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세상과 사람을 향해 따뜻하고 소박한 가슴을 가지고 있는 사람.  

  관계에 있어서 머리 굴리는 소리가 안 나는 사람.

  이전에는 그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일종의 판타지임을 알면서도 그렇게 믿고 나면, 그런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훨씬 아름답게 느껴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니까, 그걸 확인하고 싶은 것 뿐이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구분은 참으로 애매모호하다. 많은 이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최선으로 살아가는 것 뿐인데.. 자신이 언제 나쁜 사람이 되는지 느끼지도 못한 채, 혹은 미미하게 느끼면서도 아주 사소한 선택들의 연장 후에 어느 새 나쁜 사람이 되어 있기가 쉽다. 어쩔 수 없는 일이 많아진다. 나쁘지 않은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되는 순간은 종이 한 장만큼 얇다. 삶은 그저 흐르고 시간이 흐르는 것과 같이 흐르니까 타협하기는 잘 드러나지 않으니까..

 

  마음이 정말 악할 리는 없을 이들에게 너 정말 나쁜 짓하는 거라고, 적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들에게 너는 우리의 적이라고 말하는 일은 참 어렵다. 많은 것을 느끼지 않으려 해야만 눈도 귀도 마음도 어느 정도는 닫아야만, 얼마 간의 독을 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언제나 쉽게 그럴 수가 없으면서도 누군가는 그래주기를 바래왔다. 나는 언제나 확신하지 못하는 인간이지만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어주기를 바란다. 나쁘지 않은 사람들에게 너희가 나쁘다고 말할 수 있어야만 나쁘지 않은 사람들도 나쁘지 않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다면 우스운 말일까...

 

  웃기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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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1 23:16 2008/12/1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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