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17일부터 2006년 1월 15일까지'에 해당되는 글 11건
- 베트남의 박물관 (2) 2007/01/24
- 베트남 여행3- 하노이 3일째 (1) 2006/02/21
요즘은 작년 겨울의 베트남 여행을 종종 떠올리곤 하는데,
역시나 여행기를 초반부까지밖에 쓰지못한 게 영 아쉽다.
벌써 너무 많이 잊혀져버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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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에서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박물관에 대한 것.
박물관이 많기도 하거니와 많이 가기도 했거니와 음....
호치민 박물관의 미술, 역사, 기록 등이 섞인 그런 약간 선동적인 분위기도 맘에 들었고
뭐 박물관 얘기를 하자면 이얘기 저얘기 시리즈가 되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박물관은
베트남 남쪽 국경마을 쩌우독에 있던 작은 박물관이다.
그러니까 작은 마을의 작지 않은 박물관이다.
밤늦게까지 '개방'되어 있는 그 박물관에서 아이들은 대포 위에 앉아 놀고 있었고,
박물관 안에는 죽어간 여러 사람들의 이름들이 엄청나게 적혀있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그러니까 난 무슨 얘길 하고싶은것이냐...
베트남은 역사를 무겁게 간직하고
우리에겐 너무 가볍다.
그러니까 베트남의 그 박물관 같은 것이 우리나라에 있다면 이런 식인 것이다.
대추리에 마을회관 만한 건물에다가 대추리 근현대사에 대한 모든 역사 전시물들이
가득 들어가 있는 것이다.
한국전쟁과... 아니 일제시대의 비행장 이야기와.. 쫓겨난 이야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좌익 소탕에 대한 이야기...
갯벌을 막아 농지를 만들던 것...
집을 짓던 것...
학교를 짓던 것...
그런 것들이 마을의 역사가 되어 박물관에 가득 채워지게 되었을텐데...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들에게 역사가 그런 무게로 현실 속에서 함께 숨쉴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추리 역사관은 좀.... 너무 예술적이다. 흠...
암튼 꼭 대추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지역엔가 나중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
지역역사관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잊어버리지 않게. 반복하지 않게.
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루트 : 꽌딴 사원 - 호치민 묘 - 호치민 박물관 - 미술박물관
호 아저씨가 관 속에 그대로 뉘인 채로 안치되어 있다는 호치민 묘를 어쨌거나 보지 않고
하노이 여행을 마칠 수 없었기에 평소와 달리 아침 일찍 서둘러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호치민 묘는 11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호치민 묘로 가는 길에 꽌딴 사원에 들렀다.
이런 것을 무어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일종의 종?
어쨌거나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것인듯...
여기에 쓰여있는 말이 운치가 있어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정작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안타까운 나의 기억력...이라기 보다는 적어두지 않은 게으름의 소치.
꽌딴 사원 내부에서 바라본 바깥 모습..
비가 오고 있었다. 하롱베이에서 돌아온 날부터 계속 비가 내려 비옷을 입고 다녔다.
타이뻬이에서 신고로부터 우산을 빌려왔었는데, 하룽베이에 가던 날 호텔에 일하는 사람에게 버려달라고 줘 버렸더니 그 다음날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우산을 들고타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비행기까지 무사히 타고 온 녀석들이었는데..
내내 들고다니다가 버리고 나면 필요해 지는 것은 그런 것만이 기억에 남기 때문이라지만,
어쨌거나 억울하다.
비가 조금 오고 말겠지 하고 제일 싼 싸구려 비닐 비옷을 사 입었는데,
이후 닌빈, 훼, 호이안, 나짱까지 주욱 비가 내린다......ㅠ.ㅠ
사원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고 나서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듯 보였던 언니,
뒷뜰에서 막 딴 듯 이파리까지 붙이고 있는 귤 비스무리한 과일을 주셨다. ^0^
꽌딴 사원을 나서서 도착한 호치민 묘지.
우리가 도착한 곳은 호치민 묘의 오른편이었는데, 그곳을 가로질러 가려다 공안에게 혼났다.
바딘 광장(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잔디밭이 바딘광장) 을 돌아서 입구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곳에서 다소 경직된 베트남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데, 정해진 입구가 아닌 길로는 갈 수가 없다는, 걸어다니는 여행자에게 너무 긴 발걸음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로질러 갈수 만 있다면 1-2분이면 갈 수 있을 것을... 돌고 돌고 돌고 돌아
검색대와 가방보관소까지 거쳐 30분이 넘게 걸려야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니...
빗속에서 우산을 들고, 혹은 비옷을 입고 호치민 묘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
호치민 묘 내에는 호 아저씨가 누워있다.
씁쓸함.. 그가 원치 않았을 시신보관이 한편 씁쓸하면서도
그는 죽어서도 체제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이중적 의미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
호치민 묘는 호치민 관저(생가였나?)와 호치민 박물관 3종 셋트로 관람이 가능하다.
호치민 묘를 나와서 호치민 관저로 들어가는 길로 가야했는데, 어찌나 다른 사람들과 늘
다른 루트로 다니는지 호치민 박물관으로 직행해버렸다. 다시 돌아서 호치민 관저로 들어가려는데 또 제재를 당했다. 왔던 길을 거슬러 갈 수 없는 이곳의 법칙이다.
이곳의 법칙 1. 정해진 길로 가라. 2. 왔던 길은 거슬러 갈 수 없다.
<호치민 박물관>
호치민 박물관은 베트남 여행중 기억에 남는 3대 박물관 중 하나.
베트남이 자랑으로 내세울 만한 것이 무엇이겠냐고 내게 묻는다면 그중 하나가
박물관이라고 답할 수 있을만큼 베트남의 박물관들은 인상적이었다.
하노이의 호치민 박물관은 베트남의 호치민 박물관 중 가장 좋은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내가 감탄했던 것은 호치민 박물관에 호치민 관련 전시물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
각종 예술품들이었다. 역사 자체로도 느낄 수 있는 것이 많겠지만,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예술품들이 그 느낌을 배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점심을 먹은 노천 식당.
늘 우리가 식사를 해결하곤 했던 곳은 이렇게 길에서 국수 등을 말아주는
노천식당이다. (먹고 싶다... 쌀국수......ㅠ.ㅠ)
미술박물관
베트남은 미술이 매우 발달한 곳임은...
거리마다 즐비한 갤러리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하노이 미술박물관도 꽤 인상적인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전쟁 동안의 작품들도 그렇지만,
오히려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옛날 옛적의 조소 작품들에서 보여지던
그들 특유의 해학성. 술잔을 부딪히는 모습,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아이를 지고 가는 어머니.. 이런 모습이 그 땅에 살아온 조상들이 즐겨 만들던
예술품의 소재이다.
오래 전부터 사실적인 인간 중심적 문화가 발달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런 작품들을 높이 사서 전시의 주가 된 것일까.
humanism, realism, wit.. 그런 단어를 떠올리게 되는 장소였다.
하노이 여행은 여기서 일단락.
다음 편은 <닌빈에서의 이틀>
닌빈에서는 하루만 머무를 생각이었지만,
버스 예약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 + 하루 더 머물고 싶었기 때문에 +
Khong co gi(No problem) 정신 등으로 이틀을 머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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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역사관...이젠 정말 해야할 것 같은 생각...납이랑 이야기한 적 있어요.
쩌우독에 가면 꼭 가봐야겠다.
대추리 박물관도, 있으면 좋겠다...만 언제 누구의 역량의 배치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