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5/10/21 09:13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이번 지리산 산행은 모름지기 총 천연 버라이어티 쇼였다. 저녁부터 밤, 새벽과 아침을 가로질러 가을을 표현하기 시작한 산의 울긋불긋함이 어찌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지...

 

겨울을 준비하는 계곡은 정말로 찬 물이 흐르고, 낙엽은 발에 밟히고, 햇빛이 부서지는 단풍은 정말 예뻤다. 지리산의 단풍이 이리 이쁜데 설악산이나 내장산은 오죽할까 싶었다.

 

대원사 계곡의 시리도록 찬 물에 발도 담그고 이를 닦고 세수를 하면서 깨달았다. 지리산이 정말로 소중한 나의 추억들과 기억들을 담고 있음을... 산을 오르고 내리면서 지리산이 맺어주었던 인연과 만남이 계속 생각났다.

 

많지 않은 지리산 산행의 경험속에서 참... 느낌과 감정을 가졌던 나를 확인했다. 그것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내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걸 안 지리산이 위로 삼아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거 같았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당기고 아플 정도로 산을 내려오면서 깨달았다. 내가 앓던 가을이 내 속에 언제나 있었음을... 다만 가을을 핑계삼아 표현하고 있었음을... 그리고 그 가을을 앓는 나의 자세와 마음가짐도 그 동안 많이 변해있었음을... 그렇게 내가 자라고 있었음을... 그리고 나를 찾아가고 있었음을...

 

앓던 가을을 기꺼이 지리산에게 나누어 주고 왔다. 지리산의 가을이 점점 더 깊어지는 만큼 내가 앓고 있는 가을도 둔해질거 같았다. 내 안에서 삐죽 삐죽 자라면서 아프게 하던 가을이 지리산의 가을 앞에서 겸허한(!) 자세를 가지고 날카로움을 버리게 되었다.

 

다시 마음 한켠이 이 가을의 지리산을 담았다.

 

#1. 해뜰무렵 햇빛의 붉은 빛으로 물들어 가는 가을의 주목

 



#2. 무슨 열매인지... 그 붉은 빛이 눈이 부셨다.

 

#3. 대원사 계곡... 어디선가 많이 본 그림인데... 달력이었나? ㅋㅋ


 

#4. 이제 막, 표현하기 시작한 가을...


 

#5. 지리산의 가을은 이렇게 오고 있었다.


 

#6. 색깔도 너무 이쁜 독버섯! 먹으면 무슨 문제가 생길라나 생각하다가 '야총 독버섯'으로 부르기로 했다. 먹으면 왠지 '야(간)총(학생회장)'처럼 될거 같아서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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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1 09:13 2005/10/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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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총 2005/10/21 2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 이름 붙여준대며???

  2. 해미 2005/10/22 1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총/ 알았수 흥분하기는... ㅋㅋ

  3. 머프 2005/10/25 2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들이 죽이네요~
    넘넘 생생해요. 글구, 부러워요..쩝~

  4. 해미 2005/10/26 2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머프/ 넘넘 좋지요? 사진으로 다시 봐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뿌듯하다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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