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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반대를 왜 하는가. #1

1) 도하개발의제가 노리는 우리의 삶

√ 농업협정
·농산물 관세를 낮추고 국가의 보조금을 축소하여 시장지향적인 농산물 무역체제 수립
·토지와 식량에 대한 통제권을 초국적 농기업에 집중시켜 이들의 시장지배력 강화
·농민들에게는 소득 감소, 부채 급증, 토지에 대한 권리 박탈을 가져오며, 민중들의 식량에 대한 접근권을 박탈함
·유전자조작식품의 거래를 자유화하여 민중의 건강 위협

* 식량문제는 한국에서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음. 한국의 현재 식량 자급률은 20~30%수준이지만, 쌀의 자급률은 약 106% 수준. 즉,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은 10%미만. 쌀의 자급률은 생산량의 증가가 아닌 소비의 축소로 인한 자급률 상승임. 특히, 한국에서 소비되는 쌀은 자포니카 종으로서 한국, 일본, 중국의 동북지역 3성(흑룡강성, 연길성 등),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만 생산.
미국은 자국에서 소비하지 않는 쌀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임. -> 수출 외에는 소비방법이 없는 상태.

√ 서비스 협정
·교육, 의료, 물, 에너지, 통신, 종자, 유전 등 모든 서비스 분야에서의 무역장벽 제거
·민중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누구에게나 공급되어야 할 필수서비스 사유화, 개방
·공공서비스에 대한 민중의 접근권 박탈

* 한국에서는 현재 철도청의 철도공사화, KT 민영화 등 각종 공기업의 민영화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민중의 삶이나 안전보다는 자본의 이익에 치중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음. 대표적 사례로 KT의 대주주가 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영향으로 인해 공식소프트웨어가 '아래한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워드'로 변경될 정도로 주주의 이익에 복무하지만, 투자 부족으로 인한 시스템 다운으로 전화가 불통되는 등 오로지 자본의 이익에만 복무하고 있음.

√ 지적재산권협정
·역사적인 지적재산권 협정들을 망라, 초국적 자본에게 무한한 독점적 권리 부여
·미생물과 식품종에 대한 특허도 보장
·초국적 제약자본의 이윤을 우선시하여 값싼 약 공급 불가능하게 함
·농민들의 종자에 관한 권리, 원주민들의 전통 지식에 관한 권리 박탈

* 변형조류독감(사람간 감염) 발생 시나리오에 의하면, 한국내에서만 수 백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사망자의 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중세 유럽 인구의 절반을 죽음으로 몰아간 제2의 흑사병이라 불리우지만, 현재 스위스 로슈사의 치료약(타미플루)이 개발되어 있음. 하지만, 로슈사의 배타적 특허권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타미플루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음.
한국에서도 조류독감 발생에 대비하여 타미플루를 비축하고 있지만, 현재 약 60-70만명 분에 의한 비축. 한국내 조류독감 발생 시 절대적 품귀현상 발생 예정. 타미플루 판매할 경우 사재기를 우려한 정부가 판매를 통제하고 있는 상황.

√ 비농산물시장접근
·각 국의 산업정책 무력화, 탈산업화를 초래
·남반구의 취약한 산업구조가 세계적인 경쟁에 직접 노출되도록 해, 실업과 빈곤을 남반구로 이전

2) 도하개발의제(Doha Development Agenda)란?

지난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WTO 4차 각료회의를 통해 시작된 새로운 무역협상 라운드를 일컫는다. 이 협상은 새로운 무역 규범을 2007년부터 출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의제’라는 이름을 달고 ‘무역에 있어서 개도국들의 이익을 증대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들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허울 좋은 도구일 뿐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개도국 우대조치’에 관한 이행 계획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농산물 관세를 낮추고 농업에 대한 보조금을 철폐하는 한편, 필수 공공 서비스를 상품화 하여 개방하도록 유도하는 등 도하개발의제 협상이 성공리에 끝난다면 현재의 WTO보다 포괄하는 범위가 더 넓고 더 많은 자유화를 보장하는 무역 규범이 세워지게 되는 것이다.

