 이주자 단체들을 조직해 에이즈와 관련한 설문조사와 이에 대한 정책 수립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전 세계로 진출해 있는 가사노동자들과 관련해 여성의 가사노동과 관련한 국제 컨퍼런스를 열기도 했으며 2010년 내내 이 작업이 이뤄져 이후 ILO 가사노동자 권리 협약 비준에 큰 보탬이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중국GP에서는 트랜스젠더, 에이즈감염인, 남성 동성애자와 결혼한 여성, 여성장애인 등의 삶을 조명하면서 억압받는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주제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사진이나 영화라는 매체로 여성들의 일상을 보여주며 현 사회에서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성애 중심적인 억압이 얼마나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 GP들에서는 다양한 의제와 방법들로 활동들을 펼쳐나가고 있었습니다. NGA/SF는 차이를 인정하는 속에서 또 다른 공통점을 찾아가면서 지구/지역적인 현안들을 발굴하고 또 대응하는 움직임들을 벌이려 합니다.

 

글로컬액티비즘의 의제에 맞게 각 GP 활동들을 지구지역적인 연계 속에서 만들어나가는, 즉 전 지구적으로 가속화되는 신자유주의와 가부장적 억압에 맞서 공동의 의제와 활동들을 펼쳐나갈 기반을 만드는 것, 구체적으로는 NGA의 안정화와 소통체계를 구축해나가는 것 등이 향후 GP 활동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겨졌습니다.

 

 

http://glocalactivism.org/nga/now.html?action=view&wid=1598&boardcode=korea_gp&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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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솔/까/말] [11] 낙태 할 권리, 안 할 권리 사이에서 이주 여성들은... (레티마이투)

낙태, '솔/까/말' 프로젝트*** 낙태를 범죄화 하려는 움직임들에 반대하며, 낙태는 여성의 삶과 건강에 관한 문제라는 것을 솔직히 까놓고 말해보기 위한 릴레이 글쓰기 액숀~ 연대 필진 환영! 무한 링크, 스크랩, 펌, 배포 권장! 

문의: glocal.activism@gmail.com | http://www.glocalactivism.org





낙태 할 권리, 안 할 권리 사이에서 이주여성들은... 


 

레티마이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 임신 혹은 불임이나 임신 하고 싶어도 아직 안 생긴 이주여성들의 마음

나는 한국에서 아줌마라고 불린지 6년째인 결혼이주여성이다. 내가 ‘아줌마’라는 말은 최초로 들은 것은 남편한테서였다. 나는 그렇게 ‘아줌마’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6년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아줌마’란 말에 익숙하지 않다. 듣기 불편하고 불쾌한 말이다. 왜 결혼하면 다 아줌마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내게 아줌마는 차별적인 용어다. 베트남에서는 결혼 했든 안 했든 나이와 성별에 따라 이모, 고모, 아저씨, 언니, 누나 등으로 부른다. 한 번 어떤 연대모임 자리에서 한 사회복지사와 베트남 친구가 함께 왔었다. 식사 자리에서 그 한국 복지사가 ‘어머니’라고 하면서 나를 불렀다. 아니 결혼하면 다 ‘어머니’가 되어야 하나? 당황스러웠고, 어디를 봐서 나를 ‘어머니’라는 거야? 요즘 사회복지관에서 이주여성들을 다 ‘어머니’라고 부르나 보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저는 아직 아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자 그 사람과 식사 자리에서 왠지 불편하고 그랬다. 

‘임신-임산부’라는 말을 먼저 배우는 이주여성들

국제 결혼한 가정들이 대부분 아이가 한 두 명, 많으면 3-4 명이 있다. 남편, 아내 어느 한쪽에 ‘문제’가 있지 않으면 대부분 이주여성들은 한국에 오자마자 임신하고 아이를 낳는다.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상관없이, ‘임신해야 할’ 당사자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의논한 적도 없이 빨리 애 낳기를 원하는 가정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결혼이주여성들은 대부분 20~25살에 결혼을 한다. 대학을 다니지 않고 좋은 직업을 가지지 않는 여성들은 그 나이가 지나면 결혼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결혼한 이주여성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면서 한국말을 배우고 익숙해지기 전에 ‘엄마, 임산부’라는 말을 배우게 된다.

