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6/06/28 00:24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밀라노는 세계 유명 컬렉션(긍까 패션쇼를 모아서 하는거지)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전세계 유행을 만들고 파는 본거지라고 할 수 있다. 거리의 상점들과 보세가게, 그리고 정말 많은 소위 명품샵까지 패션의 모든 것이 모여있는 곳이다. 길거리에서 그냥 만들어 파는 천가방 하나도 색깔이며 디자인이며 소재가 예사롭지가 않았다. 고대 로마 문화의 본거지이자 르네상스 문화의 발상지인 이탈리아에서의 이주일은 그렇게 최첨단의 문화적 상징인 밀라노에서 시작되었다.


#1. 스칼라 극장에서 오페라 보기


영화에 나오는 오페라 극장이다. 베르디나 푸치니의 오페라가 초연되었다는 그 곳에서 오페라를 봤다. 좋은 자리야 거의 20만원이 다 된다지만 우리가 본 자리는 약 만오천원 정도의 천장에 붙어 있는 자리였다. 천장에 붙어 있다 보니 서서 보기도 해야 하고 벽에 매달리기도 해야 하는 자리였다. 아파트처럼 층층이 지어진 오페라 극장도 장관이었지만 그래두 비교적 싼 가격에 무대의 멋진모습 전체는 아니더라도 오페라의 아리아와 훌륭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전날의 발표준비용 밤샘으로 보다가 졸기는 했지만 말이다. ㅠㅠ


음악도 물론 좋았지만 여기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여자들의 옷차림이었다. 어디 영화제 시상식에서나 볼 듯한 등과 가슴이 움푹파진 섹시하기 그지 없는 나풀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그 곳에 오는 그녀들... 도착하는데 보니 좋은 자가용이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고 멋지게 온다. 이태리는 아무도 큰 차를 몰지 않는다. 두 사람타면 그만인 작은 차들과 오토바이를 타고 명품가방을 들고 명품 옷을 입는다. 하늘 거리는 시폰 원피스를 입고 구찌 가방을 든 그녀들과 잘 빠진 양복과 칼라풀하게 빛나는 양복을 멀끔하게 차려입은 그들이 저녁 이탈리아의 도시를 오토바이를 타고 헬맷을 쓴체 달려가는 모습이 신기했다.

 

굳이 명품이 아니라 그리고 그런 이쁘고 비싼 원피스가 아니라 그냥 편하게 오토바이타고 올 수 있으면 더 멋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편해보이는 그녀들이 보기 좋았다.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우리나라에서 보다 훨씬 싸게 보게 된 오페라는 그 자체로도 좋았지만 (무슨말인지 영 못 알아 듣기는 했지만 음악과 연주는 훌륭했다.) 그렇게 싸게 볼 수 있다는 사실과 자유로은 이탈리아인들의 생활이 더 인상깊은 시간이었다. 물론 그 아래의 좋은 자리도 그렇게 싸게 볼 수 있다면 그리고 그렇게 좋은 옷이 아니라 싼 좌석의 우리처럼 그냥 평범한 일상 옷차림으로도 누구나 올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제일 싼 좌석이라는 것도 최소 5만원은 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까워지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내 자리에서 바라본 스칼라 극장... 꼭 영화에서 본듯한 곳이었다*

*스칼라 극장에서 바라 본 밀라노의 저녁 하늘*


#2. 성당을 500년이나 지었다구?


내가 한동안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일본 소설은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피렌체를 배경으로 두 도시를 오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소설과 영화의 영향인지 이탈리아에는 유난히 일본인 관광객이 많았다. (물론, 독일 월드컵 때문에 배낭여행객들이 전부 독일에서 아직 이탈리아로 내려오지 않아 한국인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여간에 그 소설로 꼭 한번 올라가보리라 떠나오기전부터 결심한 것이 밀라노 두오모와 피렌체의 두오모이다. 밀라노에서 발표준비로 3일간을 학회장-호텔하며 지내다가 오페라보러 가는 길에 보게된 두오모는 규모자체가 어마어마 했다. 하늘을 향해 수십개의 바늘을 세워놓은 듯한 첨탑의 꼭대기에는 각 성인들의 동상이 있었고 제일 높은 꼭대기에는 황금으로 만들어진 마리아 상이 서 있었다.


온통 번쩍거리는 최고급품질의 이태리 대리석으로 지어진 이 으리으리한 성당은 자그만치 건설하는데만 500년이 걸렸다고 한다. 거기에 소모된 대리석이며 안을 꾸민 어마어마한 스테인드 글라스와 그림들은 이탈리아 성당 화려함의 최정상이라 할만하다. (물론, 이후에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을 보기는 했지만 그거는 엄밀히 얘기하면 바티칸 시국에 속해있는 거니까... ㅋㅋ) 그 성당이 지어지고 꾸며지는 그 기나긴 시간동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빨리고 또는 피를 빨리는지도 모르고 성금을 내고 얼마나 많은 노예들이 그 현장에서 죽어갔을까? 그 휘황찬란한 대리석들은 도대체 어떻게 어디서 어떻게 모인 것일까? 벼락맞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로 하늘을 향해 뾰족이 솟아있는 첨탑들은 오히려 하늘을 노하게 하는 것 아닐까?

 

*하늘에서 떨어지다 찔리면 진짜 아플거 같은 성당이다*

*하여간에 하도 이런 장면이 많아서 갑자기 예수님, 하느님, 마리아 등등을 믿어야 할거 같았다.

종교가 싫고 돈 냄새가 너무 나기는 해도 하여간 이쁘긴 엄청 이쁘다*

*두오모에서 내려다본 밀라노 시내.

첨탑 꼭대기에 서 있는 조각들이 벼락을 맞지는 않을런지 걱정되었다*

*두오모 지붕 중간에 올라서 바라본 첨탑.

꼭대기에 달린 조각들은 전부 다른 방향을 향해 다른 모습으로 서 있었다*

 

#3. 미켈란젤로와의 만남이 시작되다.


르네상스 건축양식의 대표(그 대표가 이탈리아 전국에 어마어마하게 많다. 물론 바로크양식의 대표두 엄~청 많다.)라는 스포르체스코 성에서 미켈란젤로와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내가 발견하게 된 미술가는 바로 미켈란젤로였다. 잘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던 그의 조각(더군다나 난 조각은 정말 관심이 없었다.)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넓디넓은 귀족의 성은 미켈란젤로의 마지막 피에타를 보기 위해 찾아간 것이었다. 죽기 3일전까지 만들었다는 피에타는 거의 미켈란젤로의 것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특이한 작품이었다. 그렇게 나의 이탈리아 미술관 기행이 시작되었다.


*미켈란젤로의 조각이 있던 스포르체스코성. 르네상스 건축양식의 대표라나 어떻다나?*

 

*성에 있던 스테인드글라스. 그 궁전을 쓰던 귀족 가문의 문장이 아닐까 싶었다.

색깔이 정말 예뻤다*

*미켈란젤로가 죽기 3일전까지만들었다는 피에타. 만들다만것 같기도 하고

왠지 모딜리아니나 자코메티스런 느낌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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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8 00:24 2006/06/2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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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콩!!! 2006/07/07 1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오토바이도 명품인거야? 그런거야?

  2. 해미 2006/07/15 1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토바이는 상표를 영 모르니.. 저두 모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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