√ GATT에서 도하개발의제까지

·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1947)
2차 세계대전 직후 각국의 통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그 위에서 무역의 자유화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세계 경제를 안정화하기 위한 목표가 되는 상황에서, IMF, IBRD와 함께 자유 무역을 추구하는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 세워졌다. 1947년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 이 협정은 관세율을 낮추고, 관세 이외의 모든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여, 궁극적으로는 완전한 자유무역을 완성하기 위해 체결되었다. 그러나 당시까지만 해도 무역자유화의 대상은 주로 ’공산품‘에 한정되었다.

·‘농업’과 ‘서비스’를 자유무역의 대상으로-WTO 출범(1995.1.1)
GATT의 8차 무역협상 라운드인 ‘우루과이라운드(1986~93)’의 성과를 바탕으로 95년 출범한 새로운 무역규범이다. 미국으로서는 이 협상을 통해, 자국의 초국적 곡물기업의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초국적 금융자본이 침투하여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는 것이 관건이었다. 미국의 이런 의도가 대폭 반영되어 WTO 협상에는 농업협상, 서비스협정, 지적재산권 협정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정작 미국은 철강, 자동차 등 이미 잠재력이 소진된 전통적인 산업분야에 대해 자국의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유지했다. 반덤핑법, 섬유·의류에 대한 수입할당제 등이 그것이다. 게다가 지적재산권 협정(TRIPs)을 통해 IT산업 등 첨단 산업의 핵심요소인 기술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더불어 WTO는 GATT와는 달리 ‘분쟁해결절차’와 ‘무역보복제도’를 두어 주변·반주변국으로 하여금 중심국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한다.

