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림, 여행, 책... 일상의 문화적 향유가 어떤 이미지로 남았는지에 대한 기록'에 해당되는 글 176건

Posted on 2005/07/13 09:31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1.

 

도망치듯 한국을 빠져 나왔다. 출국하기 전날 밀린 일들의 일부는 밤을 세워하고 일부의 일은 컴퓨터에 고히 담아 비행기를 탔다.

 

처음 타보는 비행기도 아니건만 마음과 몸이 불편할데로 불편한 상태에서 오른 12시간의 비행은 지독한 소음과 자리의 비좁음, 그리고 느끼한 음식들로 인해 엉망이 돼었다.

 

주는데로 넙죽넙죽 잘 받아 먹고 (낸 비행기 값이 아까와 꾸역꾸역 주는 건 다 먹었다.) 맥주도 와인도 종류별로 청해 먹으면서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했다.

 

시끄러운 소음 때문인지 음식때문인지...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파왔다. 비행기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작년에 호주 갈 때와는 사뭇 다른 나의 상태에 스스로 당황했다.

 

 



떠나기 전날밤... 런던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두려움을 느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하에 자본의 전쟁을 일으킨 미국에 가는 것이다. 젠장... 지독히 입국하기 힘들거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같이 간 일행들과의 입국 심사. 몇 마디 영어로 횡설수설하고 나니 의외로 쉽게 보내준다. 짐도 수색 안하고 무사 통과... 운이 좋았다.

 

#3.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차를 빌려 교수님이 연수중이신 신시내티로 향했다. 산이 없다는 것과 고속도로가 평균 시속 120km라는 사실외에는 한국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는 동안 그 넓은 땅덩이 곳곳에 꼳혀 힘차게 휘날리는 성조기를 보았다. 정말 무작시리 크기도 크다.

 

도로 주변 10분간격으로 나타나는 성조기... 미국에 왔음을... 제국주의의 산실, 미국에 왔다는 사실이 갑자기 현실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역겹다.

 

#4,

 

도착한 교수님의 집... 1년차 말 활동을 하겠다며 사표를 보냈던 교수님의 댁이다. 교수님은 올 10월에 귀국하실 예정인데 살생부에 적힌 이름을 없애고자 서울-대구 거리를 운전해 도착했다. 미술관도 가고, 유명하다는 칠리도 먹고, 앤아버에 가져갈 음식들도 장만하고, 바비큐 파티도 했다. 교수님과 이어진 새벽까지의 대화... 그 동안 참 외로우셨다 보다 싶으면서도 왠지... 지겹다. 그리고 어색하다. ㅠㅠ

 

 

* 신시내티의 다운타운에 있는 분수대. 일욜 도심은 진짜로 썰렁했다. 주말에 이 동네 주민(?)들은 도대체 모하고 노는 걸까?

 

* 공립도서관 앞의 책 모양의 분수... 어디서나 쉽게 빌릴수 있고 어디서나 쉽게 반납할 수 있고, 책 읽기도 편안한 이들의 도서관은 정말... 부럽더라. 게다가 시원하기까지...


 

* 웨스틴 신시내티 호텔앞에서 영화에서나 보던 리무진을 봤다. 이 리무진의 기사 아저씨는 흑인이었다. 호텔 유리벽에도 크게 걸려있는 성조기... 우웩!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7/13 09:31 2005/07/13 09:31
TAG :

About

by 해미

Notice

Counter

· Total
: 429488
· Today
: 27
· Yesterday
: 319