불임의 고통과 주변의 시선들

남들이 다 임신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언제 아이 낳을 거야, 빨리 해야지?’ 친구와 주변사람들, 시부모, 시누이들이 눈을 크게 떠서 지켜보고 묻는다. 안 그래도 서운하고 임신 못 한다는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꼭 그렇게 찔러야 하나? 관심이 지나친 사람들은 ‘고장 난거 아니냐?’ 라는 악담 섞인 농담을 하기도 한다. 여자로서 임신하고 아이 낳는 것을 나도 원한다. 그런데 그것이 언제인지, 어떤 때에 하는지는 여성의 권리이다.


■ 낙태할 권리 vs 안 할 권리

한국에서는 임산부의 건강에 위험하지 않으면 원하지 않아도 아이를 낳아야 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한국 여성들 중에 결혼 안 하거나 결혼해도 아이를 안 낳으려는 여성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출산의 해결책으로 이주여성들이 유입되게 되었다. 이주 여성들도 한국에 오고 싶어 하고 남성들은 결혼해서 새 가정을 꾸리고 싶고 나라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제결혼 정책을 펼쳐 국제결혼을 쉽게 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임신과 출산 문제 때문에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가족, 특히 여성들이 많다.

피임하고 낙태할 권리 

한국 생활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임신, 원하지 않은 임신 때문에 고민하는 이주여성들을 본다. ‘또, 임신을 했네’ 어떻하면 좋을까 남편에게 얘기할까, 말까. 남편에게 말하면 아마 낳으라고 할 것이지만 현재 우리 상황이 좋지 않아서 한 명 더 낳으면 빠듯한 현재 생활이 더욱더 힘들어진다. 마음으로는 아이가 안 생겼으면 하는데 피임을 하지 않아, 피임을 할 줄 몰라, 피임을 하고 싶어도 남편, 시댁에서 반대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또, 임신 했네’가 축복이 아니라 고민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주 여성들은 세 가지 선택할 길이 있다.

첫째, 원하지 않아도 여건이 되지 않아도 아이를 낳는 것이다. 둘째, 남편과 시댁한테 얘기하고 그들의 결정에 따라 이주여성의 ‘배’를 가를지 말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셋째, 얘기하면 애를 낳으라고 할 것이 빤하기 때문에 그냥 ‘입을 닫고’ 혼자서 해결하는 길이 있다. 인터넷 검색을 당연히 안 나오니 입소문을 믿을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는 그런 ‘불법’ 낙태 병원을 모르기도 하고, 남편이 알까 봐 오랜만에 집에 다녀오겠다고 남편을 속여 친정으로 가서 낙태하기도 한다. 가슴 아프겠지만, 그리고 남편이 알면 ‘난리’ 치겠지만, 아이한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아직 사람형태가 되지 않은 그것을 잘라낸다. 그러다가 남편이 어떻게 알고서는 “이혼하자, 더 이상 너와 살고 싶지 않다,” “앞으로 같이 살기야 하겠지만, 우리에게는 부부의 정은 없다,” “아이들을 위해 살 것인데 앞으로 나한테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며 화를 낸다. 아내의 입장을 들어보려 하지 않고 화만 낸다. 

