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 거짓과 진실

2007/01/23 13:24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거짓말이란 나쁜 것이며,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워왔다. 또 그 가르침을 받고 자라면 후손에게 그 가르침을 전하며 언제나 진실할 것을 강요한다. 과연 인간은 언제나 진실을 말해야 할까? 거짓말에 대한 여러 입장들을 살펴보자.


먼저, 『원숭이는 왜 철학 교사가 될 수 없을까』의 저자 미셀 옹프레는 “진실을 말해서 좋을 때는 거의 없다. 왜 그런가. 가감 없는 날것 그대로의 진실이 폭력이 될 때가 있다. 선생이 학생한테 너는 못한다고, 절망적이라고 진실을 얘기한다면 일종의 폭력이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투명하게 드러내지 않으므로, 일상생활은 필요 없는 말을 하지 않는 일종의 거짓말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라며 거짓말에 대해 찬성의 의견을 밝혔다.


미셀 옹프레와는 다르게 거짓말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먼저,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진실하지 않은 것은 전부 죄다. 이것은 선과 악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거지를 만났는데 돈을 주지 않았다면 이것은 선한 행동인가, 악한 행동인가. 도와주지 않았으므로 선한 행동은 아니다. 그렇다고 악한 행동 역시 아닐 것이다. 선과 악 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모순이다. 제3의 선택, 즉 중립적인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선도 악도 아닌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기독교에서는 선과 악 둘로만 본다. 그래서 기독교에서는 ‘게으름’이 죄가 된다. 착한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 또한 죄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전부 나쁜 것이다.


교회와 마찬가지로 칸트 역시 거짓말에 대해 부정의 의사를 밝힌다.

“거짓말은 의도적으로 틀리게 하는 진술인데 그것은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있다. 거짓말이 행복을 의도하거나 단기적으로 행복한 결과를 보여줄지 몰라도 실제적으로 상대를 해치게 된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법인데, 그 법을 지키지 않는 상황을 자꾸 겪게 하면 법을 지키려는 신의나 신뢰를 떨어뜨려서 일종의 도덕의식 또는 법질서 전체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거짓말은 결과적으로 항상 나쁜 것이다.


거짓말에 대한 의견은 진실을 절대적이고 독립적인 가치로 놓을 수 있는지, 아니면 결과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되는지의 문제일 것이다. 일종의 의무의 관점에서 진실해야 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므로 무조건 진실해야 된다는 관점이 있을 수 있고 또, 결과주의의 관점에 서서 접근을 하는 것도 하나의 관점이다.


일상에서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 진실과 거짓의 문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정하 <철학기초입문:『거꾸로 읽는 철학』함께 읽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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