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과 광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정신병자군의 고민의 일단...

 

사실, 공권력과 민간의 정면충돌이라는 점만 빼놓고 보면 상당히 많이 달라보이기는 한다. 군대에 의한 직접충돌도 없었다 하고 (이부분은 보다 명확히 밝혀져야 한 부분이 있다.) 다행히 발포도 없었고 완벽하게 차단된 당시 언론상황에 비하면 생중계까지 되었었고, 더더군다나 지금의 이 정부는 세상에나 그 이름도 거룩한 "참여"정부 아니던가...

 

그러나 이것은 그야말로 "현상"일 뿐, 호박에 줄 몇개 그어놓고 수박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사견임을 전제로 하고 말한다면, 평택은 오히려 광주의 개정 증보판이다.

 

그 첫번째 근거는 바로 미국의 역할, 광주 당시의 미국은 공산주의의 확산믈 막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의 정세가 안정화되기를 바랬다. (즉 방어적 관점에서 당시의 군사정부를 지지했다.) 그러나 평택의 미국은 방어가 아닌 "공격"을 원하고 있고, 그것의 출발점이 평택이다. 방어에서 공격으로, 미국의 야심은 한층 크게 성장했다.

 

그 두번째 근거는 언론이다. 광주의 언론은 일사분란한 통제 하에 조직적인 왜곡을 가했고, 그것의 실체를 온 천하가 알게 될 때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 실체가 알려진 이후, 국민들은 분노했고 그 분노는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대통령을 법정에 세우게 했다.

 

그러나 평택의 경우, 실시간으로 알려지는 상황들 속에서도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는다. 무언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아무리 목이 쉬어라 떠들어대도 그런 소리들은 무슨 "윤똑똑이"들이 헛지랄 하는 소리로 치부하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 언론만으로 좁게 말하면 이미 독점기업화된 언론기업의 여론조작 기술이 상당수준에 올라와 있음을 의미하고 넓게 말하면 민중으로써 민중을 막는 "인간방패"기술이 완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내가 편하기 위해서는 남을 짓밟고 일어서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완연한 지금,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일 뿐이다. 행복의 총량은 정해져 있고, 절대다수의 행복을 독점하고 있는 저 "강건너" 사람들과의 싸움에는 흥미 없어진 일반 대중은, 보가 쉽게 차지할 수 있는 내 이웃의 행복을 빼아기 위해 서로 혈안이 되어 있다.

 

그 세번째 근거는 상황이다. 광주의 정부는 "우리도 다른 이를 밟고 일어설 수 있다"라는 이데올로기를 열심히 전파해 나갔으며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2년 사이에 세계적 스포츠행사를 동시에 치뤄낸다는 것이 과연 당시의 한국 국력으로 가능한 일이었을까?) 국민의 관심을 정치에서 돌리기 위해 스포츠, 영화, 성 산업을 적극 장려했다.

 

평택의 정부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TV를 통해 "국민이 신바람을 내면 경제가 살아나네 어쩌네" 하는 광고를 잔뜩 틀어대고 있고, 온 나라는 16강만으로도 충분히 기적적인 축구놀음에 빠져 있다. (인구 4천5백만의 국가에서 뽑은 선수들이 세계 8강, 4강이라고? 나로써는 도저치 믿기지 않는 일이다. 대표선수들의 노고는 정말 눈물겹겠지만, 자국 프로리그의 관객 수를 생각해본다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수치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 뭐 억지도 돌릴 것도 없이 이미 정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지 오래다.

 

나의 지금의 분석이 옳다면, 세번째 광주는 없을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평택에 대해서 더욱 목소리 높여서 비판하고, 반대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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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8 02:10 2006/05/08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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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zzyz님 블로그에서 정신병자님의 덧글에 대한 덧글을 쓰다가, 마침 님의 블로그에도 관련 포스팅이 있어 이리로 왔습니다. :$ 제가 보기에는 정부가 하기에 따라 앞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이 하나 남았습니다. 미국이 근래 들어 핵문제도 있고 달러위조문제도 있고 해서 북한에 대해 금융압박을 심하게 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금융압박을 완화해 주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런 이유로 안 어울리게 주한미군에 대한 호의를 표시하기 시작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이것이 제 현실고민의 정체이기도 합니다. 제 블로그에 그 고민에 관련한 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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