그렇다고 전에 잘 대해주었을까? 그런 남편들은 거울도 안 보고 자기가 잘 해왔다는 듯이 가슴을 앞으로 내민다. 아내한테, 아이한테 전혀 관심 없고 아이 양육을 전적으로 아내에게 맡기는 그런 사람들이 그런다. 물론 돈을 벌어서 가족을 유지하는 남편들도 힘들겠지만 그 의미를 과대포장하여 자기는 돈만 벌어오는 것으로 가족을 위해 최선 다 했다는 남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내한테 모든 집안일과 아이를 키우는 것을 원하면서 말로는 가족 위해서 산다고 하면서도 아내를 자신의 친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남편들, 아이 양육에 전혀 관심이 없으면서 외국인 아내한테 모든 것을 떠맡긴 남편들이 많다. 그런 남편들이 피임할 생각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면 성관계를 하니 당연히 아내가 임신 될 것인데 ‘임신했으니 애를 낳아야지 왜 지워, 너랑 못 살겠다’라는 말이 참 잔혹하다. 여성들도 피임할 권리, 낙태할 권리가 있는데 자기 몸을 자기 마음대로 결정 못 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이다.

임신할 권리

그런 반면에 남편이 재혼이고, 이미 아이가 있는 국제결혼 가정인 경우 아이를 갖고 싶지 않고 배우자만 원하는 남편들이 있다. 남성은 결혼하고 아이도 있고 나이도 먹었으니 아이 낳기 싫을 수 있다. 나는 이해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이 나이가 어려, 평균으로 보면, 남편과 아내의 나이 차이가 12세 정도이다. 결혼하면 아이를 당연히 낳아야 하고 낳고 싶은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단지 어느 시기에 낳을까가 다른 것이다. 초혼인 여성들 대부분이 아이를 가지고 싶고, 남편이 나이가 많아서 아내보다 일찍 사망할 텐데, 아이라도 있어야 삶의 재미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주여성들이 많다. 나도 지금은 아이를 낳을까 말까 결정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홀로 한국에서 지내야 하는 두려움 때문에 남편의 나이를 고려해서 올해나 내년에는 아이를 가질 계획이다. 그렇게 임신하고 싶어서 남편의 반대도 불구하고 일부러 아이를 가지려는 여성들이 있다. 아이가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내가 임신 했다는 얘기를 듣고 어차피 임신했으니 낳아야지.. 하는 남편들도 있지만 무조건 아이를 지워야 한다는 남편들도 있다. 자기가 나이가 많고, 자식도 있는데 뭐하러 생고생을 더 하는지, 그런 나이에 어린 자식 있으면 사회에 웃음거리가 된다, 창피하다는 등의 이유를 대거나 아예 이유를 말해주지 않고 무조건 아이가 싫다며 억지로 아내를 병원에 끌고 가 아이를 지워달라는 남편들이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아내를 한국에 초청해놓고 몇일도 안 돼 자기와 맞지 않아 이혼하고 본국으로 돌려보내야지 하는 '변덕쟁이'들도 있다. 그러다 임신 초기인 아내한테 산부인과에 가서 아이를 지우고 비행기 표 사줄 테니 돌아가라며 아무 보상 없이, 아내의 생각도 들으려 하지 않고 백 만원을 주고 쫓아낸 남편도 있었다. 사람을 마음대로 데려오고 마음이 변했다고 돌려보내고 ‘후환’을 없애기 위해, 자기의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강제로 낙태를 요구한다. 상황에 따라 고려해야 하지만 두 사람이 소중하게 의논하고 어쩔 수 없이 낙태해야 할 때만 낙태하는 것인데 자기 마음대로 ‘남’의 배속에 있는 생명을 지우라 말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주여성이든 한국 여성이든 다 똑같이 여성이다. 인간 세상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절반씩이지만 임신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은 여성들뿐이다. 즉 새 생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은 여성들이다. 이런 의미에서 임신과 출산은 하늘에서 주는 여성들만의 소중하고 고귀한 임무와 행복이지만 반대로 고통과 지옥 같은 경험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에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아이를 가지고 낳을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임신, 낙태, 출산에 대한 선택을 할 때 남성과 여성이, 남편과 아내가 소중히 생각하고 결정해야 두 사람 모두에게, 태어날 아이에게 불행한 인생을 주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당신도 하고픈 말 있잖아요~ 여자들의 목소리로 솔직히 말하기 시작한다면, 낙태를 둘러싼 지금의 혼란을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시도한 꿍꿍이였습니다. 어쩌면 생뚱맞을지도 모를 우리의 말걸기가 과연 화답을 불러낼 수 있을까, 머뭇거리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공감하고 또 함께 말하고 싶은 분들은 메일로 글을 보내주세요. 일기나 낙서면 어때요. 그림이나 사진, 영상, 음악 등 다양한 말하기를 환영합니다. 우리들의 말하기가 낙태에 대한 처벌과 낙인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함. 께. 말. 해.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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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가나다토론회 "녹과 보라가 만나 만드는 이야기"

