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스르르 감겨온다.

공항에서 하룻밤을 새는 것은 피곤한 일이지만, 덕분에 이곳 인도네시아에서 필요한 여러가지 정보, 언어 등을 배울 수 있었다.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생각지 못한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좀더 어렸을 때라면 무서워서 피했을지도 모르지만, 나이? 언어? 무엇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는지 한국에 있는 것보다 낯선 사람들이 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공항 주차장에서 행상 아주머니가 파는 밀크티와 빵, 그리고 담배 한 갑을 얻어 먹고, 그(공항에서 만난 아저씨)의 컬렉션을 위해 천원 짜리 한 장을 건네주다.

 

너무 졸려....

공항에서 수속밟은 시간을 제하면 거의 5시간 째, 한계에 다다른다....ㅠㅠ

Boedi, Dinol...

밤의 공항을 채우는 사람들.

그들의 친절이 인도네시아에 대한 편안함을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감비르행 버스는 언제나 오려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년의 여행 노트를 옮겨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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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1 23:13 2010/11/11 23:13

숲 속에서 길을 잃다

from diary 2010/11/11 15:44

숲에서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왔던 길로 돌아가고 있는지, 오른쪽으로 가고 있는데 왼쪽으로 가고 있는지.

삶에서 나침반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내가 온전히 몸담고 있는 공간이 나의 존재를 하찮게 여길 때,

그냥 너는 결정사항에 따라라 라고 얘기할 때,

그리고 그 결정사항에 문제제기 할 수 없을 때,

과연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물론 이 공간에 별로 큰 미련은 없다.

그저 여기서 해야할 일에 대한 일말의 아쉬움이 있고,

그것을 잘 해내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더이상 그것을 할 수 없게 한다면

더이상 있을 이유가 사라지는 것일까.

 

 

아직 안 그만 두고 있냐는 말에

매일 엎어치고 매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권위주의적인 공간에서 버틸 수 있을까 싶다고 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의 조직들이 그렇지 않느냐, 버텨라 였다.

뭐든 해내고 나오라 였다.

 

이 대답이 난 싫다.

그 질서를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될 것이다.

 

현명해 지고 싶다. 숲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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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1 15:44 2010/11/11 1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