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방어를 하지 않는(것처럼 보이는) 이에게 마음을 빼앗기곤 했다. 사람은 자기 방어를 하지 않을 때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정작 나는 나를 열어 보이려고 제일 애썼던 사람한테서도 당신은 자기방어가 심하단 소리를 들었다. 스스로가 자기 방어를 하는지 안 하는지, 그런 것까지 고민하며 살고 싶진 않았는데.


   글을 쓸 때는 편했던 것 같다. 오래 전 선배가 말했었다. 잘 쓰려고 해서 문제가 생기는 거 아닐까. 혹여 글을 잘 쓰고 싶어질 때면 그 말을 기억하고 마음을 비웠다. 글만이 아니라 뭐든 잘하려고 말고 속에서 나오는 대로 하는 게 항상 가장 나았다. 근데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도 잘 쓰려는 마음이 버려지지가 않는다. 잘 못 쓰면 아무 소용이 없어서 글을 잘 써야 되는데 내 속에 뭐가 있는지 엉키기만 한다. 무섭다. 다시는 좋은 글을 쓰지 못할 것 같고, 결국 아무 것도 되지 못할까봐,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딸이 되지 못할까봐, 다시는 사랑받지 못할 것 같아서 무섭다. 그렇지만 내가 학생들을 보면서 대체 저 때 걱정할 게 뭐 있나 싶은 것처럼 이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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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5 23:37 2011/05/2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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