7월 가나다 토론회

 

"녹과 보라가 만나 만드는 이야기"   

 

이야기 손님: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허성우 (성공회대 실천여성학)

 

일시: 2011년 7월 15일(금) 저녁 7시

장소: NGA 페미니즘학교 강의실

 

모두 환영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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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녹보라, 우리 지금 만나] 자연의 언어와 농민의 삶이 공존하는 생태를 위해

 

[적녹보라, 우리 지금 만나] 자연의 언어와 농민의 삶이 공존하는 생태를 위해

네 번째 이야기: 생태환경운동의 속내이야기 2

 
이안지영
네 번째로 열린 NGA 가나다 토론회의 주제는 ‘생태/환경 운동 속내이야기’였다. 이제 3년차에 접어든 녹색연합의 김성만 활동가와 여성 농민으로 평생을 살아온 20년 차 활동가 임은주 전여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처음에는 두 활동가의 활동 시간 차이만큼이나 활동 공간이 멀게 느껴졌지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서로의 공간에 성큼 다가선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두 활동가는 서로 만난 적은 없었지만 같은 공간에 있었다. 김성만 활동가가 4대강 공사 반대를 위해 4개월간 지냈던 지역이 바로 임은주 활동가가 활동하며 살고 있는 삶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임은주 활동가는 당시 지역의 분위기상 여성 농민회에서 적극적으로 연대하지 못했다며 미안해했다. 그 때 얼굴을 맞대고 만났더라면 지금 상황과 조금은 달라져있을까? 지나가버린 시간이 문득 아쉬워진다. 

자전거를 타고 떠난 여행길의 끝에서 녹색 연합을 만나다

먼저 4대강 현장팀에서 현장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는 김성만 활동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성만 활동가는 어린 시절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어린 시절 김성만 활동가는 낙동강 주변에 살았다고 했다. 썰물이면 친구들과 게를 잡고 놀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하구둑이 생기면서 이제 그 곳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추억의 공간이 되었다고 했다. 그런 어린 시절 때문이었는지 김성만 활동가는 결국 대학교를 그만 두고 1년 2개월 간 훌쩍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중국 상하이에서 포르투갈까지 이어진 여정……. 여행에서 돌아와 녹색연합에 정착한 걸 보면 아마 그 여행이 한 사람의 삶을 많이 바꾸었나 보다. 

현재 김성만 활동가는 4대강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여주 신륵사에 머물면서공사 현장을 지켰다. 그 활동을 하면서 못내 아쉬웠던 점은 지금의 환경 단체 활동이 너무 언론 및 정부 정책 대응 중심이라는 것이었다. 그런 활동들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것이 전부여서는 안되는데, 김성만 활동가는 현재의 환경단체 활동의 대부분이 언론이나 정부 정책 대응에 치중되고 있다고 보았다. 실제 사람들을 바꾸어내기 위한 활동은 그에 비하면 너무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김성만 활동가의 이런 문제의식은 얼마 전 열린 4대강 반대 인간띠잇기 행사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행사 홍보를 많이 했는데도 녹색연합 회원은 두 명 정도밖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녹색연합과 회원 수가 비슷한 한 단체에서 200명의 회원이 참여한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적은 수였다. 사실 녹색연합에서는 연말마다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고 한다. 여전히 회원참여에 많은 비중을 둘 수 없는 현실이 늘 문제다. 