·‘시애틀 투쟁’과 3차 각료회의 무산(1999.11)
시애틀에서 열린 3차 각료회의는 우루과이라운드를 통해 설정된 의제-농업,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에 관한 개방의 폭과 수위를 확정하고, 투자자유화, 무역과 노동·환경 기준 연계등 새로운 의제를 추가하여 새로운 무역협상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농업협상을 둘러싼 농산물 수출국(미국, 호주 등)과 수입국(EU, 일본)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였고, 우루과이라운드를 통해 약속된 개도국 우대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에 대한 개도국들의 반발이 거세어서 합의가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았다.
3차 각료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전 세계의 이목을 끈 것은 새로운 무역협상 라운드의 출범에 반대하는 투쟁이 시애틀에서, 그리고 전 세계 곳곳에서 분출했다는 점이다. 신자유주의가 가져다 준 끔찍한 결과로 촉발된 전 세계 민중들의 분노는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으로 이어졌고, 결국 각료회의를 무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 도하개발의제 출범 - 4차 각료회의(2001.11)
도하개발의제를 탄생시킨 각료회의다. 미국으로서는 9.11 사건으로 무너진 미국중심의 세계 경제 질서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3차 각료회의의 실패를 딛고 새로운 무역협상을 출범시키는 것이 사활적인 과제였다. IMF, 세계은행, G8정상회의 등 주요 국제기구들의 회의가 있는 곳마다 벌어진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을 의식하여, 시위대의 접근이 힘든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4차 각료회의에서 미국은 중심국간의 이견을 최대한 좁히고 개도국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그 결과로, 미국은 새로운 무역협상의 범위와 방식에 대한 합의를 담은 선언문을 채택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회의의 결과로 제출된 선언문에는 농업협상의 3대 목표, 서비스협상의 방식이 담겨있으며, 환경이슈를 새롭게 추가한다는 것, ‘투자·무역원활화·정부조달투명성·경쟁’의 이른바 싱가포르 이슈 협상을 5차 각료회의 이후에 시작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그 밖에 아프리카 그룹의 제기로 ‘TRIPs 협정과 공중보건에 관한 특별선언문’이 채택되어, 지적재산권이 말라리아, AIDS, 결핵 등 전염병으로 신음하는 전세계의 민중들의 의약품 접근권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 ‘칸쿤 투쟁’과 5차 각료회의 (2003. 9)
‘각료회의 무산’이라는 사건이 4년 만에 재현되었다. “WTO가 농민을 죽인다”는 외침을 남기고 한국 농민 이경해 열사가 자결한 사건은 멕시코 칸쿤 5차 각료회의장 안팎을 뒤흔들었고, 결국 ‘도하개발의제 협상 골격 완성’을 목표로 한 각료회의가 아무런 성과 없이 무산된 것이다. 5차 각료회의에서 개도국과 최빈국들은 ‘G20(농산물수출개도국그룹)', '아프리카·카리브·태평양 인근국가 그룹(ACP)’, ‘최빈개도국그룹(LDCs)’ 아프리카연합(AU)등으로 의견 그룹을 형성하여 미국과 유럽연합이 주도하는 협상에 반기를 들었다. 농업협상에서 개도국들은 미국과 유럽연합의 높은 국내보조금/수출보조금이 오히려 ‘자유무역’을 해친다며, 보조금을 철폐하고 개도국 농산물의 수출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아프리카 면화수출 4개국 역시 미국의 면화 보조금이 자국의 소농을 말살한다며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개도국/최빈국 그룹은 초국적 투기자본의 권리를 무한정 늘이는 내용을 담은 ‘싱가포르’이슈에 대해서도 반대했고, 비농산물시장접근(NAMA) 협상이 남반구를 탈산업화로 이끌고 실업과 빈곤을 확대한다며 반대했다. 결국 5차 각료회의 무산으로 ‘개도국과 최빈국이 자유무역의 혜택을 누리도록 한다는’ ‘도하개발의제의 명분이 허구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 7월 기본골격 합의 (2004. 7)
칸쿤 각료회의가 무산되고 난 후 2004년 7월 말 제네바에서 열린 ‘일반이사회’에서 도하개발의제 협상 기본 골격이 타결되었다. 칸쿤 각료회의 무산 이후 미국은 미국의 일방주의에 불만을 표한 개도국들은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협상 결렬에 결정적 역할을 한 G20을 파괴하는 데 집중해왔다. 미국은 G20에 속한 중남미 여러 나라에 G21에서 탈퇴하면 부분적인 시장개방을 제공하겠다고 사탕발림하여 이들을 G21에서 이탈시켰다. 뿐만 아니라 이 그룹을 이끄는 브라질과 인도를 ‘이해당사자 5개국 그룹- 미국, 유럽연합, 호주, 브라질, 인도)’으로 끌어들여 기본골격 초안을 작성하는데 동참시킴으로서 G20의 단결을 파괴했다. 또한 G90(ACP+LDCs, AU) 회의에 로버트 죌릭 등을 파견해 싱가포르 이슈 중 ‘무역원활화’에 대해서만 협상을 개시한다는 안을 제시해 G90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미국은 이렇게 해서 ‘기본골격’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런 만큼 7월 기본골격에는 농업협상, 비농산물 시장접근, 서비스협정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의 입장만 노골적으로 반영되어있다. 앞으로 이루어질 협상은 이 7월 기본골격을 바탕으로 한다.

· APEC에서 도하개발의제 추진 결의(2005. 11)
2003년 칸쿤 5차 각료회의가 무산되고 이후 전세계 민중의 지속적인 투쟁으로 인해 도하개발의제가 거의 폐기될 위기에 처함. 특히, 5차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에 반기를 든 다양한 의견 그룹들의 반발로 인해 도하개발의제의 지속여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2005 부산 APEC에서 도하개발의제를 재추진 할 것을 천명. 2005 홍콩 각료회의에서 막강한 압력으로 작용할 예정.
APEC은 전세계 교역량의 45%를 차지하는 등 막강한 시장장악력을 토대로 도하개발의제를 추진할 것으로 보임.

(홍콩투쟁단 공식 자료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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