그렇지만 김성만 활동가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을 바꾸어내는 일이라고 말한다. 곧 강원도에서만 40개 골프장이 생긴다고 하는데 골프장 반대 활동을 위해 녹색연합에서 활동가를 현장에 파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골프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바꾸는 것은 아닐까? “시민들을 바꾸는 운동이 있었더라면”이라고 말하는 김성만 활동가의 얼굴에 아쉬움이 남아 보였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녹색연합에서는 서울 성곽 순례길 기획을 했었다고 했다. 서울 성곽을 둘러둘러 걷는 여행. 산 정상으로 향하는 여행이 아닌, 중심만을 향해 가는 여행이 아닌, 둘레를 걷는 여행. 그런 여행을 통해 사람들에게서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천천히 걸으면서 말이다. 김성만 활동가는 이젠 자전거만큼이나 걷기의 매력에 빠져있다고 했다. 결국 운동은 사람을 바꾸어나가는 것이라 믿으며, 김성만 활동가는 “사람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자연의 언어를 잃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끝으로 이야기를 마쳤다. 

그 어느 때보다 흉흉한 2011년, 빨리 지나갔으면

20년차 활동가, 역시 흘러간 시간은 저력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 부담감을 토로하며, 긴장감을 호소했던 임은주 활동가는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그 자리에 있는 사람 모두를 마력으로 빨아들였다. 농민들에게 청천벽력 같았던 2010년, 그리고 2011년. 구제역으로 농민들은 많은 타격을 받았다. “어느 농가가 매몰 작업을 했다더라”, “포크레인 작업을 했다더라” 등등 흉흉한 소문들로 농가는 공포 분위기였다. 2차 백신을 맞추고 나서 안심인가 했더니 또 조류 독감이 터졌다. 작년과 올해 너무 모진 꼴을 많이 보았다고 말하는 임은주 활동가 얼굴에 순간 근심이 맺혔다. “올해 무사히, 탈없이 날 수 있으면 좋겠다.”

임은주 활동가가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전여농은 올해로 22주년을 맞이했다. 여성 농민들, 그 누구보다도 농촌에서 구슬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임에도 늘 기록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경찰 저지선을 통과하는 투쟁의 선두에는 늘 여성 농민들이 있었다. 남성 농민들이 이리저리 타협해도, 절대 타협하지 않는 것이 여성 농민들이었다. 임은주 활동가는 그런 여성 농민으로, 그런 여성 농민을 위해 살아왔다고 했다. 처음 시작은 농활이었다. 그리고 88년 고추 투쟁 때 당시 학생이었던 임은주 활동가는 결국 교사의 꿈을 버리고, 그 투쟁에 합류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2002년부터 여성 농업인 센터를 시작하면서 여성 농민들이 쉬고, 문화 활동도 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미기도 했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여성 농민 교육, 문화 활동, 상담 활동, 어린이집, 공부방 등등의 활동을 했다. 물론 한 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투쟁에도 적극 가담했다. 이게 무너지면 줄줄이 무너질 거라는 생각에 돼지를 몰고 국회로 달려갔다. 속사포처럼 몰려오는 개혁 개방 흐름 속에서도 농촌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매달렸다. 

여성농민회가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것! 식.량.주.권. 아자!

임은주 활동가는 몬산토 같은 다국적 기업이 종자를 장악하고, 토종 씨앗의 씨를 말리고 있는 현실에서, 전여농은 식량 주권을 중요한 의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여농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전세계적 농민 조직인 비아 깜파시나가 최근 선언한 닐레니(Nyeleni) 선언을 소개했다. 짧게 소개하자면, “먹거리는 인권이다”, “농지는 농사짓는 사람들이 소유해야 한다”(그런데 현재 한국 기업들이 탄자니아에서 토지를 영구 임대해 원주민을 쫓아내는 일들을 하고 있단다), “지속가능한 농사를 위해 토종 종자를 보존해야 한다”, “먹거리 무역을 재편해야 한다”, “굶주림의 세계화를 막기 위해 초국적 자본들을 통제해야 한다”, “먹거리는 사회적 평화를 위해 쓰여야 한다” 등이다. 2011년에도 전여농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농민 생존권 보장, 토종 씨앗 지키기, 소비자와 농민 네트워크 만들기 등등의 활동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랜 시간 여성 농민으로 살아오면서 임은주 활동가는 여성 농민들이 그 동안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여성 농민들은 그 동안 해온 역할에 비해 발언권이 많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말이다. 여전히 여성 농민들의 갈 길이 멀어보였다. 이뿐 아니라 여성 농민들이 현실적으로 많이 고민하는 문제는 한국 사회 전체의 사회 문제와 많이 맞닿아 있었다. 점점 농가가 경제적으로 생존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자녀들의 기본 학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은 농민들을 무력감 속에 빠져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점점 함께 농사를 짓는 사람은 줄고, 과거 선배 농민들은 나이 들어가고 점점 농민들의 현실은 어려워만 간다. 그래도 임은주 활동가는 전여농 정책위원으로서 최근 새롭게 농촌으로 들어오고 있는 이주 여성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여성 농민을 포괄할 정책들을 고민하고 있다. 임은주 활동가는 이처럼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한 걸음씩 무언가를 바꿔나가고 있다며 이야기를 마쳤다.

환경운동과 농민운동,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서로의 이야기를 마친 후, 환경운동과 농민운동이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임은주 활동가는 김성만 활동가가 지적한 것처럼 기존의 환경 운동이 대중과 같이 소통하는 운동 보다는 활동가 중심, 이슈 중심이라는 것에 동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농민들과 환경 단체 간 나름의 긴장이 있어왔다고 했다. 농민회에서는 환경 단체들이 자연을 생각한다면서 농민의 처지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개구리를 구하려고 농민을 죽인다”는 오해.


이에 김성만 활동가는 활동가들 내부에서도 도시에 살면서 녹색운동을 할 수 있느냐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며, 분명 농민 문제와 환경 문제는 만난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문제의식 속에서 녹색연합은 귀농운동본부와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으로 더 많이 내려가자는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 전남 녹색연합의 경우는 활동가들이 직접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김성만 활동가 역시 개인적으로 몇 년 뒤에는 농사를 짓고 살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임은주 활동가는 지역 농민들에게 환경 문제는 참 어렵지만 중요한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려면, 농기계, 승용차, 핸드폰 등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장비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전여농에서도 소농 중심의 지속가능한 농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화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짧은 토론으로 서로의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다 풀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늘의 이야기 나눔은 서로를 조금은 더 이해하는 시작점이 된 것은 분명했다.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하고, 자신이 아는 이들을 서로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6월 23일 저녁 6시에 열리는 “새로운 사회 변화의 씨앗 여성 농민 후원의 밤”(서울 여성프라자 국제회의장) 소식도 나눴다. (임은주 활동가가 여러 번 강조한) 식량 주권의 중요성을 함께 공유하며, 그렇게 오늘의 토론회를 마쳤다. 


* 다음 NGA 가나다 토론회는 ‘생태/환경 운동과 여성 운동의 속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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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가나다 토론회 <생태/환경 운동 속내 이야기>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액티비즘센터 <가나다 토론회>

6월 이야기: <생태/환경 운동 속내 이야기>

 

일시: 2011년 6월 10일(금) 저녁7시

장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한국GP 사무실

이야기손님: 김성만 (녹색연합 활동가) + 임은주 (전여농 정책위원장)

 

모두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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